“마음이 아파서 카메라를 들지 못했어요. 그 감정을 전할 수 없다는게 너무 아쉬워요”
밝은 얼굴로 함께 견학하던 세월호의 한 아빠는 어느 순간 굳은 표정으로 멍하니 한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시선이 멈춘 곳에는 견학온 학생들이 있었다. 아빠는 한참을 멍하니 서있었고, 기자단원은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지 못했다.
– 이 글은 4.16기자단 최창임 기자의 가족 활동 동행기의 일부입니다.
어렸을 적, 뜨거운 물에 팔을 데인 적이 있었다. 그 일은 엄마의 잘못도 아니었고, 내 잘못도 아닌 그냥 일순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러나 엄마는 평생을 두고 나에게 미안해 하셨다. 사실 당시에는 그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다. 아들을 잃고, 평생을 멍한 눈빛으로 살다가 돌아가신 나의 이모도 계셨다. 이모의 형제들도 세월이 지남에 따라 이모의 아픈 마음을 잊고 살았던 것 같다. 가끔 이모가 돌출행동을 할 때면 그 마음을 이해하려고는 했지만, 가슴 속 깊은 마음은 누구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경험을 겪고 살다가 나도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었다. 엄마가 되고 나니 당시에는 잘 이해하지 못했던 부모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미안함을 알아버린 인생이 나에게도 시작된 것이다. 행여 아이가 다치면 내 잘못이라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들고,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하는 후회가 들게 되었다. 지금 내 옆에서 숨쉬고 재잘거리는 아이를 보면서도 그럴진데 내 곁에 함께 있을 수 없는 아이를 생각하면 어떨지..
전태일 열사와 어머니 이소선 여사를 찾은 세월호 피해가족
'엄마는 강하다'
말로는 ‘안다’라고 하는 것들이, 정작 겪어보지 않으면 가늠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세월호 가족들의 그 아픔은 짐작조차 하기가 어렵다.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어 지원한 416기자단의 첫 활동으로 나는 세월호 피해가족들과 함께 국내연수 프로그램에 동행했다.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지 6년이 다 되어가는 동안 뉴스로만 소식을 접했는데, 이렇게 가족의 곁에 서보니 온몸이 얼어붙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잘 모르는 시간동안 이 분들이 보내온 시간이 얼마나 힘든 시간이었을지. 마주해보니 조금 느낄 수 있었다.
아픔을 가진 가족들이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
‘세상의 모든 엄마는 강하다’고 말한다. 이곳에서 만난 세월호의 엄마들이 정말로 그랬다. 6년이 다 되도록 여전히 진상규명 활동을 하고 계시고, 방송에서는 보지 못했던 고민하고, 공부하는 모습들을 봤다. 이곳만이 아니라 전국을 다니며 다니고 있다고 한다. 내가 잘 모르던 시간 동안 이렇게 살아오셨던 것이다.
떠난 아들의 길을 같이 걸었던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 그 동상을 껴안는 세월호의 어머니
세월호 피해가족들을 따라 함께 걸은 하루는 무척이나 마음이 아프고 힘들었다. 보기만 해도 힘은 이 일을 이렇게 오랫동안 해오시다니. ‘이제 좀 그만해라’는 누군가들의 시선 속에서도 이렇게나 해오고 계셨구나. 함께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태일 기념관도,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도, 세월호 피해가족도, 그리고 계속 벌어지는 또 다른 사건들의 피해자들도. 모양과 형태는 다르지만 이 아픔의 본질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함께 느끼는 사회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힘들다고 피해버리는게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고 해결을 해냈으면 좋겠다.
앞으로 살아갈 우리 아이들이 더 이상 아프지 않은 이 땅에서 자신의 꿈과 미래를 그릴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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