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동해 산불피해자를 지원하고 왔습니다.

지난 겨울, 동해안을 검게 할퀴고 지금은 사라진 산불이지만, 이분들의 마음은 여전히 까맣고 어둡기만 했습니다. 집과 재산이 전소되어 갈 곳이 사라지고, 성한 것 하나 못 건지고 겨우 몸만 빠져나온 강원도 동해 산불피해자들입니다.

강원도 동해의 어느 수련원에 모여 기약없는 생활을 하고 있는 피해자분들을 위로하고 지원하고자 세월호 엄마, 아빠들이 조심스럽게 팔을 걷어붙이고 노란 조끼를 입었습니다. 상처입은 몸과 마음에 혹시라도 누가 될까 싶어 가는 게 맞는지 잠시 고민도 들었지만, 그래도 그 아픔과 상처를 알 것 같기에 따뜻한 위로의 한마디와 밥한끼라도 전달하고자 안산에서 동해까지 한달음에 달려갔습니다.

10명의 세월호 엄마, 아빠들은 2주간 4개조로 나누어 2박 3일씩 피해자분들을 지원했습니다. 지난 2019년부터 4.16재단과 협력사업을 같이 해온 <더프라미스 국제재난심리지원단 이지스> 활동가 분들과 함께 손발을 맞추고 머리를 맞대면서 피해자분들을 위한 최선의 지원을 하고자 했습니다.

아침 7시부터 저녁 6시까지 도시락배달, 피해자 요구사항 파악, 물품전달, 병원이동, 시설물설치, 사랑방지원 등 쉴새 없이 진행된 일정이었지만, 그 누구보다도 힘든 마음을 조금이라도 위로하고 도움이 되고자 땀을 흘렸습니다.

코로나19의 상황도 고려해야 하기에, 이번 구호소는 수련원의 각 객실로 산불피해자가 분산되어 있었습니다. 그렇다보니 대부분 고령인 산불피해자들의 몸과 마음이 괜찮으신지, 무엇이 더 필요하신지 일일이 묻고 확인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더프라미스 국제재난심리지원단 이지스>에서는 함께 대화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랑방’을 만들어서 세월호 엄마 아빠들과 함께 운영했습니다. 아픈 몸을 어루만지며 마사지도 해드리고, 가슴 속 진솔한 이야기도 나누면서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도움이 되었습니다.

2주간의 산불피해자 지원을 마쳤지만 마음은 더 무거워짐을 느낍니다. 재난피해자의 심리와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구호소의 조건, 하루가 멀다하고 매일 바뀌는 담당공무원, 적재적소에 배포되지 못하고 창고에 쌓여만 가는 구호물품, 피해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보상제도 등 세월호참사가 발생한 지도 8년이 지났지만 바뀐 것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사회가 갈 길은 멀지만, 그럼에도 세월호 엄마 아빠들은 지치지 않고 나아가고자 합니다. 또 다른 재난피해자들이 더 아프고 힘들어지지 않도록, 세월호 엄마, 아빠들은 더욱 준비하고 다짐해서 다른 재난피해자들을 돕고자 합니다.

 

[후원계좌]

226401-04-346585

(국민,416재단) 

 

[후원문자]

#25404160

(한건당 3,300원)

 

[후원ARS]

060-700-0416

(한통화 4,160원)

 

 

 

https://416foundation.org/%ec%98%a8%eb%9d%bc%ec%9d%b8-%ea%b8%b0%ec%96%b5-%ea%b3%b5%ea%b0%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