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를 만나러 가는 길
진도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새벽 첫차를 타고 서울역으로 향했습니다. 시월 말, 새벽 공기는 차디찼지만, 팽목항으로 가는 이들의 얼굴은 밝기만 했습니다. 버스에 몸을 싣고 일상을 지나며 잊고 살진 않았는지 다시 한번 생각을 돌이켜 봅니다.
기억의 숲에서 너희를 되새긴다.
7시간을 달려 도착한 진도에서 처음으로 우리를 맞이해 준 건 ‘기억의 숲’이었습니다. 처음엔 무궁화 동산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가 ‘기억의 숲’으로 바뀐 곳이라고 합니다. 세월호참사희생자와 가족을 위해 조성된 공간으로 304그루의 나무가 심어져 있습니다. 아이들을 기억하고 잊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한 그루 한 그루 심어진 나무들인데 관할 지자체 관리 소흘로 많이 훼손돼 지켜보는 엄마, 아빠들의 마음은 너무나 아립니다.
엄마, 아빠가 들려주는 이야기
기억의 숲을 돌며 기억의 벽에 대한 설명과 이곳에 대한 소개를 엄마, 아빠들이 들려줬습니다. 순범 엄마, 시연 엄마, 우재 아빠가 함께 거닐며 잔잔하게 이야기를 나누듯 들려줬습니다. 기억의 벽은 조형물로 세월호참사 희생자 304명을 기억하고자 304개의 주름이 잡혀있습니다.
너무 보고싶다…
태풍이 몰아쳐 전에 걸려있던 명패들은 이미 훼손된지 오래라고 합니다. 이에 엄마, 아빠들이 손수 명패를 걸었다고 합니다. 그곳엔 아이들의 이름과 엄마, 아빠가 남긴 한마디가 새겨져 있습니다. 보고싶다 뒤에 붙은 수 많은 온점에 너무나 많은 감정이 표현된 것 같아 더 아리고 더 애잔한 말이 됐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모두를 기억하겠습니다.”입니다. 잊지 않고 기억해주는 것, 진실이 떠오를 때까지 세월호참사피해자들과 연대하는 것입니다.
기억합니다.
“나는 당시 생각이 다 난다. 잊을 수도 없고 뼈에 사무치는데 고위 공무원들은 왜 모르고 기억이 안 나나” 뼈있는 말로 눈가리고 귀 닫은 정부를 향해 일침을 날렸던 그 사람. 김관홍을 기억합니다. 민간 잠수사로 세월호참사 당시 너무나 많은 아이들의 손을 잡고 뭍으로 올라왔던 그를 우리는 기억합니다. 참사 이후 트라우마에 시달리다 결국 유명을 달리하신 김관홍 잠수사를 위한 동상 또한 기억의 숲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진도항에서 너희를 불러본다.
기억의 숲 이후 우리는 진도항에 도착했습니다. 너무나 많은 이들의 눈물을 머금은 그 자리, 팽목항. 그곳에 우뚝 서있는 기억관을 찾아 혹시나 내 기억이 바래지 않았나, 놓친 것은 없나 다시금 되짚어 봅니다.
이 노란리본처럼
무사히 돌아오라. 무사히 돌아만 와 달라. 6년 전 온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바랐던 그 소망이 노란 리본에 담겼습니다. 그 노란 리본은 여전히 팽목항 한켠에 걸려 바람에 나부끼고 있습니다. 우리의 소망은 여전히 이 자리에 걸려있는데 우리의 기억은 혹여나 흩날라가진 않았는지 다시금 생각해봅니다.
기억하는 수 많은 방법
쌀쌀한 바닷바람, 바다 특유의 냄새, 배 기름 냄새 그 사이로 귀를 깨우는 한 노랫자락이 흘러들어 옵니다. 4.16 순례길을 함께 떠나 온 한 분이 바다를 바라보며 피리를 불었습니다. 그가 아이들을 기억하고 위로하는 방법이라고 했습니다. 낯선 그 소리지만, 왠지 모르게 낯 익은 듯한 소리가 “괜찮아? 난 기억하고 있어.”라고 말을 건네는 것 같았습니다.
예순세번째 기억예술 마당
매월 마지막 토요일에는 기억예술마당이 열립니다. 기억예술마당은 4·16재단이 지원하는 ‘기억과 약속’ 공모 사업입니다. 기억하겠다, 잊지않았다, 기억해주심에 감사하는 말을 노래자락과 시로 풀어내는 시간입니다.
엄마가 너에게 보낸다.
엄마도 탈출 할 거야. 배에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한 다음에
장승이 되고 바다가 되고 파도가 되어 팽목항으로 돌아오곤 했다. 가볍고 서늘한 바람이 부는 날은 서러웠다. 그대여, 그대여, 팽목항으로 돌아오라. 슬프지 않기 위하여. 흔들리지 않기 위하여. 꺾이지 않기 위하여. 부서지지 않기 위하여…
_김유철
기억하기에 부르는 노래
기억하기에 부르는 노래가 있습니다. 시민들이 불러주는 노래 그리고 엄마, 아빠들(4.16합창단)이 부르는 노래입니다.
고통과 아픔을 먹고 자란 레몬나무
이날 기억순례길을 함께 거닌 한 분이 말했습니다.
“고통과 아픔이 레몬나무를 키웠다면 그 레몬은 달까요, 쓸까요? 모두 함께 키운 레몬나무라면 달 것 같습니다.”
기억은 바래지 않는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철 구조물은 녹이 습니다. 세월이 지나감에 따라 노란 리본은 색이 바랩니다. 그러나 우리의 기억은 바래지 않습니다. 우리의 기억과 우리의 소망이 진실을 밝혀줄 거라 믿습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이 아이가 마음껏 꿈꿀 수 있도록 4·16재단이 일상이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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