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슬픔의 연대가 갖는 힘 : 책 <참사는 골목에 머물지 않는다>를 읽고

언론 속 4·16재단
작성자
4・16재단
작성일
2025-01-20 23:03
조회
350

[기사 바로보기]

------------

언론보도 기사내용

그날은 무언가 매우 비현실적이었다. 그날따라 일찍 잠이 들어 새벽에 일어나 뉴스와 SNS를 통해 들은 소식은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닌지 헷갈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나는 부디 꿈이길 바라며 스마트폰에 열려 있는 창들을 열었다 닫았다 수차례 반복했지만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골목에 사람들이 끼어 움직이지 못한 채 죽어가고 있는 영상은 트라우마처럼 남아 머릿속에서 수도 없이 재생됐다.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에서 일어난 일로 159명이 목숨을 잃었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 때 목격했던 댓글창 뒤에 숨어있는 악마들을 다시 만났고, 고인과 유족들에 대한 모독은 여전히 현재진행형 중이다.

책 <참사는 골목에 머물지 않는다>는 유족의 목소리를 10·29 이태원 참사 작가기록단이 기록하여 정리한 책으로 이태원 참사 가족들이 길 위에 새겨온 730일의 이야기이다. 유족들의 기록이라고 하여 슬픔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중략)

유해정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우리함께' 센터장은 이 책의 2부 해설에서 "피해자 모두가 누군가로 대체되거나 환원될 수 없는 고유한 세계를 가진 존엄한 인간임을 성찰할 필요가 있"다면서 "사회적 위치와 무관하게 누군가에게는 우주이자 세상의 중심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p297)

지난해 12월 29일, 179명의 우주가 무너진 일이 또 발생했다. 난 묻지 않을 수가 없다. 도대체 이런 참사가 왜 반복해서 발생하는지 말이다. 삶과 죽음은 신의 영역이라고 생각하지만, 반복되는 대형참사는 비단 신의 영역만은 아닐 것이다.

(후략)

오마이뉴스 / 천주교인권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