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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클리핑] 세월호와 동행 약속…진상규명 넘어 안전사회 떠올렸다_<길을 찾아서-박래군의 인권의 꿈>
언론 속 4.16
작성자
4・16재단
작성일
2025-04-26 01:18
조회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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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기사 내용
서울구치소 11사동 상층은 독방만 있는 곳이었다. 입구에서부터 22번째 방이 내 방이었다. 내 방 안쪽으로도 방이 세개 더 있었으나, 모두 빈방들이었다. 나는 구치소가 내게 특별한 대우를 해준 것으로 생각했다. 나만의 공간이 생긴 것이었다. 1.5평의 독방은 적막했다. 그곳에서 나는 2015년의 한여름을 지내고, 가을을 맞았다. 한달 동안 칸막이 쳐진 운동장에서 매일 한시간씩 운동하고, 방에 들어와서도 운동을 하고 나니까 몸이 살아났다. 그때 즈음부터 밖에 두고 온 사람들과 일들이 생각났다. 세월호 참사 이후의 일들도 많이 생각났다.
그랬었다. 가방을 멘 학생들만 봐도 눈물이 났었다. 앉기만 하면 아이들 이야기하던 엄마들도 생각났다. 안산에서 진도까지 행진 때 한 아버지가 진도대교를 넘어가면서 아들의 이름을 목 놓아 부르던 소리를 들었다. 대답 없이 바람에 흩어져 버렸던 그 이름이 누구였더라 생각해 내려고 애썼다. 특히 누구보다 위태로워 보이던 세월호 유가족들, 그리고 힘들어도 내색조차 하지 못하는 형제·자매들도 생각났다.
(후략)
한겨레신문 / 박래군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