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쪽으로 더 와야 하는 거 아니에요? 공이 밑으로 떨어지게끔 좀 더 천을 올리고요.”
서로 간 분주히 의견을 주고받으며 공에 집중하는 이들, 바로 세월호 가족들입니다. 화창한 주말, 대부도아고라광장에 모여 체육활동 겸 운동회로 그동안의 안부를 묻고 답하며 환하게 웃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니 재단직원과 주변 이웃들의 마음 또한 환해집니다.
이날 행사는 참사 이후 트라우마를 겪는 가족들을 보호하고자 마련된 ‘심리 정서 지원 사업’으로 30여 명의 가족들이 숲길 산책과 레크레이션 & 운동회에 참석했음을 알립니다.
“모처럼 화창한 날에 다 같이 모이니 좋네요.” 손가락 하트와 V를 만들어 열렬히 사진을 남기고자 시도한 이들은 공방 소속 어머니들. 사실 삼삼오오 모여 환히 미소짓기까지는 여러 번 무너지고 다독이고, 다시 ‘잘 살아보자’ 수백 수천 번 되뇌이는 과정을 거치고서야 가능했습니다.
“말로 표현이 안 될 정도로 억울하고 답답했죠. 나와 같은 상황에 있는 가족들을 차츰 마주하며 심리적 아픔이 옅어졌어요. 참사 이후 9년간 서로 치유해 주고, 치유 받고 한 거죠. (중략) 내가 아파봤기에 타인의 아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이에 공감하는 법을 배우게 됐어요. 재난 참사 피해자 가족단위들과 (이태원 참사, 삼풍백화점, 스텔라데이지호 등) 지속적으로 만나며 그분들의 아픔을 보살펴 드리고 싶어요. 내가 아파봤으니 부디 다른 사람은 덜 아팠으면 좋겠는 거예요.”
도움 필요한 이들을 보살필 수 있을 정도로 심리적 여유가 생겼다고는 하나, 그럼에도 방심할 수는 없는 법. 참사로 인한 트라우마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그것도 오랜 텀을 두고 재발할 수 있다는 점을 가족들도, 주변인들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재난참사 피해자를 위한 심리 치유 및 지속적인 관리와 보호 환경은 지속적으로 조성되어야 함이 마땅합니다.
이에 4·16재단은 재난 참사 피해자를 보호하며, 더 나아가 재난 참사 피해자 범위를 넓히어 간접 피해자들 또한 도울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데 앞장서겠습니다. 아픔이 있는 곳, 그 곁에서 오래도록 함께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관련하여 다음 달부터 ‘생명안전버스’, ‘재난피해긴급지원사업’, ‘416긴급콜’ 사업을 시행하오니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