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에서 부는 작은 바람
진주 ‘세진모’에서 청소년 20여 명을 모아 4.16학교를 진행했습니다. 14일, 아이들이 처음으로 모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진주에서 청소년들이 모여 작은 바람을 일으켜 보겠다 다짐해 모인 소중한 시간. 그 바람은 과연 어딜 향해 불어 갈까요?
듣고 싶어요.
공소시효가 얼마 남지 않은 4.16세월호참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공소시효, 그러나 밝혀진 건 없는 그 날의 진실. 참사를 어떻게 생각하고 바라보는지 오늘을 살아가는 청소년의 이야기를 다양하고 넓게 청취하고 싶어요.
부재의 기억
‘가만히 있어라. 대기하라.’ 믿었던, 믿으라했던 어른의 말. 구조하겠다 했던 어른의 말. 국가는 국민을 보호한다던 그 말. 그 말을 믿었을 뿐인데. 그 말을 어긴 어른들은 살아남았고,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약속을 어기면 혼난다고 가르친 건 어른들인데, 왜 약속을 어긴 어른들은 처벌 받지 않는 건가요?
우리가 이렇게 돌아다니는 이유는…
이날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눈 분들은 준영 엄마·아빠였습니다. 두 분은 이날 청소년들과 함께 영상을 보고 난 뒤 담담한 듯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 갔습니다. 아무 구원의 손길없이 갇혀서 갔습니다. 왜 구하지 않았냐는 물음이 6년째 지속되고 있습니다. 2014년 4월 16일은 대통령도 나라도 없었습니다. 한 명이라도 더 구해야 할 자들이
“그림을 만들어야 한다”, “공을 세워야 한다.”
는 말만 늘어 놓았습니다. 별이 된 아이들을 수습해오고서는 “이게 구조다.”라고 했던 그 자가 이제는 기억이 안난다고 합니다. 그게 ‘부재의 기억’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친구들을 만나는 이유는 아이들을 살려달라고 오는 게 아닙니다. 그저 더는
“저같은 부모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을 존중해 구할려는 나라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자라나는 아이들만큼은 지켜내야 겠다는 결심이 섰기때문입니다.
“나 같은 사람이 더는 없어야 합니다. 부재의 기억같은 영화가 더는 상영되지 않아야 합니다.”
계속 몸이 떨려요.
그날 저는 초등학교 5학년이었습니다. 오늘의 전 그날의 친구들과 동갑입니다. 부재의 기억을 볼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몸이 떨려와요. 6년이 지나도 어른들이 싫어요.
“못 믿겠고, 그런 어른들의 교육을 받고 자란 저 조차 못 믿겠어요.”
어른이 되는 게 두려워요.
나는 살 수 있었을까?
영상을 보는 내내 눈물이 나왔어요. 부모님들의 말을 들으며 나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싶어요.
“나 역시 똑같이 했겠지. 난 그럼 살 수 있었을까?”
어른들의 말을 안들으면 혼나는 우리가 어른들의 말을 거역할 수 있을까?
배운 게 통하지 않는 사회
배운 게 통하지 않는 사회가 정상인가요? 학교에서는 옳고 그름을 배웁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게 통하지 않아요. 영상을 보면 세월호참사는 실제 일이고 이렇게 큰 참사인데 어떻게 그들 입에서는 ‘보고’와 ‘공을 세운다’는 말만 나오는지 이해가 되질 않아요.
존경할 수 있는 어른
우리는 존경할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어요. 언제나 조건 없이 말 없이 요구하는 것도 많은 우리가 손을 내밀 때마다 기꺼이 손 잡아준 국민들을 위해서라도 다른 참사를 막고 설사 일어난다 할 지라도 눈 감고 모른 채 하는 것으로 끝낼 수 없다는 선례를 만들고 싶어요.
왜 진상규명이 안될까요?
두 팀으로 나뉘어 ‘생각 나누기’를 진행했습니다. 아직 밝혀진 게 없기에 정답은 없는 이야기. 그저 우리 서로 나누고 말하며 그날을 되짚어 봅니다. 첫 주제는 ‘왜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는 걸까요?’였습니다.
알고 싶은 이야기
우리의 물음에 정부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우리 스스로 묻고 답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는 그날의 진실이 왜 여전히 빛을 보지 못하는지 자유롭게 의견을 나눴습니다.
고민, 사실 이 고민은 …
아이들은 그 물음에 정말 성심성의 껏 고민하고 적는 한 자, 한 자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어른으로서 알 수 없는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이 물음에 답해야 하는 건 사실 그날을 참사로 만든 ‘어른’들이기 때문입니다. 구조하지 않고 손 놓았던 정부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교과서에 나오는 세월호참사는
한 생각이 나눠졌습니다. 그 친구는 국민적 관심이 떨어질 뿐 아니라 국회의 ‘존버’때문이 아닐까?라는 추측을 내놓았습니다. 덧붙여 요즘 초등학생들이 배우는 통합 사회 교과서에 등장하는 세월호에 대한 분량이 얼마나 짧은 지를 언급하며 배우지 않고 말해주지 않는데 앞으로 어떻게 기억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희뿌연 카메라처럼
법과 정의가 너무 약하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나눈 친구가 있었습니다. 희뿌연 카메라처럼 어디에 초첨을 맞춰야 할 지 모르는 약하디 약한 법과 정의. 그저 밝혀지면 처벌받을 것이 두려워 국민의 눈들 가리고 자신들의 눈을 감는 이들 때문이라는 말에 많은 친구들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그 다음 주제는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이었습니다. 우리가 대통령이 된다면 세월호참사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나눴습니다. 강력한 처벌을 말 하는 친구부터 사회 정의를 곧게 세우겠다는 친구까지. 참 건강하고 반짝거리는 이야기가 나눠졌습니다.
진상규명의 끝은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진상규명의 끝은…
좀 더 안전한 사회에서 사는 것 입니다.
손바닥으로 태양을 가릴 수 없듯, 거짓은 진실을 덮을 수 없기에…
4·16재단은 ‘희망마중사업’을 통해 더 나은 세상, 더 안전한 세상을 만드는데 함께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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