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십육일-이슬아] 단단해지는 마음

월간 십육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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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아


구월의 월간 십육일에서는 매일 한편의 글을 독자에게 보내는 <일간 이슬아>의 발행인이자,

헤엄출판사 대표 이슬아 작가님의 인터뷰를 소개합니다.

 

 

<단단해지는 마음>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1992년에 태어나 살아가고 있는 이슬아입니다. 작가이며 헤엄 출판사 대표로 일하고 있습니다. 또 글쓰기 교사로 10대들을 만나고, 글쓰기를 가르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매일 한 편의 글을 메일로 보내는 <일간 이슬아>를 연재하는 것으로 유명하신데요. 세월호나 비건, 윤리 등과 같은 주제를 다루면, 구독자가 줄어드는 것이 눈에 보인다는 기사를 읽어본 적이 있어요.

<일간 이슬아>를 처음 연재했을 때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저랑 제가 사랑하는 가까운 사람들에 대해서요. 그런데 계속 글을 쓰다 보니 시선이 멀리멀리 확장되게 되더라고요. 이를테면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할수록, 세월호참사가 어떤 일이었는지를 더 실감하게 되는 것이죠. 사랑이 무엇인지를 아니까요. 이러한 생각을 하면서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내 이야기만 하지 않고. 내가 바라보고 주목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이야기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세월호참사와 재난 후 유가족들에 대한 이야기, 동물권, 사회적 윤리 등 이런 이야기들에 대해서요.

<일간 이슬아> 초기의 재밌고 달달한 연애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웃음) 저도 당시 쓸 때는 재밌었는데, 이제는 그런 이야기들이 저한테는 너무 지나간 일들이라서요. 그때그때 중요하다고 느끼는 이야기에 집중했던 것 같아요. 작년 4월 즈음에 세월호 이야기를 두 번 정도 썼을 거예요. 그러니까 독자님들에게 답변이 오더라고요. 왜 세월호 이야기를 이렇게 많이 하냐. 왜 작년에는 재밌는 글 쓰더니 이제는 정치적인 글 쓰냐. 이렇게요. 1년 치로 따져보면 모두 합쳐봐야 3번 정도? 제가 이만큼 쓴 것에 대해서도 이런 말을 듣는데, 유가족분들은 지금까지 어땠을까, 그런 생각이 가장 먼저 들더라고요.

 

6년이란 시간 동안 얼마나 다양한 말들을 들어왔을지 가늠하기조차 어려울 것 같아요.

맞아요. 나 정도도 이렇게 이야기를 듣는데…, 얼마나 힘드셨을까 했어요. 마음이 많이 아팠죠. 그리고 사실 제가 연애 이야기를 쓰더라도 그건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정치랑 무관한 이야기는 없으니까요. 어느 당을 지지하고 어떤 정치가를 이야기하는 것만이 정치는 아니잖아요. 생활도 정치를 기반으로 흘러가니까요. 그래서 저는 늘 정치적인 이야기에 대해서 써왔다고 말하고 싶어요.

 

요즘에도 특정 글이나 이슈로 인하여 구독자가 줄어들기도 하나요?

<일간 이슬아> 의 전체적인 구독자 수는 계속 상승해왔는데요. 어떤 이야기를 연재하느냐에 따라 일부 구독자님들이 ‘슈육’ 빠져나가기도 해요. 반대로 어떤 층은 더 견고해지기도 하고요. 세월호참사와 유가족의 이야기. 그런 이야기로 더 단단해지는 구독자층도 있고 그렇습니다.

 

오히려 단단해질 수 있다는 생각은 못 해봤던 것 같은데 신기해요.

맞아요. 생각보다 다들 같은 마음이기도 하다고 느꼈습니다.

 

올해 4월 15일에 416합창단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노래를 불러서 네가 온다면>에 대한 이야기를 연재하셨어요.

<노래를 불러서 네가 온다면>이라는 책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조금 이르게 알고 있었어요. 저랑 책을 함께 만드셨던 이연실 편집자님이 새로 작업하신 책이라서요. 그런데 세월호참사와 관련한 책은 읽기 전에 조금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잖아요? 아무래도 슬플 것 같으니까요.

 

맞아요 그래서 피하게 되는 경향도 있는 것 같아요.

그렇죠. 그런데 내가 슬프기 싫어서 안 보는 마음이 얼마나 알량한 것인지 저의 친구 요조의 글을 읽고 다시 생각했던 것 같아요. 내 마음 아플까 봐 못 보겠다, 이 말이 얼마나…. 그것을 감당하고 맞서서 살아가는 사람들 앞에서는 진짜 얼마나…, 작고 좁은 마음인지 알겠더라고요. 책이 출간되자마자 읽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이 놀라고 감탄했어요. 유가족분들의 용기에 대해서요. 그리고 제가 히어로물 같다고도 썼는데요.

 

히어로물이라는 표현이 되게 인상 깊었어요.

이 책의 편집자님께서 하셨던 말씀이에요. 히어로들을 만나고 있는 것 같다고 하셨어요. 이 책의 장르가 히어로물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 건 그래서에요. 어떤 사람들이 어마어마한 슬픔을 뚫고 가는 이야기. 그리고 슬픔을 빛으로 만드는 이야기라고 느꼈고, 이 일이 진심으로 반복되지 않기를 혼신의 힘을 다해서 애쓰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어요. 그 사람들이 노래라는 매개로 모인다는 것이 감동적이고요. 책에서 서로 간식을 많이 챙겨 드시며 웃기도 하시는 사소한 모습들이 너무 좋았어요. 이후의 웃는 모습을 쓰는 것 자체도 조심스러우셨다는 것을 나중에 전해 듣고 마음이 너무 아팠고요.

 

아직까지도 어디서 웃는다거나 하는 것이 조심스럽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게 얼마나 마음이 아픈 지….

책을 읽고 여러모로 마음이 아팠지만 제가 그 책에 대해 <일간 이슬아>에 연재하고 어떤 일이 일어났냐면요. 책이 많이 팔렸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열 분께 직접 선물하겠다고 덧붙였거든요. 열 분의 신청은 금방 끝났는데, 자기도 열 분께 선물하고 싶다고 말씀해 주신 분들이 많았어요. 이슬아 작가님께 일을 맡기지는 않겠고 알아서 주변에 선물하겠다는 분들도 있었고요.

 

아까 오히려 단단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이러한 일들에서 그런 것들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웃음)

너무 감동적인 일들이죠. (웃음)

 

작년에는 세월호 유가족의 철학서 <속지 않는 자들이 방황한다>를 읽으시고 <미래의 정의>라는 에세이도 쓰셨는데요.

<속지 않는 자들이 방황한다>라는 책의 부제는 ‘세월호에 대한 철학의 헌정’이에요. 그 책을 읽고, 세월호 주기 때 이 책에 대해서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이 책이 유가족들의 슬픔이 어째서 이토록 의미가 있고 쓸모가 있고, 심지어 우리가 그 슬픔에 기대어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말하는 책이거든요.

 

유가족들의 슬픔에 대해서 알리고 싶어서 쓰셨던 거네요.

맞아요. 유가족의 슬픔이 이렇게 귀하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어요. 유가족들이 지치지 않고 계속해서, 슬픔의 힘으로 무언가를 하고 계신 것이 너무 귀하고 감사해서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오늘 슬픔에 대해서 계속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작가님께서는 슬픔이 찾아오셨을 때 어떻게 대처하시나요?

슬프면 울어요. 울보라서요. 눈물을 미루거나 참을 수 있는 사람도 계실 텐데 저는 아닌 것 같아요. 그렇지만 제가 제 이야기로 슬퍼서 운 경험은 최근에 드물었던 것 같고, 다른 사람 때문에 울었던 적이 몇 번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럴 때는 별 수 없이 슬퍼하죠. (웃음)

 

<노래를 불러서 네가 온다면>에 대해서 쓰셨을 때 “슬픔으로도 연결될 당신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라는 문장이 오랫동안 기억났어요. <미래의 정의>에서도 “우리는 동시대에서 실시간으로 이 참사를 목격한 자들이야”라는 문장도 비슷한 맥락으로 떠오르고요.

기쁨으로 연결되는 것 만큼이나 슬픔으로 연결되는 관계도 강하다고 생각해요. 우리 모두 다른 사람들이지만, 우리 모두 이것을 봤잖아요.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일들인지. 심지어 거의 실시간으로 봤잖아요. 이것은 우리가 직업이 다르고 지지하는 정당이 다르지만, 그런 것들을 훨씬 뛰어넘는 커다란 사건이었기 때문에. 뭔가 말을 건네고 요청하는 문장이었던 것 같아요. 같이 다시 들여다보자고. 그런 마음을 담아서 썼던 것 같은데요. 저도 까먹고 있다가 말씀해 주셔서 기억이 났어요.

 

여수에서 아이들과, 세월호 희생자 304명의 이름으로만 전문이 채워진 칼럼을 낭독하셨던 경험에 대해서 쓰셨던 에세이도 기억이 나요.

글쓰기 수업을 듣는 여수 아이들에 대해서 말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했었는데요. 얘는 참 이렇고, 쟤는 참 저렇고, 우리 수업은 또 어떻고, 그런 이야기에서 참사로 희생된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는 장면으로 넘어가요. 독자분들은 실제로 살아있는 너무 생생하고 귀엽고 예쁜 아이들을 읽다가, 갑자기 이제는 죽었다는 것을 모두가 아는 아이들의 이야기로 넘어가 버리니까. 놀라셨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놀라는 동시에 바로 이렇게 연결되었을 것 같습니다. 지금 이렇게 살아있고 생생한 여수의 아이들과 똑같이 귀한 304명이, 있었다.

그 칼럼은 이명수 선생님의 칼럼이었는데요. 그 칼럼을 처음 읽었을 때 울림이 엄청나게 컸어요. 왜냐하면 칼럼 통째로 아이들 이름으로만 채워져 있고, 칼럼의 지면이 그렇게 채워질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었다는 것이 너무…. 그런 칼럼은 처음 봤으니까요. 앞으로도 없기를 바라고요.

 

세월호참사와 관련한 다큐멘터리도 많이 제작되었잖아요. 영상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칼럼을 읽으셨던 이유에 대해서 들어보고 싶어요.

세월호참사를 재현하는 다큐멘터리를 아이들이랑 보는 것이 윤리적으로 옳은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배가 막 가라앉고 있는 장면을 교실에서 반복 재생해도 되는가에 대해서요. 그런데 칼럼을 읽는 것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왜냐면 그저 이름을 읽는 것이니까요. 실제로 아이들이랑 돌아가면서 읽었는데 정말 오랫동안 읽었어요. 읽다가 어떤 아이는 울음을 터트리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울지는 않았지만, 너무 이상한 기분에 휩싸이기도 하고. 저는 엄청 참담했죠. 아이들도 참담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 이름 하나하나가 우주라고 말하면서 칼럼이 끝나는데요. 그걸 같이 읽은 게 참 기억에 남아요.

 

저한테도 그 에세이를 읽었을 때 전달된 울림이 아직도 남아 있는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최근 그 경험에 대해서 떠올릴만한 일이 있었어요. 단원고에 강연을 갔거든요. 요즘에는 <일간 이슬아>를 연재하느라 너무 바빠서 거의 모든 강연 제안을 거절하고 있는데요. 단원고에서 온 제안이라서 어떻게든 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단원고에 조금 일찍 도착해서 운동장을 돌아보고 등나무 벤치에 앉아 있었어요. 그때가 마침 급식시간이어서 급식은 빨리 먹은 애들은 나오고 있고, 누구는 아직 먹고 있고. 급식실 특유의 냄새가 있잖아요? (웃음) 되게 습한 밥 짓는 냄새. 그걸 맡으면서 있었는데 너무 기분이 이상했어요. 제가 맡은 강연은 고등학교 2학년이 많이 듣는 강연이었어요. 아이들이 집중도 많이 해주고, 질문도 엄청 쏟아지고 2시간이 뜨거운 호응 속에 흘러가서 재밌었어요. 그런데 그걸 하고 나니까. 이런 아이들이겠구나 싶더라고요.

 

단원고여서 더 그런 마음이 드셨을 것 같아요.

이 정도 자랐고 그 키이고 머리이고 그 체구…. 딱 이 정도의…, 이맘때 아이들이었겠구나. 처음 실감하게 되었죠. 조금 다른 의미로 미치겠더라고요. 이름을 읽었을 때보다, 딱 그맘때 애들이 생생하게 움직이는 것을 가까이서 봤으니까요. 그래서 그때도 그 칼럼이 생각났어요.

 

오늘 주로 슬픔에 대해서 많이 여쭈어본 것 같아요.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위로에 대해서 들어 볼 수 있을까요? 상상하기도 힘든 슬픔을 겪은 사람에게 어떤 위로를 건네야 할지 몰라서 아무것도 하게 되지 못하는 일도 있는 것 같아요.

세월호참사 유가족분들과 팟캐스트를 만드셨던 정혜윤PD님도 똑같은 말씀을 하셨어요. 처음 팟캐스트를 만들 때 유경근 선생님이랑 다 모이셨대요. 누구를 만나면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하잖아요. 그런데 그 말을 못 하겠더라는 거예요. 왜냐하면 안녕 못하실 것을 뻔히 아니까요.

 

안녕이라는 말에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면 그럴 것 같아요.

맞아요. 안녕이라는 말부터 말문이 막히니까 도대체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머리가 새하얗게 되는 경험을 하셨다고 들었어요. 저도 똑같을 것 같아요. 제가 감히 어떻게 위로를 하겠어요.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똑같이 슬픔을 이해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비슷하게 잃어보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직접 겪지 않고 옆에서 목격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도 있다고 생각해요. 위로라는 말은 제게 너무 거창하고 불가능한 목표이고요. 적어도 지금 유가족분들이 이뤄내려고 하시는 진상규명. 반복되지 않게 하는 것. 세월호참사를 계속 유효한 이슈로 만드는 것. 이런 것들은 다른 사람들이 도울 수 있으니까. 이런 것들이 위로의 씨앗이 될 수는 있다고 생각해요.

 

세월호참사와 같은 거대한 이야기에 대한 것이 아닌 일상적인 위로에 대해서는요?

일단 충분히 들어줘야 하는 것 같아요. 잘 듣는 것이 얼마나 큰 위로인지 아니까요. 진짜 마음을 기울여서 듣기만 해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잘 듣는 것뿐만 아니라, 물어보지 않는 것도 좋은 위로라고 생각해요. 어떤 이야기는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너무 힘들 테니까요. 저는 주로 인터뷰어로 일하니까, 질문할 때 혹시 그런 실수를 하고 있지 않나 많이 생각해요. 위로는 오히려 되게 나중에 도달하고 싶은 목표이고 실수만 하지 않아도 다행인 것 같아요.

 

작가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생각해보니까. 세월호참사에 대해서도 잘 듣는 태도가 필요할 것 같아요. 먼저 앞서 나가 위로하려고 하기보다 마음을 기울여서 잘 듣는 것이요.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노래를 불러서 네가 온다면>를 읽으면서 가족분들 서로가 위로 그 자체인 것 같다고도 생각했어요. 말하지 않아도 얼마나 아프고, 괴로울지 아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거니까요. 제가 하는 것은 위로에 속하지 못하는 것 같고, 그분들께서 주고받는 것이 위로라고 생각해요.

 

세월호참사와 관련한 팻캐스트를 진행하셨던 정혜윤PD님을 인터뷰하신 경험이 있으신데요. 그 경험이 작가님께 어떤 영향이 있으셨나요?

되게 큰 영향을 받았어요. 원래 정혜윤PD님의 글이 너무 아름답고 슬프고 영롱해서 (웃음) 좋아했어요. 책장에 정혜윤 칸이 있을 정도로 빅팬이었고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PD님께서 집중하고 계신 일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정신이 없어 보였어요. 그 무렵 한참 세월호참사 가족분들이랑 뭔가를 준비하고 계시더라고요. 저도 그것이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그 일에 관해 무언가를 보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못했어요. 그때는 더 어리기도 했고요. 글도 훨씬 못 쓰고 돈도 없었죠. (웃음) 그리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PD님을 보면서 나도 하고 싶다. 나도 먼지만큼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 그 생각을 많이 했어요.

아까 슬픔에 대해서 물으셨잖아요? 저도 정혜윤PD님을 인터뷰할 때 똑같이 여쭤봤어요. 너무 의미 있고 필요한 일이지만 이 이야기들 옆에 있으면 너무 슬프잖아요, 슬퍼서 그만 듣고 싶을 때는 없으셨나요, 세월호참사와 관련한 이야기들이 너무 버겁지 않으신가요, 하고요. 그런데 없었다고.

 

없었다고 (말씀) 하셨나요?

네, 없었다고 하셨어요. 왜냐하면 내가 슬프지 않은 게 가장 중요한 일은 아니다. 슬프면 울지만 그건 그렇게 중요한 일이 아니라고 말씀하셨던 것이 기억나요. 그리고 저도 제가 우는 것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느낀 적이 몇 번 있어요. 예를 들어, 너무 가까운 이가 죽었을 때. 그러면 그 존재한테 미안했던 거랑 그 죽음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고 또 얼마나 책임이 있나. 그런 것을 생각하느라 제가 슬픈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더라고요. 그 생각이 계속 났어요. 물론 그동안 눈물이 계속 나긴 하죠. 하지만 그건 그렇게 중요한 일은 아니에요. 정혜윤PD님의 말이 어떤 의미였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아요.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어렴풋하게 알 것만 같아요.

사실 저도 잘은 모르겠어요 (웃음)

 

오늘 소중한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셔서 감사해요. 이제 마지막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세월호참사와 관련한 도서나 영상을 포함하여, 좋았다고 말하면 조금 이상할까요? 음 주변에 알리고 싶은 것이 있을까요?

저도 좋았다고 말하려고 그랬는데! (웃음) 아까 말씀드린 정혜윤PD님이 만드신 <세상 끝의 사랑>이라는 팟캐스트를 추천드려요. 유경근 선생님이 진행하시고 세월호참사 외 다른 재난 참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이야기에요. 한국 사회에 있었던 여러 참사들에 실존 인물들이 나오셔서 귀한 이야기를 들려주셔요. 너무 슬프고 좋은 방송이라고 생각해요. 또, 오늘 인터뷰에서 나왔던 책들을 계속 추천드리고 싶어요. <속지 않는 자들이 방황한다>와 <노래를 불러서 내가 온다면>이요.

 

시간 내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소중한 이야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Aboout 월간 십육일

월간 십육일은 매월 16일 4.16세월호참사와 관련한 에세이를 연재합니다. 다양한 작가의 일상적이고 개인적인 주제의 에세이를 통해, 공함하고 계속 이야기해 나가자고 합니다.

*월간 십육일에서 연재되는 모든 작품들은 4·16재단 홈페이지, 블로그, 뉴스레터 등에서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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