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참사 피해자 그리고 권리에 대해 말하다.

2021 재난참사 피해자 그리고 권리 온라인 국제포럼은

지금껏 국내에서 이뤄지지 않았던 재난참사 피해자들 간 연대의 장을 만들고 재난참사 피해자의 권리에 대해 논의하며 제도화하는 과정입니다. 안전한 사회’ 속 지역사회의 역할과 권리보장을 위한 법과 제도의 역할이라는 의제로 재난참사 피해자들과 안전 및 재난 분야의 전문가들이 발제하고 토론을진행했습니다. 더불어 포럼은 국내 재난참사 피해자에 한해 이뤄지지 않고 국제 사회 재난참사 피해자 연대체인 프랑스의 재난 참사 테러 피해자 협회 ‘펜박(FENVAC)’과 영국의 재난을 겪은 생존자 및 유가족으로 이루어진 비영리단체 ‘디에이(Disaster Action)’가 함께했습니다.

안전 사회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

15일 기조 강연은 송경용 신부님께서 진행하셨습니다. 신부님은 안전 사회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들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첫 시작은 지난 22일 작업장에서 안타깝게 숨을 거둔 이선호 군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애도를 시작으로 현재 대한민국이 갖고 있는 물질만능주의와 산재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사회 구조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산업재해 역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되지 않은 채 꽃다운 청년들이 스러져가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며 스텔라 데이지호, 세월호참사 역시 4년 7년이 지났지만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오늘 열리는 국제 포럼은 많은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행동하고 변화해야 세상은 바뀝니다.”

이어 송경용 신부님은 생명안전이 보장되고 인류 행복과 안전을 위한 산업 시스템 구축을 위해 보이지 않는 손만 많고 인간 간 신뢰관계는 사라진 시장 만능주의를 거부하고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두번째는 법·제도·행정·정치·관행은 사람·행복·안전 중심으로 제조직이 필요하며 국가가 이를 달성토록 촉구하며 문제제기와 더불어 대안 제시 행동이 실행되야 한다고 직언했습니다. 안전은 최우선 권리로 보장돼야 하며, 기업과 안전을 갖고 타협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살인에 동조하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는 강도 높은 비판도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재해들이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원인부터 과정, 사후 처리까지 성역 없는 조사가 이뤄져 공개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네번째로는 피해자 중심주의가 법·제도·정책으로 확립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재난 사회에 적절한 피해자의 범위와 그들의 권리 보장을 위한 지역사회의 역할

이어진 세션1에서는 ‘재난 사회 적절한 피해자의 범위와 그들의 권리 보장을 위한 지역사회의 역할’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좌장으로 나선 김민환 한신대 평화교양대학 부교수는 지금껏 피해자의 범위는 당사자 혹은 가족까지만으로 한정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대규모 참사가 발생하게 되면 지역 공동체 전체가 피해자가 아닌가, 즉 피해자 범위를 넓혀야 하는 게 아니냐는 문제의식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별들과 함께하는 열 사람의 한 걸음

한소정 안산환경재단 선임연구원은 세월호참사 이후 안산 인구 5%에 해당하는 4만 명의 시민들이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했다고 말했습니다. 지역사회 공동체가 겪는 어려움에 대해 국가의 대처는 늦었고 민간에서 먼저 움직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 아픔들을 함께 겪고 치유하는 과정을 통해 공동체가 성장했다고 말했습니다.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유가족들을 직접 만나는 경험들을 통해 슬픔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사회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재난 이후 커뮤니티 트라우마 치유와 문화적 상징 역할

이날 연사로 함께한 야마 요시유키(Yama Yoshiyuki) 간세이가쿠인 대학 인간복지학부 교수는 1995년 일본에서 일어났던 한신 대지진을 예로 들었습니다. 6천여 명이 사망한 대규모 재난 참사였고, 연구소 설립을 통해 회복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자연계 연구가 아닌 사회과학계 연구는 최초였습니다. 인구 감소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지역 공동체는 어떻게 극복하고 미래를 대비하는지에 대한 연구였습니다. 도쿠시마 현 히가시미요시쵸 지역에 작은 마을 하나가 있는데 20가구 30여명의 주민이 거주 중인 작은 마을입니다. 이 마을에서 주목할만 한 건 오가는 길이 하나 뿐인 작은 마을에 재난에 대비해 헬리콥터 기착장을 만들고 지역문화를 살려 예술제를 시작했습니다. 그 예술제는 네트워크를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해냈고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을 지원하고 그 지식을 공유할 철학 카페나 좌담회 등을 활성화 시켜 공동체를 강화 시켜나갔습니다.

“응급사항에 대비하고 대응할 법적 의무”

영국 디에이(Disaster Action) 소속 엔 에이어 연사는 이날 재난 참사 발생시 응급 상황에 대비하고 대응할 법적 의무, 조직적 프레임 워크와 더불어 역할과 책임에 대해 명백한 정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여러 기관의 효과적 협업과 통합된 응급 상황 관리와 인도적 지원에 대한 가이드 및 프레임 워크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무엇보다 지속적으로 개선에 대한 의지와 기업의 책임 그리고 투명하게 공개할 의무 등에 대해 역설했습니다.

재난 발생 시 공공기관의 책임

이어 연설자로 나선 안토인 뒤센 펜박 법률 분석가는 재난 참사를 예방하기 위해 다른 경험을 가진 단체들과 연대해 함께 포럼을 진행한다는 것은 의의가 크다고 생각한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이어 재난 참사가 발생하면 당연하게 뒤따르는 재산상 손해에 대해 법률적으로 접근했습니다. 이어 재산상 손해 배상은 형사 판결 이후 진행될 수 있다며 그 시간이 지체되면 피해자들의 피해는 가중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때 공공기관은 배상이 지연되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복되는 재난참사, 닮은 꼴 사후 대책

이날 마지막으로 마련된 라운드 테이블에는 박래군 4·16재단 운영위원장이 좌장을 맡고, 민동일 재천화재 유가족 협의회, 유경근 (사)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유해정 경상대학교 학술연구 교수, 이후식 태안 사설 해병대캠프 피해자, 이재원 인현동 화재참사 유족회 회장, 전재영 2.18안전문화재단 사무국장, 허경주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원회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습니다. 엄연히 다른 재난 참사였지만, 참사 이후 가해자들과 국가가 보여준 행태는 닮아있었다는 걸 지적했습니다.

공적진술의 장 부족

피해자들의 말이 왜곡되지 않고 그대로 전달 될 수 있는 장은 없었습니다. 피해자들의 의견과 말은 각자의 입맛대로 왜곡되고 변형돼 전파를 탔고 사람들에게 전해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피해자들에게 프레임을 씌워 그저 빨리 끝내기만을 종용했습니다. 공적 진술의 장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되새겨지는 시간이었습니다.

공적 언어의 문턱

참사가 터졌을 때 전문 용어를 사용해 브리핑을 진행합니다. 그 말을 알아듣기 위해서는 사전 지식이 있거나, 녹음 한 뒤 집에 돌아와 두 번, 세 번 반복해 듣는 방법박에는 없었습니다. 왜 사건 당사자인 피해자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를 사용해야 하는 것일까요? 피해자들에게 정보가 신속 정확하게 그리고 투명하게 공개되기 위해서는 공적 언어의 문턱은 없어야 합니다.

정보의 격차

사건의 진상을 누구보다 알고 싶은 건 피해자들 입니다. 그런데 정부와 권력을 가진 가해자들이 가진 정보와 피해자들이 접하는 정보의 격차는 극심합니다. 그 과정에서 오는 괴리감과 흐려지는 피해자 중심주의는 사건의 진실을 가리는 장애물로만 존재할 뿐입니다.

권력과 권위의 불균등

참사 관련 진상조사를 위해 설치 된 기구는 권력과 권위의 불균등으로 결국 있으나 마나한 존재로 전락하기 마련이었습니다. 가해자 측과 피해자 측이 동수로 결성되지도 않을 뿐더러, 어떤 사안에 대해 결정하는 권위를 가진 자들도 대부분 정부나 가해자 측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당연하게도 진상규명은 제대로 이행되지 못했습니다.

전문가 중심주의

피해자들이 조사에 직접 참가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우리나라 현실은 전문성을 운운하며 피해자들을 배제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전문가들이 결국은 가해자들 혹은 정부와 연이 있는 이들이라는 겁니다. 또는 이해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경우가 태반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직접 증거를 피해자들이 내밀지 않는 이상 진전은 있을 수 없었습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 변화를 만들기 위해

피해자 연대와 행동, 시민들의 참여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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