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클리핑] 죽음에 대한 예의- 강종철(마창진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언론 속 4.16
작성자
4・16재단
작성일
2023-11-15 11:05
조회
84

[기사 바로보기]

------------

언론보도 기사 내용

 

지난 2일 대법원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구조실패의 책임에 대해 경찰수뇌부 전원에게 무죄를 확정했습니다. 이로써 세월호 참사에 대해 국가는 면죄부를 받게 되었습니다.

제 아들은 1997년생입니다. 2014년 봄에는 수학여행을 앞둔 고등학교 2학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단원고 학생들의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오전부터 생중계되는 TV를 지켜보면서 그저 바라보며 안타까워할 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고, 국가 역시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온 나라는 안전에 대한 사회적 시스템을 만든다고 법석을 떨었습니다. 아들은 결국 수학여행을 가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2022년 제 아들 또래의 청년들이 이번에는 거리에서 눈을 뜬 채 서서 죽어갔습니다. 수많은 구조 요청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국가는 그들 곁에 없었습니다.

무엇을 하지 않아 안전한 세상이 아니라 무엇을 하더라도 안전해야 함에도 일부에서는 핼러윈을 탓하기에 바빴습니다.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꼬박 1년이 지났지만 우리사회는 그들을 제대로 추모하지 못했고, 그 흔한 ‘도의적으로’조차 책임지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심지어 경찰 수장은 경찰이 경비가 아니라며 국민 안전에 대한 책임 회피로 일관했습니다.

지난 1주기 추모식에 대통령은 정치집회라는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시체팔이와 장사, 나라를 구하다 죽었냐는 비난과 비아냥과 조롱이 뒤따랐습니다.

사고 현장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사고 당사자들은 생존자라는 이름으로 죄책감과 2차 가해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지옥으로 견디며 살아왔습니다.

국가의 권한은 늘어나는데 책임지지 않는 것을 전체주의, 절대군주제에 비유합니다. 국가가 책임과 포용을 포기하는 순간 사회는 권력과 돈을 쫒으며 강한 자에게 빌붙어 약한 자를 무참히 짓밟는 비열한 약육강식의 세상이 됩니다. 부끄러워할 줄 알고 서로 포용하고 상처를 보듬어주는, 연민과 염치가 있는 세상, 억울한 죽음이 없는 세상, 그것이 우리가 이태원 참사를 다시 기억하고 추모하는 이유가 아닐까요.

 

경남신문 / 강종철 (마창진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