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2019년 12월에 발간한 “제1기 4.16 MEMORIAL 서포터즈–독일추모문화에 대해서 in Berlin-독일기행을 마치며(Closing credits)”의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하였습니다.
글을 쓰기 위해 키보드에 손을 올려놓는 찰나, 비로소 ‘19년 형제자매와 함께한 해외연수 사업이 끝이 났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사실 독일에 다녀온 이후에도 한동안 그 꿈같던 시간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5박 7일간 잠자는 시간 빼고 줄곧 함께했던 형제자매들,
뒤를 돌아보면 내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룸메이트 형제가 아른거렸다.
행복과 즐거움, 슬픔과 아픔, 그리고 배움과 여유가 공존했던 독일에서의 그 짧았던 시간과는 달리,
현재의 일상은 그저 하루하루를 바삐 보내는 여느 직장인의 삶과 다름이 없다.
하지만 바쁜 일상에서도 이따금 독일에서의 형제자매와 함께한 순간순간이 생각나는 건 아마도
내 인생에서 절대 잊을 수 없는 특별하고도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리라
해외연수 사업을 맡은 이후, 기획과 운영방법에 대해 수많은 고민을 했다.
사업은 참여자의 특성과 담당자의 의도에 따라 운영방법이 상이하기 마련, 그간 내가 줄곧 했던 방법은 어른으로서 청소년에 대한 교육적인 목적하에
의도한 메시지를 수직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었다면, 이번 연수는 그간의 방식에서 탈피한 시도였다고 볼 수 있다.
내가 어찌 이들을 가르치겠단 말인가? 라는 생각이 저변에 깔려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들에게 피해자라는 관념을 가지고 싶진 않았다.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재난·참사를 겪은 이들에 대한 폐해는 이미 너무나도 가혹하고도 험난했으며,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빛과 어둠의 극단인 나라 독일,
추모와 기억의 도시 베를린,
아마도 형제자매에게는 아픔을 마주하게 되는 시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어느 것도 강요하거나 이끌 수 없었다.
그저 각자 마주할 용기가 있다면 하고자 하는 대로 인도할 뿐,
생각한 바를 충족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원조하는 것만이 내가 할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형제자매 스스로 선택한 기행 일정에서 마주한 타인의 아픔을 통해 각자 자신의 아픔을 마주하게 됐을 것이다. 그리고 감정적으로 몹시 아팠을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은 진통제처럼 작용했을 것이라고 믿는다.
기행을 통해 얻은 배움과 힐링이 형제자매의 앞날을 밝게 비춰주길 바랄 뿐.
홀로코스터 메모리얼
축구장 3개를 합친 정도로 광활한 면적 위에 2,711개의 비석이 빽빽이 들어선 이 추모 지는 베를린에서 가장 비싼 땅값을 자랑하는 곳에 있다.
나치 시대의 자행된 끔찍한 만행을 국가적 차원에서 뉘우치고자 하는 의지가 돋보일 수 있는 대목이다. 추모지 지하에는 여러 가지 주제의 전시가 있는데,
그중 희생된 고인의 이름과 이야기가 음성으로 짧게 흘러나온다.
한번 호명된 고인은 재 호명되기까지 약 7년의 세월이 걸리는데 그만큼 많은 이들이 나치에 의해 학살됐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과거청산’과 ‘과거 극복’이라는 용어 자체가 독일의 발명품이라고 한다. 과거 수많은 악행을 저지른 전범 국가 독일의 과거사 태도는
동시대 전범 국가 일본, 그리고 과거사 청산에 매우 미온적인 대한민국과 어떻게 이토록 다를 수 있을까?
“인간의 존엄은 불가침이다.” (독일 헌법 1조 1항)
국가 권력보다는 인간 존엄의 보호를 최우선의 가치로 내세우며 세계에서 가장 이상적인 헌법으로 평가받고 있는 독일의 헌법 제1조 1항,
헌법 자체에서 권력과 부의 가치보다는 인간을 우선하였기에 가능하지않았을까?
돈으로 모든 것을 무마하려는 대한민국 정부와 사회가 본받아야 할 가치이자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해외연수는 형제자매의 주도적인 참여 외에도 기행은 4.16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수많은 이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빛이 났다.
독일 현지 캠페인을 위해 홍보지에 실릴 형제자매의 글을 번역해준 4.16해외연대와 이연실님,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진행한 형제자매의 4.16세월호참사 캠페인을 돕기 위해 달려온
코리아협의회(베를린행동) 활동가들(이분들은 참사 이 후 지금까지 독일에서 세월호참사를 알리는 퍼포먼스와 캠페인,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
4.16재단의 여러 사업에 보탬이 되랴, 개인 연구 활동하랴 정신없는 와중에도 독일 현지의 전문가에게 드릴 형제자매 11명의 편지를 밤새어 가며번역해준 박영서님
그리고 마지막으로 훌륭한 가이드와 통역으로 형제자매를 이끌어준 최고의 조력자 신승희님께 무한한 감사의 인사를 드리는 바이다.
4.16Memorial Supporters는 “4.16세월호참사를 기억하는 지지자들”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역사 속 기억을 통해 4.16세월호참사의 교훈을 되새기고 미래 대에 전달하자는 목적을 두고 있다.
이번 1기를 시작으로 서포터즈 활동이 매년 꾸준하게 이어지길 바란다.
그래서 많은 이들에게 4.16세월호참사가 잃어지지 않고 오래오래 기억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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