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재단 청년 기자단 4기] 2024년 세월호 참사 10주기 문화예술 공모사업 연극 ‘봄맞이 일지’

4·16재단 청년 기자단 4기 강현석님과 조수연님의 글을 동시 기재하였음을 알립니다.

 

작년 12월, 세월호참사 10주기 문화예술공모를 통해 선정된 10개의 사업이 있습니다. 사진전, 음악회,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사업이 문화예술 사업으로 선정되어, 올해 다양한 문화행사로 시민분들을 찾아갔습니다.

제가 이번에 다녀온 극단227의 봄맞이일지는 그중에서도 독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세월호 가족극단인 ‘노란리본’과 함께 극을 진행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8월 18일 서울 대학로 ‘플랫폼74’에서 열린 봄맞이일지 연극을 소개합니다.

 

작품소개: 2022년 겨울,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두고 ‘연극으로 세월호를 기억하기란 무엇일까’ 알기 위해 예술가 지망생안 희수, 은성, 성민은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에 인턴십을 떠납니다. 방황하는 청춘이며, 각자의 고민이 깊은 이들은 인턴십동안 서로 싸우기도 하고, 화해하기도 하면서 조금씩 성장해 나갑니다. 극은 2022년 겨울부터 2023년 여름까지 약 7개월의 과정을 기록한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청춘들의 성장극입니다.

시놉시스: 21살의 연출 전공 희수는 연극이 좋지만 아직 어떤 이야기를 무대에 올려야 하는지 모릅니다. 방황이 깊어가던 중, 세월호 10주기 문화예술 공모사업의 공고를 보게 되고, 각자 연극활동을 이어가던 은성과 성민에게 4.16가족극단 노란리본 인턴십을 제안하게 됩니다. 인턴십을 하는 동안 이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터놓고, 노란리본 단원인 세월호가족들과 소통하며, 각자가 생각하는 연극을 점차 만들어가게 됩니다.

 

 

특히 방황하는 청춘들의 고민과 세월호참사의 이야기를 함께 이야기 하는 시도는 분명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극단은 탄탄한 대본과 연기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사실 세월호참사에 대해 예술로 엮어내는 과정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명확히 진상규명이 되지도 않았고, 유가족의 슬픔과 고통은 계속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세월호참사의 이야기를 쓸 때에는 윤리적인 고민이 뒤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과연 어디까지 이야기 할 수 있을까? (혹은 없을까?)

제가 본 극 ’봄맞이일지‘는 이런 윤리적 고민의 테두리에서 벗어났기에 인상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세월호에 대해서 잘 모르는 청년들이 공모사업의 선정으로 세월호참사를 알아가고, 극단 노란리본과 함께 하는 과정을 다루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다큐멘터리라고 보기에는 극의 형태를 취했고, 연극의 형태를 취하기에는 다큐멘터리적인 면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슬픔의 시간에 함께 동행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극에 등장하는 세 명의 주인공 (희수, 은성, 성민)의 캐릭터와 이야기는 충분히 잘 들어났기에, 신선했습니다.

이런 독특한 극의 특성은 4.16가족극단 노란리본과의 협업 덕분에 빛을 바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동수 어머니인 김도현님, 수인 어머니인 김명임님, 애진 어미니인 김순덕님, 예진 어머니인 박유신님, 윤민 어머니인 박혜영님, 영만 어머니인 이미경님, 순범 어머니인 최지영님 일곱 어머니가 극 속에서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극은 극이 진행되는 현실의 시간과 인턴십이 진행되는 과거의 시간이라는 경계를 허물고, 현실로 다가오게 됩니다.

특히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의 이야기를 극의 형태를 빌려 들을 수 있었다는 점은 특별하였습니다. 극이지만, 극이 아닌 어머니들의 마음속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경험이었습니다.

 

청년 기자단 강현석 기자 글(전문) 보러가기

 

80분의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 그리고 인터미션이 없이 오롯이 80분 동안 소극장에서 관객과 소통하는 연극 봄맞이 일지. ‘세월호 10주기 문화예술 공모사업’ 공고를 보고, 어떤 연극을 올릴까 인턴십을 하는 과정까지의 이야기가 탄탄했는데요. 억지로 슬픔과 감동을 짜내려고 하지 않았고, 은은하게 밀려오는 감동과 웃음 요소가 인상 깊었습니다. 이 중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장면과 대사를 소개하려 합니다.

 

<기억교실과 몽환의 숲>

인턴십을 시작하기 전, 희수와 은성, 성민은 단원고 4.16기억교실을 찾습니다. 4.16기억교실은 아이들과 선생님을 그리워하며 추모하는 마음의 편지와 메모 등이 쌓이면서, 돌아오지 못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기억하는 공간으로 시작한 곳입니다.

이후 단원고 4.16기억교실은 4.16기억저장소 기록화 자료를 토대로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이 사용하였던 교실의 문틀, 문, 창틀, 창문, 천장텍스, 몰딩 등 교실 기록물을 그대로 경기도교육청4.16생명안전교육원 기억관 2층, 3층에 원형 복원하여 2021년 4월 12일 정식 개방한 곳입니다. 즉, 2014년 4월 16일 이전에 날짜가 멈춰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희수는 세월호참사 단원고 희생자 중 한 명인 3학년 6반 이영만 학생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랩을 잘 부르고 좋아했던 이영만 학생은 프라이머리, 다이나믹 듀오, 슈프림, 긱스, MC 스나이퍼의 랩을 즐겨 들었고 키네틱 플로우의 ‘몽환의 숲’을 잘 불렀다고 합니다.

2004년생인 희수는 키네틱 플로우의 몽환의 숲을 모르지만, 은성과 성민은 97년생, 96년생으로 몽환의 숲을 잘 아는 세대입니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저 역시 96년생으로, 몽환의 숲을 종종 불렀었죠.

여기서 성민은 이렇게 말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같은 노래를 불렀고, 같은 음악을 들었을 것”이라고. 이 장면이 제게는 크게 와닿았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이전, 우리는 같은 시대를 살았던 친구였을 테니까요. 연극은 이러한 물음을 던지고, 키네틱플로우의 몽환의 숲을 들려주며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하늘에 날린 아드레날린 하나도 화날 일 없는 이곳은 그녀와 나 파랑새만이

육감의 교감으로 오감 따위는 초월해버린 기적의 땅 쉿! 몽환의 숲”

<엄마니까, 그냥 하는거야>

연극은 본격적으로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의 삶을 보여줍니다. 본업과 다양한 역할 사이에서 연극을 놓지 않는 엄마들. 엄마들끼리 서로 다투기도 하지만, 총 다섯 편의 연극을 올리면서 사람이 없어도, 엄마들은 무대에 오릅니다.

그 모습을 본 성민은 “왜 연극을 하게 됐냐고” 말합니다. 그러자. 엄마는 말합니다.

“엄마니까, 그냥 하는거야.”

여기서 엄마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함께 연극에 참여했던 엄마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들이 아이들 이야기하는 건 당연한 거잖아.” / “그래도 해야지, 이 엄마들이랑 다 같이 하니까.” / “우리 애들, 이렇게 예쁜 애들이라는 거 보여주고 싶었으니까.” (중략)

 

80분의 러닝타임이 훌쩍 지나간 연극 봄맞이 일지. 봄맞이 일지는 뮤지컬 빨래와 참 닮아있었습니다.

우리의 삶을 이야기 한다는 것, 그리고, 은은한 감동과 여운을 남긴다는 것.

그래서, 단순 공연으로 그치지 않고, 봄맞이 일지가 계속 무대에 올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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