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재 기자
지난 7월 20일, 4·16재단 1층 커뮤니티홀에서 진행된 <나무로 전하는 세월호 가족들의 이야기- 4·16 목공소 목공예교육 작은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세월호참사 희생자 가족과 지인, 후원자를 대상으로 개최된 이번 전시회는 수강생 14명의 작품, 그리고 4·16 목공소 목공예품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나무로 전하는 세월호 가족들의 이야기’로 목공예품을 통해 연상되는 이야기, 그리고 이를 매개로 방문객에게 전하고 싶은 짧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었습니다.

*참여작가 명단
고이경(건우엄마), 김미옥(호진엄마), 김정화(빛나라엄마), 박강은(현정엄마), 박성미(서우엄마), 박유신(예진엄마), 송미점(선균엄마), 유성은(예은동생), 이미숙(현진엄마), 이미영(지인엄마), 이보영(보미언니), 정은영(보미엄마), 정의찬(예진동생), 지영희(지아엄마)
커뮤니티홀 곳곳에 빵도마와 그림이 놓여 있었습니다. 빵도마는 목공예 교육과정 중 가족들이 가장 먼저 제작한 작품으로 아이들과의 음식 관련 회상과 바람이 그대로 담겨져 있었습니다.
‘지인이가 좋아했던 달콤한 허니브레드’, ‘서우가 좋아했던 카레’, ‘성인이 되면 누나와 함께 먹고 싶었던 치킨과 피자, 그리고 ‘술 한잔’, ‘예진이가 좋아했던, 같이 먹고 싶은 아이스크림’ 등 과거 가족들이 일상에서 즐겼던 추억들, 그리고 훗날 같이 먹고 싶었던 음식들을 빵도마 위의 그림으로 표현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작가 중 작품 그 자체만을 전시하기 바라는 의견이 있어 곳곳에 그림 없는 도마가 놓여져 있기도 합니다.)


빵도마 옆에는 ‘독서대’ 작품이 놓여 있었습니다. 느티나무 소재의 독서대로 언뜻 보면 모양이 다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제각각 개성이 넘치는 공예작품들입니다.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하고 싶어했던 호진이, 배우를 꿈꿨던 예진이 등 당시의 꿈과 소망을 담은 상징적인 책을 독서대 위에 두어 한번 더 아이들을 기억하고자 했습니다.


전시회 현장에서 정은영(2-9 이보미 엄마), 박유신(2-3 정예진) 두 어머니께 4·16희망목공소 활동에 참여한 소감을 여쭤보았습니다.
자식과 같이 활동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딸(희생자 이보미학생 친언니)하고, 아들(희생자 정예진학생 남동생)과 함께 목공소에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자식과 함께하는 기쁨이 컸고, 동참해준 아들, 딸에게 감사합니다. 무언가를 같이 했다는 그 시간 자체로 의미가 있었습니다.
작품을 만드는 데 평균 1~3주가 걸렸습니다. 나무를 다루는 데 익숙한 아버지들과 목공소 활동가들과는 다르게 저는 공구를 포함한 목공활동이 조금은 서툴었지만, 배우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말그대로 작은 전시회였지만, 일상에서 세월호참사를 한번 더 기억하며 4월 16일을 잊지 않을 수 있게 다시금 우리에게 충분한 계기와 의미를 주는 전시회였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