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재단 청년 기자단 5기 박지은님과 조수연님과 김정현님의 글을 동시 기재하였음을 알립니다.
2025 고잔동 마을걷기 ‘같이 걷자’ 프로그램의 첫 시작을 함께했습니다. 안산시선부종합복지관에서 주관하는 이 프로그램은 12일(토요일),13일(일요일),15일(화요일) 10-12시, 13시-15시, A,B코스로 나눠 진행됩니다. 매년 이맘때 참가비 없이 참여 가능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저는 4월 12일 토요일 10시에 진행된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고잔복지센터 쉼과힘 (집합장소) – 4.16기억전시관 – 소생길, 우드벽화 – 단원고등학교 코스로 이어지는 코스에서 고잔동의 역사와 단원고 학생들의 생전 이야기를 들으면 함께 걸었습니다.

그 길에서 만약을 다시금 생각해보며, 그들이 살아있었을 적 걸었던 길을 걷는 경험을 통해 지역사회 속 아이들의 모습을 다시금 그려내볼 수 있었습니다. 가족 단위의 참여자부터, 친구들과 함께 온 참가자 등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그 길을 함께 걷는 모습은 이 행사의 의미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잔복지센터 쉼과힘에서 출발하여 4.16 기억전시관까지 길에서는 곶’ 안쪽에 있는 마을이라는 뜻의 ‘고잔리’에서 온 이름의 유래를 설명해주시며, 함께 걸었습니다.

걷다보니 건물 3층에 위치한 4.16 기억전시관(단원구 고잔동 인현중앙길 38)에 도착했습니다.

오늘의 일일 해설사로 와주신 2학년 7반 하재강 학생 어머님께서 진행해주신 해설을 들었습니다.


왼 – 천장 기억함 / 오 – 메시지 전달하는 지관
전시관이 있는 건물에 사라진 pc방이 생전 단원고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던 곳이여서, 장소가 선정되었다는 이야기와, 천장에 있는 기억함, 입구에 있는 지관에 붙은 선생님과 학생들의 사진 그리고, 거기에 쓰여있는 숫자가 미수습, 생존, 희생 학생 수가 쓰여있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마련된 포스트잇
그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마련된 포스트잇에 적어 메시지를 남길 수 있다는 이야기를 같이 전해주셨습니다.


천장 속 기억함에는 부모님들이 직접 기증한 기억 물품이나, 캐리커쳐 사진이 있었습니다. 기억함 뒤에는 희생자 이름이 쓰여있어,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중 김범수 학생의 기억함 속에는 만원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부모의 품에 돌아온 김범수 학생 주머니에 있던 돈이었다고 합니다. 아이들 개개인마다의 다양한 사연이 담긴 기억함을 보니, 그들의 생전 모습이 연상되어 눈물을 멈출 수 없이 눈시울이 붉어진 채 그 장소안에 남겨졌습니다.

5살 정도로 보이는 한 아이가 전시관 속 한 작품을 보며 부모님께 “갇혔다”라는 뜻을 물어보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왜 이 사건이 일어나야만 했을까에 대해 게속 생각해보게 되는 아이의 물음이었습니다.
아이가 보던 작품 외에도 다양한 각 벽면에 전시되어있으니, 방문 후 관람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청년 기자단 박지은 기자 글(전문) 보러가기
고잔동 마을 걷기 프로그램은 2024년,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4·16재단과 함께 시작됐습니다. 지난해에는 약 120여 명의 주민이 함께 고잔동을 걸었으며, 가족·친구·직장 동료 등 다양한 구성원이 참여했습니다. 특히 4월에는 세월호 참사를 기리며 고잔동을 수놓은 벚꽃까지 감상할 수 있어, 지역 주민들에게 더욱 특별한 시간으로 남습니다.
이처럼 4월은 고잔동 주민들에게 의미 있는 달입니다. 지역을 찾는 시민들도 많아지면서, 고잔동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우리 동네’를 알리기 위한 마을 걷기 프로그램이 올해로 두 번째 운영됐습니다.

걷기의 출발점은 고잔복지센터 쉼과힘입니다. 이곳은 2014년 9월 개소한 이후, 세월호 유가족과 지역 주민 사이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해오고 있습니다. 매년 ‘기억 꽃집’, ‘기억의 연주’, 그리고 마을 걷기 프로그램이 주요 활동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올해 마을 걷기는 ‘정(情)’을 주제로 했습니다. 첫 번째는 ‘여정’, 두 번째는 ‘과정’, 마지막은 ‘우정’입니다. 참가자들은 이 세 가지 키워드를 따라 고잔동의 기억과 일상, 그리고 연대를 함께 걸었습니다.

■ 고잔동을 돌며, 기억을 따라 걷는 ‘여정’
첫 번째 여정은 고잔복지센터 쉼과힘에서 출발해 4·16 기억저장소를 거쳐 단원고등학교까지 이어졌습니다. 참가자들은 인이어 해설기를 착용한 채, 지역과 세월호의 흔적이 서린 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길을 따라 도달한 곳은 단원고등학교 주변의 통학로입니다. 이 길은 2015년 10월 16일, ‘소중한 생명길’이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고잔동 마을길 중 하나인 이 길은 누군가에게는 ‘기억과 약속의 길’, 다른 이에게는 단순한 ‘학교 가는 길’로 불리며, 저마다의 기억을 담고 있습니다.
‘소중한 생명길’은 마을의 슬픔을 기억하고 희망을 되새기기 위한 공동의 노력에서 시작됐습니다. 고잔동 주민과 단원고 학생들의 이야기를 모아, 공통된 기억을 벽화로 표현했습니다. 벚꽃 아래의 설렘, 여름의 뜨거운 고민, 가을 단풍 아래의 추억, 졸업과 미래에 대한 희망 등 평범하고 소중한 일상이 담겼습니다.


청년 기자단 조수연 기자 글(전문) 보러가기
우정 1
소생길을 지나 좌측으로 돌면 11주기를 추모하는 단원고등학교 앞에 도착하였습니다. ’우정‘이라는 키워드로 시작하는 단원고에서의 투어는 이 곳이 참사를 어떻게 기억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안전교육 주간 운영‘이라 적힌 현구막이 걸린 단원고등학교 정문이다.

현수막이 있다. 내용은 ’세월이 흘러도 우리 마음속에 희망과 기억은 언제나 반짝입니다. 2025 세월호 참사 11주기 일시 2025년 4월 16일 9시 50분부터 10시 50분까지 함. 2교시에 해당함. 장소 단원고등학교 단원관

노란 바람개비가 즐비해 있다.
단원고 안에 위치한 노란고래는 2018년에 설치된 이래로 추모공간으로서 열려있습니다. ’노란 고래의 꿈’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조형물은 희생자 304명을 품는다는 의미로 제작되었습니다.

노란 바람개비가 길을 이루고 있고, 조그만 하게 고래 꼬리가 보인다. 우측에는 설명판이 있다. 내용은 ‘4·16 세월호참사 추모조형물, 본 조형물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과 선생님에 대하여 추모의 뜻을 기리고, 희생자들의 못다 이룬 꿈을 실현하고자하는 소망을 담아 교육적으로 형상화하여 제작하였습니다. 건명: 4·16세월호참사 추모조형물 제작 및 설치, 설치기간 2018년 6월 25일부터 2018년 10월 31일까지, 발주자 단원고등학교, 작품명 노란고래의 꿈 디자인(공모전선정) 최명환 김주현, 시공사 ㈜ 두테크
참여자들은 고래의 품으로 들어가 그 의미를 되새기는 과정을 가졌습니다.

참가자들이 고래 조형물 안에서 살펴보고 있다.
조형물 앞에 위치한 희생자 이름을 바라보면서 추모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좌측) 4.16세월호참사 추모자 명단이 있고 하단에는 ’선배님들과 선생님들의 안타까운 희생을 영원히 기억하며 희망으로 꽃피우겠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우측) 참여자들이 추모자 명단을 보고 있다.
우정 2
바깥 활동을 마무리하고 체육대회를 위해 안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우천으로 인해 운동장에서 체육관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오히려 친밀하게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었습니다. 추모는 엄숙하다는 관점을 넘어, 아픈 시간을 건강한 상황으로 승화시키고자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는 점이 참여자에게 인상적이었습니다. 미리 나눠두었던 청팀, 백팀으로 본격적인 운동회를 시작하였습니다.

참가자들이 좌우로 팀을 나눈 채 직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참여자들이 앉은 채 박수를 치고 있다.
첫 번째, ‘몸으로 말해요’는 한 문장을 보고 안전한 상황을 유추하는 게임입니다. 참가자들이 열심히 참여하는 모습에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이번에는 승부를 가리기 힘들 정도로 박빙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좌측) 안전밸트가 적힌 글자를 보여주고 있다.
(우측) 참여자가 본인이 본 글자를 다음 사람에게 설명하고 있다.
두 번째, ‘2인3각’은 함께 발을 맞춰 안전 사회로 나아가자는 뜻을 지녔으며, 마지막에 바람개비를 잡고 ‘함께 기억하고 함께 행동하는 우리!’라고 외치는 팀이 승리한 것이었습니다.


(좌측) 양 팀이 2인 3각을 할 준비를 하고 있다.
(우측) 2인3각을 하는 팀이 코너에서 서로 패스하고 있다.
협동심을 발휘해서 빠르게 도착한 백팀이 두 번째 승리를 가져갔습니다.

우승을 한 팀이 노란 바람개비를 든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마지막 ‘박 터트리기’는 안전 사회와 관련된 키워드를 박을 터트리고 재빨리 맞춰야 했습니다. 누구보다 빠르게 박을 터트린 두 팀은 안전한 날을 위해 같이 걷자는 박 속에서 재빨리 키워드를 맞추는 저력을 보여주었습니다.

터진 박에서 ‘안전한 날을 위해 같이걷자’라는 현수막이 늘어져 있다.

참여자가 터진 박에서 맞는 문장으로 맞추기 위해 글자룰 보고 있다.
백팀은 ‘11년 기억, 일상 속의 안전’, 청팀은 ‘기억이 머무르는 고잔동‘이라는 문장을 만들었고, 미세하게 빨랐던 청팀이 승리를 가져갔습니다.

글자를 맞춰서 ’11년 기억, 일상 속의 안전‘으로 바닥에 두었다.

청팀이 ’기억이 머무르는 고잔동‘ 글씨를 다섯 명이 두 세 개씩 들고 서있다.
온 정
동점을 얻은 청·백팀 참가자들은 게임을 잘 마무리한 뒤, 마지막 행사가 있는 시나브로 카페로 이동하였습니다. 학교 본관 옆에 붙어있는 카페에 도착한 이들은 이전에 주문한 음료를 받으며 자리에 착석하였습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에 근무하였다가 최근에 돌아온 김덕영 선생님은 기억저장소에 대한 소개 영상 이후, 해당 카페에 대한 설명으로 말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동안 소외된 지역 사회에 대한 지원을 위하여 운영을 시작하였으며, 카페는 학교와는 별개의 조직으로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주민 누구든 이름 등을 기입하여 방문증을 발급 받으면 평일 주간이라도 카페에 올 수 있으니, 많은 관심과 방문을 부탁한다는 점도 말씀하였습니다.

김덕영 선생님이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설명 이후 한 명을 제외하고 일반인으로 구성되고 플루트 등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본 뒤에 행사는 마무리되었습니다. 대화와 강의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다른 단위의 많은 방문객이 단원고를 방문해서 이 참사를 추모하고 기억하고자 하였습니다. 11주기에도 연령 등을 막론하고 다양한 이들이 각자의 마음가짐으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자 한 것이 와닿았습니다.
해당 프로그램에 참가한 어린이들은 이전에도 세월호 참사를 들어본 적이 있다면서, 사람들이 배를 타다 안타깝게 명을 달리한 것이 슬펐지만, 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기억할 수 있어서 뜻깊었다는 소회를 밝혔습니다.
전국적으로 많은 이들에게 기억에 남은 세월호 참사를, 고잔동과 그 동네가 품은 기억으로 다시 생각해보는 건 많은 이들에게 뜻깊게 남을 것입니다. 11주기 속 고잔동은 여전히 차분하게, 때로는 즐겁게 이 기억을 간직할 것입니다.
청년 기자단 김정현 기자 글(전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