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5일, 4.16꿈숲학교 앞마당은 이른 아침부터 축제 분위기로 흥겨웠습니다.
꿈숲학교가 만든 첫 어린이 청소년 축제 <지구 오락실>이 열리는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2023년 5월 꿈숲학교가 문을 연 후, 세월호 부모님들은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초대해서 신나게 놀 수 있게 해보자는 꿈을 꿔왔는데,
가정의 달을 맞아 드디어 <지구 오락실>이라는 이름으로 축제를 열게 된 것입니다.
대형 노란리본 옆으로 무대가 설치되고,
가족들이 모이는 대기실과 공방 컨테이너 앞으로 체험 부스가 차려졌습니다.
비 예보 때문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피크닉 분위기를 연출할 수는 없게 되었지만,
이 날 행사는 어린이를 동반한 400여 명의 시민이 방문해 성황리에 진행되었습니다.
꿈숲 음악회, 어린이와 관객의 마음을 모두 사로잡은 다양한 색깔의 공연 열려
풍물마당 터주 – 사자춤&풍물공연
백다나 – 동요, 애니메이션OST 음악공연
노립 – 스트릿 댄스 공연
쑈하우 – 마술&버블 공연
풍물마당 터주의 신명 나는 풍물공연으로 흥겨운 축제의 막이 올랐습니다.
경쾌한 꽹과리 소리와 맑은 태평소, 북, 장구가 어우러져 관객들의 흥을 한껏 돋웠고,
사자춤이 시작되자 아이들이 몰려와 사자의 꼬리를 흔들며 격하게 반가워 해주었습니다.
사자춤 공연은 단순히 관람에만 그치지 않고 관객들이 사자탈을 직접 쓰고 춤출 기회도 주어져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인기 있는 공연이었습니다.
맑은 목소리를 가진 ‘백다나’ 가수의 동요, 애니메이션 OST 노래를 따라 부르며 동심에 흠뻑 빠져들었다면,
뒤이어 ‘스트릿걸스파이터’로 알려진 댄스팀 ‘노립’이 나오자 객석의 열기가 뜨거워졌습니다.
댄스팀의 화려한 몸놀림에 어린아이들은 동경하는 눈빛으로 감탄을 연발했고, 힘찬 박수와 환호로 화답한 멋진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쑈하우’의 마술버블쇼는 공연의 진미를 보여줬습니다.
특히 큰 장대를 이용해 만든 다양한 크기의 비눗방울을 만들어내는 쇼는
비눗방울 놀이를 좋아하는 어린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눈에도 진기한 광경이었습니다.
꿈숲 체험 – 세월호 가족과 함께하는 공예체험과 비즈공예 키링 체험
불 안쓰는 컵케익과 그림책 만들기
<지구 오락실>을 위해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의 동아리 중
4.16공방, 4.16가족나눔봉사단, 4.16목공방, 꽃마중 부모님께서 참여해주셨습니다.
세월호 부모님들은 평소에도 어린이, 청소년들과 만남을 아주 소중하고 뜻깊게 생각하시는데,
이번 행사가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앞마당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어린이·청소년축제라서 그런지 들뜬 모습이었습니다.
공예 활동은 참사 이후 엄마, 아빠들이 아무것도 하고 있지 못하고 있을 때
아이들이 돌아오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열중했던 일 중 하나입니다.
지금은 재능 아닌 재능이 되어 청소년들과 시민들을 만나는 수단이자
여전히 스스로 마음의 안식처가 되는 활동입니다.
손으로 사부작사부작 만들기 좋아하는 어린이들과 엄마들이 옹기종기 둘러앉아
엄마 선생님들의 얘기에 귀 기울이며 만들기를 하고,
완성된 작품을 보고 기뻐할 때 세월호 엄마들의 얼굴에도 흐뭇함이 피어납니다.
세월호 가족 공예체험 외에도 비즈를 이용한 키링 만들기 체험에도 많은 분이 참여했습니다.
꿈숲학교 실내에서는 스크래치 엽서를 이용한 그림책 만들기와 불 안 쓰는 컵케익 만들기가 진행됐습니다.
특히 컵케익 만들기는 예쁘고 다양한 꾸미기 재료들이 많아서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축제에 빠질 수 없는 다디단 솜사탕과 팝콘 무료 나눔
체험부스 옆에서는 팝콘과 솜사탕 기계가 하루종일 바쁘게 돌아가며 사람들을 유혹했습니다.
오늘만은 맛있는 팝콘과 솜사탕이 공짜! 맛있는 간식 나눔은 봉사단 어머님이 수고해주셨습니다.
눈도 호강하지만, 입도 호강하는 그야말로 복이 제대로 터진 날이었습니다.^^
꿈숲 마당에 펼쳐진 꿈숲 놀이터
자유롭게 그려봐 – 꿈숲 캔버스, 마음대로 쌓아봐 – 우리들의 건축
신나게 뛰놀자 – 에어바운스, 보물 찾기와 꿈찾기 미션
<지구 오락실>은 무대를 포함한 마당 전체가 아이들의 놀이터였습니다.
에어바운스에서 신나게 뛰어놀다가도 보물찾기 시간이라는 사회자 안내가 들리면
무대 앞으로 쪼르르 달려나가 행사장 곳곳에 숨겨놓은 보물을 찾기도 하고,
바닥에 아무렇게나 그림을 그리고, 마음대로 상자를 쌓아보며 상상력을 펼쳐보기도 했습니다.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열린 생명안전퀴즈대회
비 예보 때문에 행사를 단축해서 진행했지만,
얄궂게도 빗방울은 참여자들의 마음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점점 굵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생명안전퀴즈대회는 자전거와 헤드셋 등 고급 경품이 달려있어서인지
비가 오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참여자들의 열기가 매우 뜨거웠습니다.
생명안전퀴즈대회 1등이 된 안도연(일동)씨는
“자전거를 타기 위해 굉장히 공부를 많이 했다”고 우승 소감을 밝히며
“가족협의회에 몇 번 와보기는 했지만 꿈숲학교 행사는 처음이라 궁금하기도 하고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세 자녀를 데리고 참가했는데, 프로그램이 아주 재미있었다”고
참가 후기를 말해주었습니다.
이 날 자녀들과 행사에 참여한 또 다른 시민도
“공연, 체험, 놀이프로그램 모두 좋아서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어 감사했다”며
“아이들이 다음에 또 가자고 할 정도였다”고 말해 꿈숲학교 프로그램에 높은 기대를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