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재단 청년 기자단 5기] 다큐〈리셋〉관람 및 관객과의 대화 “우리는 왜 아직도 묻는가”

2025년 7월 5일, 노원구에 위치한 ‘더숲아트시네마’에서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리셋> 공동체 상영과 관객 대화 모임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단순한 영화 관람을 넘어, 세월호 참사를 각자의 기억 속에서 다시 떠올리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참석자들은 “기억해야 한다는 말이 막연하게 느껴졌는데, 영화를 보며 그 말이 진짜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영화 〈리셋〉, 참사 이후 10년을 되짚는 다큐멘터리

 

〈리셋〉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로, 배민 감독이 약 9년에 걸쳐 제작했다. 참사 당시 현장을 생생히 기억하는 감독은 ‘왜 구조하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하고자 이 작품을 만들었다. 한국과 캐나다를 오가며 제작된 이 영화는, 단순히 기록을 넘어 진실을 향한 끈질긴 시선과 시간을 담고 있다. 런던 프라임 국제영화제 장편다큐멘터리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해외에서도 주목받았다.

 

카메라는 ‘아이들의 형제자매’에 머문다

〈리셋〉은 유가족뿐 아니라, 구조자, 시민, 관계자, 그리고 참사로 희생된 이들의 형제자매에 집중한다. 특히 어린 형제자매들이 겪은 상실과 변화, 그리고 어른들이 애써 외면한 진실을 카메라에 담으며 관객의 심장을 두드린다. 감독은 “아이들의 형제자매 이야기를 많이 넣으려고 했다”고 밝히며, 그 시선이 이 영화의 중심축임을 강조했다.

 

“왜 갑판에 아무도 없었을까?”

영화 감상 직후 열린 대화에서 가장 먼저 나온 말은 ‘충격’이었다. 대부분의 생존자가 선원과 승무원이었고, 학생들은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사실에 큰 분노와 슬픔이 뒤따랐다. 특히 선장이 가장 먼저 도망쳤다는 장면에선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참석자는 “선장과 승무원들이 거의 다 도망쳤다는 게 너무 충격적이었다”며, “내가 만약 그 안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이게 정말 11년 전 일인가 싶다”며, “시간이 지났다고 잊혀질 일이 아니라는 걸 새삼 느꼈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그때 언론 보도를 그대로 믿었다”

상영 이후 이어진 대화에서는 언론 보도에 대한 아쉬움도 공유됐다. 한 참석자는 “그날 뉴스를 통해 ‘전원 구조됐다’는 소식을 듣고 안도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전했다. 당시 잘못된 정보가 많은 혼란과 혼동을 불러일으켰다는 이야기가 오갔고, 참석자들은 이를 통해 ‘기억’과 ‘사실에 기반한 기록’의 중요성을 되새겼다.

 

 

교육은 있지만 ‘실질’은 없다

참사 이후 생존 수영 교육이 강화됐지만, 실질적인 준비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문제의식도 공유됐다. 한 참석자는 “학교에서 생존 수영을 배운다고 해도 정작 실습은 없이 이론으로만 끝나는 경우가 많다”며 “물놀이 수준에 머무는 교육으로는 위기 상황에 대비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입시 중심의 교육 시스템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학교는 여전히 안전 교육보다 수업 진도를 우선시한다”는 비판과 함께 “생명과 안전은 교육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책임 없는 11년, 그래서 더 기억해야

“정말 11년이 지났나 싶다.” 행사에 참석한 대부분의 시민들은 “시간이 이렇게 흘렀는데도 아직 진상 규명도, 책임자 처벌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이 서로를 의심하고 갈라지게 된 시기가 시작된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참사를 기억하고 애도하는 이들을 향해 부정적인 낙인이 찍히던 분위기, 그리고 그 속에서 시민들이 점차 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된 과정까지 함께 되짚는 시간이었다.

 

 

“기억은 실천이다”

이날 대화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기억’이었다. 참석자들은 “잊지 않기 위해 영화를 보고, 이야기 나누는 이 시간이야말로 실천”이라고 입을 모았다.

끝으로 참석자들은 “기억을 잊지 않도록, 일상 속에서 자주 말하고 묻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가 자주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리셋> 상영과 대화 모임은,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있는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지역 공동체가 함께 기억하고 나누는 자리였다. 어쩌면 ‘기억’은 혼자서는 버거운 일이지만, 함께라면 조금은 덜 외롭고,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희망도 함께 나눈 날이었다.

 

청년 기자단 최유정 기자 글(전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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