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재단 청년 기자단 5기] 무엇이 우리 아이들을 잃게 했는가 – 7.18공주사대부고 병영체험학습 참사 12주기 희생학생 추모의 날

4·16재단 청년 기자단 5기 박지은님과 이재국님의 글을 동시 기재하였음을 알립니다.

 

7.18공주사대부고 병영체험학습 참사는 2013년 7월 18일 학교 체험학습의 일환으로 사설 해병대캠프 훈련에 참가했던 공주사대부고 학생 5명이 바다에 빠져 희생된 사건을 일컫는다. 그 당시 미흡했던 이후 대처와 더불어 안전 수칙조차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으며 무면허 상태의 교관들은 훈련이라는 명목하에 학생들을 구명조끼도 없이 거센 물살 속으로 밀어내었다.

후속 조치 또한 더뎠기에 실종된 5명의 학생들은 순서대로 인근 수면에서 발견되었다. 공주사대부고에서 그 이후 추모의 날 행사를 진행하며 그 날을 기리고 있다.

추모식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되었다. 식전행사(챔버 오케스트라, 추모 영상 시청, 추모 시화전), 개식사, 국민의례/묵념, 대표학생의 추모시 낭송, 추모사, 장학금 전달식, 학생안정권리현장 낭독, , 헌정가, 57회 동문 대표 인사, 유가족 대표 인사, 폐식사 순으로 이어졌다.

 

 

식전행사는 교내 학생과 교사가 함께 만든 영상과 함께 교내 자율동아리인 오케스트라에서 연주를 진행하며 시작되었다. 그들의 사진이 지나가는 영상 속 모습이 그 나이대의 밝은 웃음과 즐거움, 그리고 끼가 보여 더욱 슬펐다. 그들이 살아있었더라면 사회에서 어떠한 역할로 또 누군가를 위해 살아내고 있었을 모습이 그려지며, 그런 귀한 학생들을 잃었어야 했던 부모님의 심정까지 느껴지며 속상한 감정안에서 나 또한 침식되었던 듯하다.

 

참여한 내빈 소개 후 개식사가 진행되었다. 참사 후 12년이 지난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기억하고 있으며, 사회 속 안전규범과 규칙이 보장되어야 할 가장 큰 이유는 이처럼 희생된 피해자가 있기 때문이란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공주사대부고에서는 매년 교내안전의식고취 백일장을 진행한다. 올해 최우수 입상작을 받은 3학년 이소현학생의 본인의 시인 ‘백야’ 를 낭송해주었다. (시 전문은 기사 글 마지막 참고)

 

이어진 추모사에 이어, 유가족분들께서 그날을 기억하고 함께 슬퍼하기 위해 만든 장학금을 재학생에게 전달하였다. 이준영 장학금 2명, 오성 장학금 5명 총 7명의 학생들이 상을 수여받았다. 자녀들의 삶의 열정과 희망을 이렇게 전달하고 싶으셨던 부모님이 마음이 느껴진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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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공주사대부고 학생회장인 김성재 군 또한 학생안전관리 헌장을 낭독하며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사회의 모습, 교육 현장에서 학생의 안전보장에 대한 고려점에 대해 생각하길 바란다.

오늘날 학생은 태풍, 지진, 화재, 교통사고, 전염병뿐만 아니라

학교 폭력, 가정 폭력, 각종 유해 환경으로부터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

사고는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것을 깊이 인식하고

학생의 권리와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와 기관, 단체 그리고 학교와 가족은

안전 관리에 앞장서 노력하여야 하며 국민 모두는 스스로 적극 참여하고 협력하여야 한다.

1. 국가 공공기관 단체 그리고 모든 국민은 학생의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 교육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

2. 학교 및 생활 조용 시설과 체험학습장 그리고 상설 위험 지역은 안전 수칙 및 안전 표지 설치를 의무화하고 위험 요소를 사전에 제거하도록 노력한다.

3. 안전 점검의 날 및 안전 관리 현장 실천 주간를 운영하여 안전 의식을 제고하고 관련 행사 추진을 의무화하여 안전 관리를 강화하도록 한다.

​학생회장 2학년 김성재 군 – 학생관리 헌장

 

가장 마음 아프고, 그리고 사건 피해자이기도 한 57회 졸업생 동문 또한 방문하여 추모사를 진행하였다. 그들이 기억하는 그들의 모습이 13년전에 멈춰있다는 점은, 대표를 맡아 추모사를 진행해주었던 졸업생 대표 강우승님의 “존재하는 것 자체가 너무 익숙하다 못해 의식조차 하지않았던 그들이 사라진 빈자리가” 라는 구절에서 마음속에 가장 크게 와닿았다.

이러한 사회적 참사가 가장 마음 속에 크게 남아있는 이유는 예방할 수 있었기에, 그리고 이후 대처가 신속하지 않았기에, 그 이후 누구도 책임지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하나의 목숨은 제일 소중하고 가치있고, 존중받을만한 존재이다. 사전에 예방하고 방지해야, 잃지않아도 될 우리 생명을 지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백일장 최우수를 받았던 백야 전문을 남긴다.

나는 너 없는 지구의 여름을 버티고 있다

별들조차 파도에 차여 흩어지는 밤

네 습기찬 이름을 입에 물고 하루를 녹였다.

애틋한 말엔 수명이 없어서

내 혀끝에 엎질러진 소금기 같은 말들과

슬픔을 짜내고 남은 말은 탈수된 끝없는 고백이었다

그만하고 싶지만 아직, 또

한겨울 바다가 다 얼지 못해서

어떤 여름은 끝나지 않는다

열망할 시간이 남지 않았을 때

여름의 진창 한가운데에 있을 때

수면이 솟아오르고 무수한 반짝임 속 뒤척임이 느껴진다

그날의 시간은 흘러가지 않고, 천천히 발광했다

남은 건 체온이 아니라 잔광이었다

소밀은 늘 백야처럼,

백야, 이소현

 

 

청년 기자단 박지은 기자 글(전문) 보러가기

 

 

 

학교 한 구석에는 다섯손가락이라는 추모관이 설립되어 있다. 다섯 아이들이 꿈꿨던 미래, 그리고 당시의 상황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바로 옆에는 학교 복도와 연결되어 있어 공주사대부고 학생들은 이곳을 오고가며 선배들의 희생을 잊지않고 있다.

 

‘시대를 뛰어넘는 안전 명언’

참사가 반복될 때마다 나오는 안전에 대한 중요성,

단 한줄이지만 모두가 새겨넣어야 할 문구가 아닌가 싶다.

​이 날 다섯손가락 추모관을 구경하던 중 이번 추모제에 함께 자리해주신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의 주현이 어머님을 만났다. 4·16청년기자단 명찰을 유심히 바라봐주시고는 ‘우리 재단에서 오셨구나’ 하며 좋아해주셨다.

그에 용기를 내어 혹시 합창단에서 ‘너를 보내고’ 라는 노래를 하시지 않았느냐 물어보니 어떻게 그 노래를 아직도 기억해주고 있냐며 울컥하시면서도 너무나도 좋아해주셨다. 분명히 나도, 어머님도 겉모습은 그 당시보다 세월이 지났지만, 그때를 회고하는 우리의 속마음은 평생 그 세월이 지나지 않을 것이다.

 

 

청년 기자단 이재국 기자 글(전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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