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재단 청년 기자단 5기] 세월호 기억 전시회 <그리다, 봄>

6월 10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제1전시관에서 세월호참사 기억 전시회 <그리다, 봄>이 개최되었습니다. 14일까지 5일간 계속되는 전시회는 ‘일하는 사람들의 도자공예모임 토닥’이 주관하여 ‘안산민예총’의 후원과 ‘4·16재단’의 지원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전시회에는 모두 34명의 예술가들이 작품을 출품했고, 도자공예, 캘리그라피, AI아트, 사진, 그림 총 5가지 종류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전업 작가의 작품 뿐만 아니라, 공모를 통해 시민 작가들도 참여하여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고 마음을 나누는 일에 함께 해주셨다고 합니다.

 

전시회 오프닝 행사에서는 사회적협동조합 아코드 소속 두 성악가의 추모곡 공연이 있었습니다. 성악가 박태수 테너, 이지희 소프라노가 ‘가을 꽃’, ‘꼭 돌아오리’, ‘꽃피는 날’, ‘천개의 바람이 되어’ 등 위로를 전하는 노래 네 곡을 들려주셨습니다.

[작품]

1. 캘리그라피

 

 

“세월호로 떠난 이들을 품고 살아가는 그분들 마음속에 나비의 날개짓 같은 위로를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떠난 이들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남겨둔 부탁을 이루리라는 다짐을 캘리그라피로 표현하였습니다.”

배선주 작가 「날아가길」

 

“아팠던 그날을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을 잊지 않도록 사람들에게 캘리그라피라는 작품으로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날의 아픔을 미래를 이끌 아이들과 함께 이어가기를 바라는 마음과 남은 세상을 향한 빛이 되어 비추어져 있음을 알려주고 싶었고, 이제는 우리에게 현재와 미래의 희망의 빛임을 기억하자는 마음으로 작품을 만들어보았습니다.”

​이선영 작가 「우리의 봄」

 

참여작가 : 해닮평화문화예술협회 – 배선주 이서영

 

2. 그림(캔버스)

 

좌 : 박일훈 작가님 / 우 : 류연복 작가님

 

“다시 아픈 기억을 상기시키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잃은 아이들을 만나고 싶어서 바닷가에 가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서 파도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게끔, 또 파도를 보면서 잊지 않고 과거의 좋았던 추억들을 떠올리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렸습니다.”

박일훈 작가 「세월호 기억바다」

 

“바다의 상징인 고래가 밤하늘을 헤엄치는 모습은 304명의 생명이 이룰 수 없게 된 꿈을 대신 품고서 하늘의 별이 된 아이들에게 인도해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류연복 작가 「고래의 꿈」

 

참여작가 : 경기민족미술인협회(경기민미협) – 류연복 이오연 박일훈 이윤엽 이주영 차진환 정세학 김경지

 

 

​3. 도자공예

 

 

이재용 작가 「기억의 메아리」

작품 설명에 따르면, 해당 작품들은 사회적 참사에 대한 기억과 추모, 그리고 진상 규명의 염원을 담은 작품이라고 합니다. 특히 ‘기억의 메아리’라는 제목의 작품은 블루투스 스피커 기능이 내장된 도자기 형태의 예술 오브제로, 소리를 통해 과거의 아픔을 현재에 기억과 약속을 환기시키는 실험적인 시도였다고 합니다.

 

박미령 작가 「기도」

세월호 참사 당시 작가님의 자녀는 고1이었는데 현재 28세 싱그러운 청춘으로 살아가고 있는 딸을 보면 세월호 아이들이 생각난다고 합니다. 그 아이들이 살아있더라면 얼마나 이쁘고, 활기차고, 행복해하며 살까? 상상을 하면 가슴이 아팠고, 그래서 해당 작품은 하늘나라에서 즐겁게 잘 지내고 있기를 기도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참여작가 : 일하는 사람들의 도자공예모임 토닥 – 박미령 노정희 이재용 강점숙 박혜원 지덕림 서수정

 

4. 사진전

 

 

“우리가 잊고 있었던 일반인 희생자에 대한 이야기와 구조과정에서 도움을 주다 희생되었거나 그것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도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지워버리려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너무 낳다는 사실에 놀랐고 이들을 포함해 모든 이들이 이 참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여, 다시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기획전시에 참여하게 되었다.”

지덕림 작가 「그 봄날 이르지 못한 여정」, 「그 봄 이후 잊지말아야 할 기억」

 

“우리는 그런 이웃이 될게요. 여기 모인 촛불들이 하나둘 사그라드는 때가 오더라도 우리는 가장 나중까지 불을 밝히는 가장 질긴 이웃이 될게요. (중략) 외롭다고 느껴질 때 조그맣지만 따스한 그런 이웃이 될게요.”

최선희 작가 「기도하는 마음」

 

참여작가 : 사진창작 활동모임 비춤 – 송민아 안진수 최선희 지덕림

 

5. AI 아트

 

서성미 작가 「열한 번째 문」

작품설명에 따르면, 세월호 11주기를 맞아, 시간의 깊이에 따라 겹겹이 쌓인 감정의 층위를 시각화했다고 합니다. 작품 속 비상문은 단순한 출입구가 아니라, 각기 다른 감정 즉, 멈춤, 분노, 침묵, 연대, 희망 등의 결을 품은 정서적 진입구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관람자로 하여금, 문을 ‘여는’ 행위를 통해 물리적 통과가 아닌 감정적 통과를 경험할 수 있다고 합니다.

 

“기억은 머무는 것이 아니라 흐르는 것”

서성미 작가의 「열한 번째 문」 설명 중

 

참여작가 : AI 아티스트팀 –

권택현 박누리 박옥구 신재균 정미영 윤효진 석윤희 서성미 전혜경 정태화 조성윤 정희철 홍은화

 

[후기]

 

화가는 그림으로, 도예가는 도자공예로, 사진작가는 사진으로, 성악가는 노래로.

저마다 도구는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저는 ‘함께 기억하자’는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세 가지 작품을 소개드리며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순서대로 이주영 작가님의 「이태원 세월호」, 지덕림 작가님의 「그 봄날 이르지 못한 여정」, 그리고 앞서 소개했던 서성미 작가님의 「열한 번째 문」입니다.

 

“너무나 닮았다. 이태원 참사와 세월호 참사는… 세월호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안전불감증에 무지하고 무책임한 정권과 공권력은 시민의 안전에 무감했다. 세월호의 상처는 진실이 채 밝혀지기도 전에 이태원으로 더 깊이 패였다. 다시 세월호다. 잊혀지면 제2, 제3의 이태원으로 깊은 생채기가 날 것이므로.”

이주영 작가님 「이태원 세월호」

 

「이태원 세월호」는 이태원 참사와 세월호 참사 각각의 현장을 파스텔로 한 폭에 담아낸 작품입니다. 작가는 반복되는 참사들 간의 닮은 점을 지적하며 진실규명의 시급함과 시민안전에 대한 민감성을 공유하지 않는다면 또 반복될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이전부터 유사한 참사들이 발생할 때마다 마음이 아프고 답답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닮았기 때문에 서로의 아픔에 공감하고 함께 목소리를 내는 유가족 분들의 모습이 대단하면서도 감동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덕림 작가님의 「그 봄날 이르지 못한 여정」은 그 제목처럼 참사가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참사 희생자 분들이 여행할 수 있었던 제주의 모습을 담아낸 사진입니다. 이 작품이 기억에 남았던 이유는 작가님의 시선이 여행에 들뜬 아이들의 시선에 이입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생성형 AI로 만든 작품이라는 것도 신선한 장르라고 느꼈지만 그 중에서도 서성미 작가님의 「열한 번째 문」은 다른 작품과 달리, 노란 리본, 노란 나비, 배, 바다 등의 상징적인 이미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점이 시선을 끌었습니다. 무엇보다 참사가 있은 지 1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오면서 유가족 분들이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정서를 표현한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청년 기자단 오수연 기자 글(전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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