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재단 청년 기자단 5기 최유정님과 조수연님의 글을 동시 기재하였음을 알립니다.
지난 8월 14일 목요일 저녁, 성동구 왕십리로에 위치한 헤이그라운드 서울숲점 10층에서 ‘쓰다_재난 상황,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글쓰기’ 프로그램 수료식이 열렸다. 이 프로그램은 4.16재단과 사회적협동조합 빠띠가 함께 진행한 ‘재난약자 안전보장 사업’의 일환으로, 재난 상황에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글쓰기와 기록 활동을 목표로 했다.
강연으로 시작된 저녁
수료식은 사단법인 무의 홍윤희 이사장의 강연으로 시작됐다. 홍 이사장은 ‘지하철 교통약자 환승지도’와 ‘모두의 1층 프로젝트’로 알려진, 장애인 이동권과 접근성 개선 분야의 활동가다. 그는 강연 초반 우리 사회 속 물리적 장벽을 구체적인 사례로 제시했다. “전국 편의점 중 경사로가 설치된 곳은 3.7%뿐”이라는 수치는 현장을 술렁이게 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접근 가능한 공간이 많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재난 상황뿐 아니라 평소에도 장애인이 접근조차 하지 못하는 곳이 많다는 설명이었다.
또한 한국의 재난 대응 체계가 장애인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미국·영국·일본의 사례를 비교했다. 그는 통합 매뉴얼, 장애 유형별 대피 지침, 지역 기반 조력 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일본이 지자체·기업·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방재 시스템을 갖춘 점과, 미국이 재난관리청(FEMA)에 장애인 당사자 팀을 두고 경험을 매뉴얼 개선에 반영하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밝혔다.
“재난은 누구에게나 오지만, 대응은 모두에게 같지 않습니다.약자를 배려하지 않는 대피 계획은 재난 속에서 누군가를 포기한다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프로젝트의 여정과 성과
이번 ‘쓰다’ 프로젝트에는 17명이 신청해 15명이 완주했다.참가자들은 약 두 달간 강연, 워크숍, 팩트체크 활동, 글쓰기 모임 등을 거쳐 총 11편의 글을 완성했다. 주제는 재난 속 장애인의 대피 문제, 시설 접근성의 현실, 일상 속 불편과 불안,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 제안까지 다양했다.
일부 글은 공개 직후 400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다른 매체와 라디오에서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 모든 글은 향후 보고서에 실려 더 많은 이들에게 공유될 예정이다. 빠띠 측은 9월 중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어 참가자들의 글과 기록을 바탕으로 정책 제언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또한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에게 재난약자 대책을 요구하는 캠페인도 진행할 예정이다.
수료식의 주인공들
강연 후 수료증 전달식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차례로 호명돼 무대 앞으로 나와 수료증을 받고 기념 촬영을 했다. 표정 속에는 뿌듯함이 묻어났다. 참가자들은 짧지만 진심 어린 소감을 전했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활동하면서, 일상의 공간이 얼마나 비장애인 중심으로 설계됐는지 깨달았다.”
“매뉴얼뿐 아니라, 시설 개선과 현장에서 함께 움직일 사람이 필요하다는 점을 느꼈다.”
“재난 안전과 장애 인권을 연결해 생각해볼 수 있었고, 앞으로 정책 제안에도 참여하고 싶다.”
“프로젝트 덕분에 여름을 특별하게 보냈다. 평생 기억에 남을 것이다.”
참가자들의 발언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난 점은 ‘재난 대응은 매뉴얼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인식이었다. 현장에서 함께 움직일 사람과 평소부터 훈련된 커뮤니티의 존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이 강조됐다.
청년 기자단 최유정 기자 글(전문) 보러가기
법률은 있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장애인복지법, 편의증진법 등 여러 법률이 존재하지만 선언적 수준에 머무르거나 절차가 복잡해 보조기기 지원조차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해외 사례는 분명한 교훈을 줍니다. 미국은 9·11 테러와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겪으며 장애인 재난 대응의 필요성을 절실히 깨닫고, 장애인 심층 면접을 통한 제도 개선, 비상 통신망 강화, 대피 훈련 의무화 등 구체적 조치를 시행했습니다. 일본은 지진과 쓰나미 같은 대규모 재난에 대비해 J-ALERT 조기 경보 시스템, 내진 설계 의무화, 정기적인 대피 훈련을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며, 특히 고령자와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대피 체계를 강화했습니다.
한국 역시 선언적 법률을 넘어 실행 가능한 대응 체계를 마련하고, 장애인 당사자가 직접 참여하는 매뉴얼과 접근 가능한 인프라,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 현실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시점입니다. 약자를 먼저 지키는 사회가 결국 모두를 지키는 사회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수료식에서는 지난 두 달간의 여정을 돌아보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17명이 신청해 15명이 끝까지 완주했고, 참가자들은 강연, 워크숍, 팩트체크 활동, 글쓰기 모임을 거쳐 총 11편의 글을 완성했습니다. 주제는 재난 상황에서 장애인의 대피 문제, 시설 접근성의 현실과 한계, 일상 속에서 겪는 불편과 불안,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 제안까지 다양했습니다. 완성된 글들은 단순한 체험담을 넘어 사회가 놓치고 있는 목소리를 기록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쓰다’ 프로젝트는 글쓰기를 통해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기록하고 확산하는 실험이었습니다. 이번 성과는 우리 사회가 앞으로 재난 안전을 논의할 때 장애인을 비롯한 다양한 취약계층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환기시킵니다.
무엇보다 글이 곧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고, 앞으로도 이러한 시도가 이어져 더 많은 목소리가 사회 곳곳에 스며들기를 기대하게 합니다. 글이 힘을 발휘하는 순간, 우리는 재난 앞에서도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사회’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청년 기자단 조수연 기자 글(전문) 보러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