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재단 청년 기자단 5기] <4·16의 봄> 제3차 안전문화스쿨, ‘기억과 약속의 길’

5월 10일 토요일 1시, 안산시 단원구에 위치한 단원고4.16기억교실에서 「4·16의 봄」 제3차 안전문화스쿨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안전문화스쿨은 단원고4.16기억교실을 기점으로 하여 단원고 추모조형물, 4.16기억전시관, 4.16가족협의회 이렇게 총 네 코스를 순례하는 ‘기억과 약속의 길’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기억과 약속의 길’ 진행 코스

 

4.16기억교실

 

코스1. 단원고4.16기억교실

 

첫 번째 코스는 단원고4.16기억교실(이하 ‘기억교실’)입니다. 이곳은 참사 때 희생당한 단원고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생활의 흔적을 그대로 보존한 교실과 교무실이 있습니다. 그래서 기억교실에 반입이 제한되는 물건들이 몇 가지 있는데 1층 데스크에 물건을 잠시 맡길 수 있습니다. 꿈쟁이들은 임경빈 학생 어머니와 한고운 학생 어머니의 안내에 따라, 먼저 희생자 분들을 위한 묵념을 하고 교육영상을 시청했습니다.

 

 

이후, 어머니의 인솔 하에 2층으로 향했습니다. 먼저 교무실에 들어서면 2014년에 머물러 있는 선생님들의 자리를 볼 수 있습니다. 돌아오지 못한 열두 분의 선생님 자리에는 한 명 한 명의 이름이 기입된 이름표가 달려 있었고, 생존하여 돌아오신 두 분의 자리에는 이름표가 없었습니다. 각 자리 위에는 환하게 웃는 얼굴의 사진과 출석부, 2014학년도 교무일지, 2015학년도 자습서 등이 그대로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이들을 그리워하는 롤링페이퍼를 담은 파일과 그곳을 방문한 사람들이 글을 남기고 갈 수 있는 ‘사랑해’라는 책자가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2학년 교실입니다. 교실은 교무실과 달리, 각각의 교실에 있는 앞문, 뒷문, 창문, 스피커, 에어컨, 선풍기 등을 기존 단원고 2학년 교실에서 그대로 가져와 원형복원 시켰다고 합니다. 교실 곳곳에는 아이들의 손때가 지워지지 않도록 영인본(원본을 사진 촬영해, 그것을 원판으로 하여 과학적 방법으로 복제한 책)으로 보관되는 자료들은 만져볼 수 있습니다. 비닐로 씌워진 물건은 아직 영인본 처리가 되지 않은 자료들이니 함부로 만져서 훼손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참사 당일, 수학여행에 갔던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은 총 10개의 반이고 그 중 특히 4반은 ‘진상규명반’이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아직까지도 밝혀지지 않은 진실과 가려지지 않은 책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날의 진실을 잊지 않기 위한 유가족들의 필사적인 투쟁의 흔적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임경빈 학생의 책상 위에 놓인 경빈 어머니께서 직접 수집하신 구조방기 관련 자료와 박수현 학생의 책상 위에 놓인 수현 아버지께서 저술하신 「4·16 세월호 사건 기록연구」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오는 21일, 경빈이 사건과 관련하여 항소재판이 열린다고 합니다.

 

꿈쟁이들은 희생된 아이들의 자리에 앉아 아이들 사진, 꿈이 적힌 글을 조용히 응시하거나 방명록에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또 어느 꿈쟁이는 앞 게시판에 붙은 수업시간표를 보면서 학생들한테 가장 재밌는 요일은 언제였을지 추측해보기도 했습니다.

 

코스2. 단원고등학교 추모조형물

 

두 번째 코스는 단원고등학교입니다. 단원고는 기억교실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학교 입구에서 체육관을 지나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언덕 위에 노란 고래조형물이 전시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고래조형물은 위에서 보면 노란리본 모양이지만 옆에서 보면 고래 모양을 띱니다. 노란 리본은 ‘사랑하는 사람의 무사 귀환을 기다림’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그 유래는 미국전쟁에 나간 남편을 기다리며 그 부인이 나무에 노란 끈을 묶어놓은 것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추모조형물과 학생들의 학번과 이름이 적힌 추모비는 유가족 분들이 목소리를 내어 세워졌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4.16생명안전공원도 부모님들의 요구로 참사로부터 10년이 훨씬 넘어서 올해 공사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코스3. 4.16기억전시관

 

세 번째 코스는 4.16기억전시관(이하 ‘기억전시관’)입니다. 단원고에서 도보 7분 거리에 있는 기억전시관까지 가는 길에는 예쁜 벽화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이는 ‘세월호 참사 이후, 마을의 슬픔을 기억하고, 희망을 찾기 위해’ 고잔동 마을주민과 단원고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입니다.

 

‘소중한 생명의 길. 2015년 10월 16일. 마을 길 중 이 길을 소중한 생명길로 선포한다. 어떤 주민은 ‘기억과 약속의 길’로, 누군가에게는 ‘학교 가는 길’이기도 한 마을 길이다.’

 

 

계단을 올라 기억전시관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희생자 분들의 사진이 붙은 종이 지관입니다. 지관의 뚜껑을 열면, 편지함이 되어 메모지에 작성한 편지를 넣어 전할 수 있습니다.

 

전시관 안쪽은 천장에 도자기 지관으로 이루어진 300여 개의 지관이 붙어 있습니다. 지관 안에는 희생된 학생들과 선생님 얼굴이 그려진 그림과 유품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 중 만 원짜리 지폐가 담긴 지관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수학여행 전에 부모님이 주신 용돈이었습니다. 부모님께서 젖은 옷 속에 그대로 있는 지폐를 다림질하여 넣어두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벽면에는 시민 분들이 시대상황을 풍자하거나 희생자 분들을 애도하는 메시지를 담아 직접 제작한 문학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또 바닥에는 ‘ㅅ’ 자 모양의 두 개의 의자가 놓여 있습니다. 이 의자의 제작의도는 이 반듯하지 않은 의자에 앉았을 때 느껴지는 불편함으로부터 기울어진 배 속의 아이들을 한번이라도 더 상기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라고 합니다.

 

 

코스4.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마지막 코스는 기억전시관으로부터 걸어서 20분 거리에 떨어진 (사)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이하 ‘가족협의회’)입니다. 이곳으로 향하는 길에는 4.16생명안전공원 부지도 지나가며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가족협의회는 희생자 부모님들 뿐만 아니라 생존자 부모님, 잠수사, 일반인들까지 포함하여 피해자들이 함께 설립하여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가족협의회는 사무처 아래 진상규명사업, 추모사업, 회원조직사업, 대외협력사업 크게 네 가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꿈쟁이들은 강당에 둘러앉아 태민 학생 어머니, 호성 학생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간단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 내가 내 자식을 학교 가면은 아무소리 하지 말고. 미움 받을까봐. 선생님이 말하면 네 선생님, 무조건 네네 하게 하고 어른이 말하면 따지고 묻지도 못하게 네 그런 식으로 이상한 교육 방식을 저부터가 시키고 있었고요. (중략) 미용실을 19년 정도 했었는데 태민이를 떠나보내고 나서 도저히 미용실을 할 수가 없었어요. 19년을 태민이 머리는 제가 해줬겠죠. 남자아이들 (머리를) 만지면 그때의 모습이 또 떠오르고 그 다음 성인이 됐을 때의 모습을 또 생각하게 되고 그런 것들이 너무 두려웠던 것 같아요. (중략) 여러분도 망설이지 말고 하고 싶은 거는 어디서든 꼭 하는 학생으로 성장해줬으면 좋겠어요.”

이태민 학생 어머니

 

참사가 있은 후로, 태민이 어머니는 가족협의회 공방에서 일을 하고 있고, 추모부서에서 팀장으로 생명안전공원 건립 등의 추모사업을 진행하고 계십니다. 특히 4.16 공방은 시민 분들의 위로로 시작된 사업입니다. 집에 있으면 떠나보낸 아이들이 생각나서 밖으로 나온 부모님들이 평생 잊을 수 없는 아픈 기억이지만, 바느질이라도 좀 해서 그 순간만큼이라도 잠시 잊을 수 있도록 함께 바느질을 하며 시간을 보낸 것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공방 자체 전시회도 열고 유리공예, 양모펠트 등 다양한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고 합니다.

 

 

꿈쟁이들의 소감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연대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Ted x WabuHS 윤서빈)

 

“세월호 참사 유가족 분들의 마음을 공유 받을 수 있어서 의미 있었습니다. 이제는 가치 있는 용기를 내고 주장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조금 더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Ted x WabuHS 이의혁)

 

“이러한 활동과 이야기를 자꾸 하는 목적이 뭐냐고 물어보세요. 다신 일어나면 안되니까요.” (라온디어 박정환)

 

“순례길을 돌면서 그곳에서는 안녕하길 바라는 수많은 친구들이 생겼고, 지금 우리 세대, 그리고 다음 세대가 언제나 안녕하길 바라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라온디어 박상욱)

 

“기억과 약속의 길을 걸으면서 안산은 좋은 마을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뭔가 슬픈 일이 있었고 그런 슬픔을 간직한 도시이기도 하지만 도시 공간 곳곳이 섬세하기 잘 가꿔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앞으로 안산이 슬픔의 도시라고 기억되기 보다는 안전과 생명의 도시로 더 많이 기억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모영조 이지안)

 

청년 기자단 오수연 기자 글(전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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