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재단 청년 기자단 5기] 청춘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안전한 사회, 4.16의 봄 안전문화스쿨

4·16재단 청년 기자단 5기 이준하님과 이재국님의 글을 동시 기재하였음을 알립니다.

 

여름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6월 28일, 안산시 상록구에 위치한 보노마루 소극장에서 ‘4.16의 봄 안전문화스쿨’이 진행되었다. 이날 행사에는 4·16재단의 2025년 청소년·청년 안전문화활동 지원사업 ‘4.16의 봄’에 선정된 청소년과 청년들이 참석했다.

 

오후 1시 30분부터는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의 <별망엄마> 무대가 펼쳐졌다.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은 세월호참사 피해 가족들로 이뤄진 극단으로, 2015년 10월 연극모임으로 출발해 2016년 3월 정식으로 창단되었다. 이후 <그와 그녀의 옷장>(2026~2017)을 처음 무대에 올려 <이웃에 살고 이웃에 죽고>(2017~2019), <장기자랑>(2019~2021), <기억여행>(2021~2023) 등 다양한 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별망엄마>는 바다로 나간 남편을 기다리던 아내가 결국 산이 되었다는 안산 ‘별망산’ 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세월호참사 이후 지역 사회가 겪은 아픔과 상처를 위로하고 치유하고자 기획된 작품이다. 극단 동네풍경에서 2015년 4월에 첫 공연이 진행되었으며, 10년 만에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에서 세월호 엄마들이 직접 무대에 오르게 되었다.

 

작품은 고깃배를 타고 먼바다로 나간 아들 대복이를 기다리는 한 어머니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대복 엄마는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아들이 먼바다에서도 불빛을 보고 집에 찾아올 수 있도록 매일 산꼭대기에 올라 등불을 밝힌다. 하지만 등불을 보고 내려온 산짐승들로 인해 마을에 피해가 발생하자, 주민들은 점점 불편함을 호소하며 엄마에게 당장 불을 끄라고 요구한다. 그럼에도 엄마는 아들이 돌아올 길을 잃지 않도록, 꿋꿋이 등불을 지킨다.

 

그러던 어느 날, 대복이와 함께 배를 타고 나갔던 동구가 혼자 살아 돌아온다. 대복 엄마는 무사히 돌아온 동구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복이는 살아 있는지 간절히 묻지만 동구는 아무 기억도 나지 않는다고 답한다. 아들이 무사히 돌아올 것이라는 희망을 품었던 엄마는 동구의 말에 다시금 깊은 슬픔에 잠기고 만다. 동구 엄마는 “언제라도, 어떤 기억이라도 나면 꼭 말해달라”고 말하며 그날 이후로도 계속해서 등불을 끄지 않고 계속 아들을 기다린다.

 

이날 이후 동구는 종종 대복 엄마를 찾아온다. 집안일을 돕고, 말벗이 되어주며, 그렇게 대복이의 빈자리를 조심스럽게 메워간다. 하루는, 동구가 생전에 대복이가 자신에게 건네주었던 신발 한 켤레를 들고 엄마를 찾아온다. 그러고는 망설이다 조심스럽게 입을 연다. 지금까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던 건 사실 거짓이었으며, 자신만이 살아 돌아왔고 대복이는 끝내 돌아오지 못할 거라고 털어놓는다.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고개를 떨구는 동구를, 대복 엄마는 말없이 조용히 안아준다. 그러고는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며 따뜻한 위로와 함께 “정말 고맙다”는 말을 건넨다. 이내 대복 엄마는 대복이의 마음이 담긴 그 신발을 다시 동구의 발에 신겨준다.

 

계절이 바뀌고 겨울이 찾아와도, 대복 엄마는 여전히 산꼭대기에서 등불을 밝힌다. 그 모습을 본 마을 사람들은 점차 따뜻한 이불을 내어주고, 잡은 닭을 건네며 엄마의 곁을 지켜준다. 예전에 대복 엄마를 향해 “이제 그만 기다리라”고 말했던 한 주민은 아이를 낳고 나서야 엄마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며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하기도 한다. 동구 엄마의 기다림은 더 이상 동구 엄마만의 몫이 아닌, 마을 사람들 모두가 함께 품고 나누는 마음이 된다.

 

연극 후반부에는 대복이가 기다리다 잠든 엄마 곁을 맴돌며 노래하고 노는 장면이 나온다. 비록 대복이는 돌아올 수 없지만, 여전히 엄마 곁을 지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 마지막 장면에서, 산신령의 도움으로 대복 엄마는 바람을 타고 대복이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대복이는 자신이 잘 지내고 있으며 엄마가 밝혀준 등불 덕분에 마을이 언제나 환하게 잘 보인다고 전한다. 대복이의 밝은 목소리를 들은 엄마는 비로소 안도하며, 가슴 깊이 간직해온 그리움을 담아, “너무 보고 싶다”는 말을 간절히 전한다.

 

 

<별망엄마>는 아들 대복이를 잃은 대복 엄마의 이야기를 통해, 소중한 이를 잃은 이들이 슬픔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끝없는 기다림과 애도의 시간을 견뎌내는 모습을 진정성 있게 담아낸 작품이다. 대복 엄마 곁을 지켜준 마을 사람들과 산신령들의 존재를 통해, 깊은 아픔과 고통이 결코 혼자의 몫이 아니며,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따뜻한 위로로 보듬어주는 공동체의 온기 속에서 조금씩 치유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청년 기자단 이준하 기자 글(전문) 보러가기

 

 

 

세월호 유가족 엄마라고 해서 특별한 것도 아니다. 생김새도 그렇고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길 걷다가 흔하게 볼 수 있는 이웃 아줌마, 가끔 친구네 놀러가면 살갑게 맞이해주는 내 친구의 엄마이다.

 

그런 우리들의 엄마가 이렇게 아이들을 위해 연극 할 수 있다는 점을 우리들뿐만 아니라 본인 스스로도 가장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그 누구의 배우가 아닌, 아이들을 위한 배우라는 점이 인상깊다.

질문. “극 중 등불은 무엇을 표현한 것인가요?”

“부모의 마음이며 자식이 어디를 나가서 들어오지 않으면 뜬눈으로 지새며 돌아오기를 바라며 등불을 켜놓은 모습이다. 극 중 어느새 마을사람들도 모두 등불을 켜고 응원하는 모습이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지금까지도 함께하고 있는 시민분들의 긍정적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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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연극을 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정말 어쩌다가 하게 되었다. 2015년에 유가족분들과 인문학을 공부하던 중, 연극프로그램을 통해 참여를 하고 계속해서 유가족분들과 함께 연대하고 싶은 마음에 연극에 참여하게 되었다.”

질문. “연극의 내용 특성상 할수록 아프고 힘들 것 같은데 오히려 코믹하게 재해석하는 것이 일부러 관객들을 배려한 포인트인지 궁금합니다.”

“아무리 코믹하게 연극해도 관객들이 배려차원으로 웃지 않고 무겁게 보는 경향이 있다. 과연 희생자 엄마 앞에서 웃어도 되는지 생각하는 게 있지만, 그걸 해소하기 위해서 일부러 코믹하게 연출하는 편이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는 우리끼리 울고 무겁게 느꼈지만 오히려 본인들이 무겁게 느끼면 관객들도 더욱 무겁게 느낄 것이고 따라서 조금이나마 무거움을 해소하고자 해학적으로 표현했다.”

“연출가도 자신이 쓴 대본을 어머님이 자신도 모르게 피식피식 웃을 때가 가장 안심이 되고 좋았던 순간이었다. 어떻게든 어머님들이 먼저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생활을 마련해주고자 연극을 연출하게 되었다.”

질문. “이번 연극을 통해서 가장 전하고 싶었던 메세지는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연극을 통해서 세월호 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연극을 준비하면서 계속해서 세월호 한가운데에 머물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딸은 세월호 사건에 멈춰있어 우울하기에 그만하고 엄마의 일상을 사는 것이 어떠냐고 묻기도 한다.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이에게 너무 미안하기 때문에 그만두지 못한다. 노란리본 활동을 하는 것이 아이에게 미안함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대본을 보며 울기도 많이 울었지만 코믹적인 부분을 하고 공연을 하다보면 조금이나마 무뎌지는 것도 있다.

 

 

연극이 끝난 후, 관객으로 참여한 꿈쟁이들은 ‘안전문화스쿨’이라는 슬로건 아래 전국 각지에서 매달 모여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자신들이 겪은 다양한 경험을 서로 나누는 시간을 가진다. 이 모임은 단순히 이론적인 교육에 그치지 않고, 각자의 실생활에서 안전과 관련된 사건이나 사고를 공유하며, 그것을 예방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을 찾고자 하는 참여자들의 열정이 돋보인다. 꿈쟁이들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을 다른 이들과 공유하며, 더 나아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사회와 학교에서도 안전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자 노력한다. 이 과정에서 서로 다른 나이대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안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의지를 다진다.

 

 

​안전문화스쿨 꿈쟁이들은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뿐만 아니라 20대 청년층, 심지어 고려인 친구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참여하며, 그 속에서 안전에 대한 청년층들의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이 프로그램은 여러 계층과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이들이 모여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안전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하였다. 각기 다른 나이대와 배경을 가진 참가자들이 함께 교육을 받으며, 안전에 대한 실질적인 지식과 실천 방법을 배우고, 이를 생활 속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토론을 펼쳤다.

 

특히, 청년층은 안전문화에 대한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 지역사회와 학교에서의 안전 수칙을 강화하고,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안전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와 같은 다양성 있는 참여는 프로그램을 더욱 풍성하고 의미있게 만들었다.

 

청년 기자단 이재국 기자 글(전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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