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재단 청년 기자단 5기] 7월 안전문화스쿨 : 기후위기와 인권, 그리고 안전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지난 19일 토요일, 7월 안전문화스쿨이 4·16재단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안전문화스쿨은 성공회대학교 조효제 명예교수님을 초청하여 교수님의 강연과 꿈쟁이들의 활동발표, 그리고 그룹활동이 차례로 진행되었습니다.

[조효제 교수님의 강연]

 

강연의 주제는 기후생태의 위기, 인권, 안전이었습니다. 다음은 강연을 요약한 내용입니다.

 

지구는 ‘열탕화’ 중… 생명권을 위협하는 기후위기

2050년까지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억제하자는 국제 목표는 이미 흔들리고 있습니다. 2024년 기준, 지구는 벌써 1.55도 상승했습니다.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 보일링의 시대(Era of Global Boiling)가 도래했다”고 경고했고, 언론은 이를 ‘지구 열대화’를 넘어 ‘지구 열탕화’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구 자체가 아니라 생명과 인권이 깃든 ‘생물권’의 붕괴를 의미하며, 인류의 존엄과 권리조차 보장받기 어려운 상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후위기가 곧 인권문제인 이유… 기후불평등과 생명권 붕괴

기후변화는 생물권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에게 발생하지만, 그 피해는 불평등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여름에 에어컨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사람들과 전기요금이 두려워 냉방을 포기하는 에너지 빈곤층의 대비는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생물권은 사과 껍질처럼 얇고 연약한 지구의 피부와 같으며, 그 붕괴는 곧 생명권을 위협하게 됩니다. 유엔은 “인권은 건강한 생물권에 의존한다”고 밝히며, 기후위기를 더 이상 자연재해가 아닌 인권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국가의 의무와 동시에 국제적 의제로 떠오른 기후-인권

국가는 시민 참여와 정보 제공 등 절차적 의무를 수행함과 동시에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에너지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실질적 의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최근 기후위기를 인권문제로 명시하며 대한민국정부에게 의견표명을 했고, 청소년들이 제기한 ‘탄소중립법 헌법소원’도 기후 정의 실현의 시작점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한 미첼 바첼레트 유엔인권최고대표은 인권의 세 가지 위협으로 기후위기, 생물다양성 상실, 공해와 독성물질을 꼽았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이전까지 환경문제로만 바라보는 시각이 있었지만 이제는 국제적으로도 공식적으로 기후위기로부터 보이지 않는 인권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것입니다.

“건강한 환경권리는 모든 인권의 토대이다. 생명이 살 수 있는 지구가 없으면 다른 권리들읜 그저 종이에 적인 글자에 불과하다.”(데이비드 보이드 유엔 인권-환경특별보고관)

기후위기의 두 얼굴… 재난과 일상의 위기

기후위기는 한편으로는 산불과 홍수 같은 급성 재난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천문학적 재난비용, 노동문제, 아동인권문제, 이주문제 등 만성적인 사회문제를 동반하고 있습니다. 초대형 산불의 복구 비용은 지자체 예산을 뛰어넘고 있으며, 특히 건설근로자나 택배종사자는 혹서 속에서 작업권과 생명권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아동청소년은 기후플레이션과 주거위기 속에서 미래를 빼앗기고 있고, 기후로 인한 이주, 범죄, 사회적 갈등의 증가는 기후와 인권의 연결성을 다시금 조명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후보험, 재난예측 AI, 도시숲 조성 등 미래 진로 영역도 새롭게 열리고 있습니다.

 

[교수님과의 질의응답]

 

대학교 자체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문제도 심각한데, 학생들이 학교측에 요구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을까요?

우려되는 부분은 아직까지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친환경에 관심이 부족하고, 심지어 학교 당국도 환경이슈에 대한 무지 혹은 무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학교와 학생이 모두 상생할 수 있는 건설적인 방안을 모색해보는 것이 중요할 것인데, 예를 들면, 교내 태양광 발전기 설치, 현재 성공회대학교 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공정무역제품을 판매하는 자연드림 생협카페 같은 것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또한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방안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우려되는 점은 어떤 인권문제에 대해 마치 마니아층이 형성되는 것처럼 해당 이슈에 관심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교류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Chat GPT처럼 AI의 발전과 활용도가 높아질수록 기후변화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AI 활용과 기후환경 보존 및 보호 사이에는 딜레마가 존재합니다. 이미 확산되어 유용하게 쓰이는 도구를 하루 아침에 안 쓸 수도 없고… 최대한 상업화 과정에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안이 있겠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이슈에 문제의식을 갖춘 민주시민이 늘어나야 합니다. 그래서 이게 과연 옳은 방향일까? 에너지 덜 쓰는 방향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런 질문을 계속 묻고 답하는 과정이 계속 이어져야 합니다.

 

 

​[팀별 활동보고]

 

A그룹의 대불산단 팀 활동보고 모습

 

팀 대불산단(A그룹)은 3년째 꿈쟁이로 함께하고 있는 팀으로, 현재는 이주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팀명은 국내에서 외국인이 다섯 번째로 많은 지역인 전남 영암 지역의 한 산업단지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고 합니다. 팀 대불산단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직접 17명의 이주노동자를 찾아가 인터뷰를 했지만 그들은 하나같이 보호장비 하나 없는 작업환경과 비가 와서 홍수가 나든, 폭염이 찾아오든 생계를 위해 출근할 수 밖에 없는 고용불안정, 싼 인건비 등 차가운 현실에 맞닿아 있었다고 합니다.

영화 제목이 ‘고리’인 이유는 인터뷰 중 한 노동자가 한 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대불산단은 사람이 죽는 곳이다.” 팀 대불산단은 매년 발생하는 재해 건 수, 사망자 수 등이 단순한 통계가 아닌, 실제 사람들의 죽음이 반복되는 현실을 직시하고 (영화로) 기록해야 함을 느꼈다고 합니다. 침묵은 또 다른 죽음을 허락하는 것과 같고 아직까지도 그 고리가 한 번도 깨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이후에 팀 대불산단은 세계인권의 날에 맞추어 2025년 12월 10일, 대불복합문화센터에서 영화를 상영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들은 문화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투지를 드러내며 어쩌면 정부에서 하고 있는 일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믿습니다. 또한 팀 대불산단에 맡겨진 과제는 영화로 이주노동자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고, 알리고, 변화를 촉구하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B그룹의 경기대학생기후행동 팀 활동보고 모습

 

경기대학생기후행동 팀(B그룹)은 대학생기후행동의 한 지부로, 2020년 10월 31일 출범식을 거쳐 인천대학생기후행동의 탄생을 기점으로 현재는 서울, 강원, 인천, 경기, 광주, 전북, 제주 지역에 지부를 두고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경기대학생기후행동은 올해도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펼치고 있습니다. 2월 11~12일, 한국외대 서울캠퍼스에서 새내기 교양대학생을 대상으로 기후위기 정책부스를 운영했으며, 6월 25~28일, 농민학생연대활동으로 농촌에서 직접 밭을 일구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올해 7월 말, 기후방범대 활동으로 산불피해 현장답사 및 주민대책위 간담회와 낙동강 현장 답사 및 안동 환경운동연합과 간담회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또 오는 9월 6일, 기후정의페스티벌도 예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학내 장기프로젝트로 리유저블컵을 비치하거나 플로깅 운동 등을 해왔고 올해 2학기에도 캠퍼스 내 인식조사와 회의를 거쳐 구체적인 활동계획을 구상 중에 있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플라스틱 샴푸용기 리사이클링, 기후환경과 관련된 독서모임 및 세미나를 열며 기조를 잇고 있습니다.

 

[그룹활동]

 

활동보고 이후에는 그룹별로 모여 강연에 대한 소감과 자신을 나타내는 혹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키워드를 하나씩 골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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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후기]

지금까지 나에게 보호해야겠다고 생각했던 인권과 환경은 서로 다른 영역이었다. 그리고 뉴스나 학교 수업에서 리사이클링, 생물다양성 감소, 공해 등의 이슈를 접하더라도 나의 주요 관심사 밖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하지만 조효제 교수님의 강연을 듣고서 지금까지 인권을 바라보는 나의 시야가 참 좁았음을 느꼈다. 눈에 보이지 않고 천천히 다가오는 만성적 인권침해.. 이미 지구에서 발생하는 여러 현상과 지표들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말하고 있는데 “기후위기로 생물권이 무너지면 인권이고 뭐고 없다”고 말씀하신 내용이 뇌리에 박혔다.

 

7월 안전문화스쿨로 벌써 꿈쟁이들과 세 번째 만남이다. 청소년 팀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 나이에 당장의 입시와 미래만 걱정했던 나의 학창시절과 달리, 4·16재단과 또 다른 꿈쟁이들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본인의 목소리를 내고 세상을 바꿔보려는 시도가 대견하고 한편으로 이 아이들이 미래세대의 주역이라는 생각에 안심이 되었다. 그리고 청년 팀의 활동을 관망해보면 영화면 영화, 캠페인이면 캠페인 … 각자의 자리에서 본인만의 방식으로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모습과 그것을 함께하는 커뮤니티가 부러웠다. 어느새 꿈쟁이들은 「4·16의 봄」 여정의 반 이상을 지나 오고 있다. 이 시점에서 그들 마음 속에 어떤 것이 남아있을까, 그들의 생각과 발 끝에서 세상도 조금씩 변하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청년 기자단 오수연 기자 글(전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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