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4.16가족협의회 대강당에서 <2026년 피해자 역량강화 사업 리더십 강좌> 3차 수업이 열렸습니다. 이번 강좌는 '노후를 위한 네 가지 자원'이라는 주제로 진행됐으며, 약 20명의 가족분들이 참석했습니다. 강의는 보람찬어르신센터 최보람 센터장이 맡아, 어르신 복지시설 현장에서 체득한 노하우를 나누었습니다.
이번 수업은 건강·관계·역할·경제(복지) 네 부분으로 구성됐습니다. 먼저, 304명의 세월호참사 희생자에 대한 묵념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본격적인 강의에 앞서 '노인'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지 각자 생각을 나누었습니다. 최 센터장은 어르신들과 생활하며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성숙'이라고 말했습니다. 신체적·심리적 위축을 겪더라도 각자에게는 고유한 역할이 남아 있으며, 노화 역시 성숙으로 나아가는 또 하나의 과정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의미였습니다. 이를 통해 노후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 덜고, 앞으로의 시간을 새롭게 계획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1부 <건강> 수업에서는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살펴보았습니다. 먼저 참석자들은 워크북을 통해 생애주기마다 겪었던 위기를 돌아보고, 그 경험을 있는 그대로 끌어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특히 성인 초기와 중년기, 노년기에 각자 이루고자 했던 일과 흔들렸던 순간, 그 과정에서 얻은 힘을 차례로 정리했습니다. 최 센터장은 생애의 위기는 실패가 아니라, 지금의 나를 만들어 온 '매개'가 될 수 있다며 참석자들에게 위로를 건넸습니다.
이어 건강을 지키기 위한 실질적인 노하우가 소개되었습니다. 핵심은 '근력'이 일상에서 가장 가까이, 또 꾸준히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최 센터장에 따르면 질환 자체보다, 낙상 이후 입원과 합병증으로 어르신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에 평소 벽 밀기와 같은 '저항운동', 단백질 중심의 식사를 통해 근력을 길러 두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참석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스쿼트를 함께 해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약을 정확히 복용하는 습관의 중요성도 함께 다뤘습니다. 올바른 약을 알맞은 용량으로 정해진 시간에 복용하고, 이를 기록하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내용입니다. 어려움을 겪을 때에는 전문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약물 치료를 받을 수 있으므로, 필요한 치료를 지나치게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당부도 이어졌습니다.
이후 강의실에서는 설명을 듣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몸을 움직여보는 시간이 마련되었습니다. 30초 동안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자신의 근력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각자 기록한 횟수는 현재의 상태를 평가하기 위한 점수가 아니라, 앞으로 자신의 변화를 확인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활용하도록 안내되었습니다.
이날 측정한 횟수를 워크북에 기록하고, 이후에도 주기적으로 다시 확인해보기를 권했습니다. 노년을 위한 건강 준비가 거창한 계획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 몸의 상태를 알아차리고 작은 움직임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는 의미였습니다.
"노년의 관계, 넓고 유연하게 준비하기"
건강에 이어 강사는 노년기의 삶에서 중요한 자원으로 '관계'를 이야기했습니다. 특히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가까운 관계의 수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자신만의 관계망을 살펴보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위해 워크북에서는 '호위대 모델'을 활용했습니다. 가장 가까운 사람은 역할이나 상황이 달라져도 곁에 남는 관계이고, 그다음은 직장이나 모임처럼 특정한 역할을 통해 이어지는 관계, 가장 바깥에는 산책길이나 카페 등 시간과 공간을 매개로 자연스럽게 만나는 관계가 자리합니다. 특히 가장 가까운 관계만을 의지하기보다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만나는 관계를 넓혀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관계에 이어 강사는 노년기의 역할과 경제적 준비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습니다. 강의 후반에는 워크북을 활용해 '내가 남기고 싶은 것'을 적어보는 시간이 마련되었습니다. 강사는 노년기를 무언가를 잃어가는 시기로만 바라보기보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쌓아온 경험과 지혜를 다음 세대에 전할 수 있는 시간으로 바라볼 것을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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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날 강의에서 말하는 '성공적인 노화'는 나이가 들어서도 모든 능력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삶에서 경험한 기쁨과 어려움, 잘했던 일과 후회되는 일까지도 모두 자신의 삶으로 받아들이고,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도 '나답게' 살아가는 것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두 시간의 강의에서 반복해서 등장한 것은 결국 기억과 관계, 그리고 내가 살아온 삶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남길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4.16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일 역시 이러한 삶의 태도와 맞닿아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강의의 마지막, 강사는 96세에 첫 시집을 낸 일본의 시인 시바타 도요의 시를 소개하며 이야기를 마무리했습니다. 늦은 나이에도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꺼내놓았던 시인의 삶처럼, 우리의 삶에도 아직 쓰이지 않은 다음 장이 남아 있을지 모릅니다. 이날의 강의는 노년을 준비하는 방법을 넘어, 지금까지의 삶을 어떻게 기억하고 앞으로 어떤 삶을 남길 것인지를 생각해보게 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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