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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영국 힐즈버러 인파사고 생존자의 편지…“재난 뒤 사회적 지지를”
언론 속 4·16재단
작성자
4・16재단
작성일
2023-10-30 11:22
조회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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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기사 내용
“이태원 1주기를 맞아 깊은 슬픔에 빠진 지금, 전세계 곳곳에서 저와 같은 사람들이 여러분을 생각하고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영국 재난참사 피해자 연대 ‘참사행동’(Disaster Action)에서 활동하는 앤 에어(59) 박사가 29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생존자와 한국 시민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사회학자인 에어 박사는 25살이던 1989년 4월, 영국 셰필드 힐즈버러 경기장에서 축구팬 97명이 압사하고 760명 이상이 다친 ‘힐즈버러 참사’에서 살아남은 뒤 재난 관리 전문가가 됐다.
에어 박사는 한국 시민들에게 “(유족 및 생존자들이) 타인의 보살핌을 비롯해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 등 사회적 지지를 받는 것은 재난 후 심리적 안녕에 큰 차이를 만든다”며 “특히 참사 1주기와 같은 기념일에는 이런 ‘기본’에 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
에어 박사의 편지는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은 이날 4·16재단을 통해 한겨레에 전달됐다. 에어 박사는 이태원 참사로 큰 상처를 입은 유가족·생존자와 한국 시민들에게 위로와 연대의 말과 함께 심리적 트라우마를 관리할 방법까지 조언했다.
에어 박사는 자신이 34년 전 느꼈던 충격과 정부의 잘못된 대처가 이태원 참사에서도 반복됐다고 했다. 그는 “이태원 참사는 힐즈버러 때처럼 제한된 공간에 매우 많은 사람이 밀집된 상황에서 군중 관리에 실패해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이라며 “이후 당국과 그곳에 가보지 않은 사람들은 책임이 없는데도 우리를 비난하고, 부정적인 이야기를 만들고, 책임을 전가했다”고 했다.
그는 “수많은 고통의 장면에 둘러싸여 있을 때, 사방에 공포가 펼쳐졌을 때, 삶과 죽음의 차이가 너무나 무작위였을 때, 다른 사람을 구했어야 했다고 느낄 때 죄책감이 들고, 그 생각을 멈출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며 “그 일을 통제하지 못한 것은 여러분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감정과 생각을 회피하지 않고 말하는 것이 트라우마 치유에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에어 박사는 “힐즈버러 참사 발생 후 지금까지도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 일이 나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이야기하는 것이 도움 됐다”며 “스스로 준비됐고 말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되, 그렇지 않더라도 괜찮다”고 했다.
끝으로 에어 박사는 일반 시민들을 향해 “치료사들도 도움을 줬지만, 장기적으로 저 스스로 죄책감을 이해하고 재난의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 묻는 일을 하도록 한 것은 대부분 ‘동료’였다”며 “이는 영국 모든 공직자에게 솔직함, 진실, 책임에 대한 법적 의무를 요구하는 법안(힐즈버러법)을 만드는 것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어 “비극을 이해하고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며 “이는 치유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에어 박사는 유가족·생존자들을 위한 트라우마 관리 지침문도 같이 보냈다. 이를 기사와 함께 싣는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러분이 선택할 수 있는 팁들과 제안들입니다. 그리고 트라우마 전문가의 조언을 박스 안에 담았습니다. 여러분 자신에 대한 전문가는 당신이에요. 무엇이 여러분에게 가장 좋을지는 스스로 알게 될 것입니다. (후략)
한겨레 / 고병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