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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의성·안동 산불 9개월, ‘피해 증빙’하다 검게 탄 가슴
언론 속 4·16재단
작성자
4・16재단
작성일
2025-12-31 22:04
조회
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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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기사 내용
2025년 12월16일. 경상북도 의성군 의성읍에서 점곡면으로 올라가는 길은 오전 10시에도 새카맸다. 9개월 전 불이 지나간 뒤에도 쓰러지지 않은 나무들이 까맣게 그을린 수피에 화마의 흔적을 새긴 채 서 있었다. 2025년 3월22일 의성군 안평면에서 성묘객 실화로 시작된 불씨가 사흘 뒤인 3월25일 점곡면 사촌1리를 휩쓸었다. 사촌1리 윗마을 10집 가운데 9집이 모두 불탔다.
등운산 너머에 있던 고운사를 전소시키고 무서운 속도로 달려온 불길은 농협에서 2억5천만원을 융자받아 4년 전 새로 지은 최기철(50)씨 다섯 가족이 살던 이층집을 여지없이 잿더미로 만들어버렸다. 12년 전 귀농해 2년 전에 큰맘 먹고 새로 집 짓고, “고생한 우리 집 할머이(아내) 좀 편하라고” 냉장고, 세탁기, 소파 등 살림살이를 싹 바꾼 박기(67) 사촌1리 이장 집도 예외는 아니었다. “집이 고마 폭삭 내려앉아 있는 걸 보니까, 진짜 눈물이 많이 나대예. 진짜 마이 울었다.” 12월16일 점곡면 사촌1리에 세워진 임시주택에서 만난 박기씨의 아내 채현숙(67)씨가 그을린 나무들이 서 있는 산을 텅 빈 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중략)
트라우마도 심각한 수준이다. 그린피스, 녹색전환연구소,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우리함께’는 산불 피해 지역 300가구의 실태조사를 하면서 사건충격척도(IES-R) 검사도 함께 했다. 조사 대상 300명 가운데 점수 산출이 가능한 298명에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의심 수준(25점 이상)을 보이는 비율이 87%였다. 주민 300명 가운데 261명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의심’할 수준이었다. 검사를 수행하고 관련 보고서를 작성한 김서린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연구원은 “사건충격척도 검사 총점 평균도 약 50.3점으로, 일반적인 국내 재난 연구에서 보고되는 평균 점수인 약 30~40점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후략)
한겨레21 /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