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보도자료
오염된 채 방치된 유해에 또 무너졌다... 무안공항 못 떠나는 유족들
언론 속 4·16재단
작성자
4・16재단
작성일
2026-04-04 02:46
조회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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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기사 내용
엄마가 마지막으로 만져 본 딸은 차디찬 왼손이 전부였다.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사가 일어난 2024년 12월 29일, 정현경(56)씨는 남편의 급박한 연락을 받고 공항으로 향했다. 곡소리만 가득한 그곳에서, 뭐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살필 겨를도 없었다. 눈물만 하염없이 흘렀다. 다음 날 새벽 '시신 수습' 안내를 받고 마주한 둘째 딸 이민주(사망·당시 24세)씨의 얼굴과 몸은 헝겊으로 덮여 있었다. 그나마 형태가 온전했던, 그래서 헝겊 바깥으로 나와 있는 왼손만 부여잡고 정씨는 밤새워 울었다.
생때같던 딸의 흔적을 그러모아 이듬해 1월 7일 장례식을 치렀다. 그로부터 열흘 뒤, 국토교통부는 "잔해 수습이 99% 완료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유해가 또 발견됐다. 정씨는 추가 수습된 유해를 거둬 같은 해 2월 합동 장례식을 통해 다시 딸의 넋을 기렸다. 이제는 정말 안녕이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민주씨를 떠나보냈다. 슬픔은 가슴에 묻은 채, 딸의 안식을 바랄 뿐이었다.
(중략)
사고 발생 1년이 훨씬 지난 지금, 무안공항에서 미수습 유해가 잇따라 발견되는 현실을 두고 유해정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우리함께' 센터장은 이렇게 일침을 가했다. 1995년 6월 28일 서울 서초구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당시, 서울시대책본부는 사망자 502명 시신을 전부 찾지도 못한 상태에서 잔해물들을 마포구 쓰레기 매립지 '난지도'(현 노을공원)에 내다 버렸다. 결국 유족들이 삽과 호미를 들고 트럭에 실려온 쓰레기 더미를 뒤져야만 했다.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들이 1년 넘게 방치된 마대를 일일이 살피고 있는 현재 모습은 31년 전 그때와 판박이다.
(후략)
한국일보 / 최현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