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4년 8월 22일, 소중한 이들의 생명을 앗아간 부천 호텔 화재 참사가 발생한 지 어느덧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2026년 8월 22일 토요일 오후 5시, 부천시 원미구 소향로에 위치한 부천중앙공원 광장('쉼표' 카페 앞)에서는 희생자들을 기리고 보다 안전한 사회를 다짐하기 위한 '822 부천화재참사 희생자 2주기 추모식'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날 현장에는 빗방울이 떨어지는 궂은 날씨였지만, 우산을 받쳐 들고 우의를 입은 수많은 시민들과 유가족, 지역 활동가들이 하나둘 모여들었습니다. 비 내리는 공원 광장은 조용한 슬픔과 숙연함으로 가득 찼습니다.
이번 추모식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애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시는 이와 같은 재난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피해자들의 삶을 회복시킬 수 있는 '부천시 재난피해자 인권 조례' 제정 촉구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2024년 참사 당시, 객실 에어컨 전선 결선 부분의 발열로 시작된 불은 초기 진화 실패, 화재경보기 임의 차단, 간이완강기 미비 및 소방안전점검 부실 등 총체적인 안전 관리 부실로 인해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치는 안타까운 결과를 낳았습니다. 2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지만, 유가족들의 아픔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었고 현장에 함께한 시민들 역시 그날의 비극을 잊지 않고 있었습니다.
지역활동가 이명옥 사회자의 개회사로 시작되어 다 함께 엄숙한 묵념을 올렸습니다. 이어 넋을 기리는 무용과 노래 performance 등 다채로운 추모공연이 펼쳐져 현장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습니다.
행사에 참석한 재난참사피해자연대 부대표는
이날의 자리가 단순히 희생자를 추모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다시 물어야 할 질문들이 있다고 말했다.
왜 소중한 생명을 잃어야 했는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참사를 막을 방법은 정말 없었는지.
그리고 다시는 같은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무엇을 바꾸어야 하는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참사가 발생한 뒤 시간이 흘렀다는 이유만으로 원인과 책임까지 흐려져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도 이어졌다.
잘못이 있었다면 그 잘못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밝혀야 하고, 책임져야 할 주체가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 역시 분명히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모는 희생자를 기억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왜 그들을 지키지 못했는지를 밝히고,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와 사회를 바꾸는 과정까지 이어질 때 비로소 추모의 의미가 완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그의 발언은 2주기 추모행사가 과거의 아픔을 되새기는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아직 해결되지 않은 질문에 답을 요구하는 자리이기도 하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행사에서는 부천 호텔 화재 참사에 대한 원인 규명과 책임 인정, 유가족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연설자는 이번 참사를 단순한 우연이나 불가피한 사고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사회의 안전 관리 체계와 행정 시스템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부분이 무엇인지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왜 이런 참사가 발생했는지, 막을 수 있었던 지점은 없었는지 끝까지 밝혀야 한다"
구조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연설자는 당시 사용된 소방 에어매트의 상태와 설치·운용 과정을 언급하며, 구조를 위해 마련된 장비가 실제 위급한 상황에서 충분한 역할을 했는지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전을 위한 장비가 단순히 갖춰져 있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되며, 실제 재난 상황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평소 관리와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희생자들을 단순히 7명의 사망자라는 숫자로만 기억해서는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희생자 한 명 한 명은 누군가의 자녀였고, 가족이었으며,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참사가 시간이 지나 하나의 사건 기록으로만 남지 않도록 희생자의 삶과 유가족의 아픔을 계속 기억해야 한다는 목소리였다.
또한 부천시의 책임 있는 자세도 강하게 요구했다.
참사 이후 유가족들은 부천시를 향해 재발 방지 및 희생자들을 위한 최소한의 추모를 요구해 왔다. 이제 부천시는 더 이상 유가족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답해야 한다.
예산이나 행정적 어려움을 이유로 피해자 지원이 뒤로 밀려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가족이 참사 이후에도 치유와 회복을 위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재난 피해자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 조례와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모식에서 반복해서 나온 메시지는 하나로 모여진다.
참사를 기억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왜 사람이 죽었는지 밝히고,
잘못이 있었다면 책임을 묻고,
다시는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를 바꾸는 일까지 이어져야 한다.
연설자는 부천시가 이번 참사를 과거의 사고로 남겨두는 것이 아니라,
유가족의 목소리에 답하고 구체적인 변화로 책임을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추모가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슬픔을 나누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슬픔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행정과 제도를 변화시키는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메시지였다.
이날 4·16합창단도 8·22 부천화재참사 2주기 추모식에 함께했다.
합창단은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반복되고 있는 재난과 안전사고의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더 이상 같은 아픔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노래에 담아 전했다.
노래 몇 곡만으로 유가족이 겪어온 슬픔과 분노가 사라질 수는 없을 것이다.
잃어버린 가족이 돌아오는 것도 아니며, 오랜 시간 쌓인 상처가 한순간에 아물 수도 없다.
그럼에도 서로 다른 아픔을 겪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슬픔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기억하는 모습에는 분명한 의미가 있었다.
한 참사의 기억이 또 다른 참사의 아픔을 보듬고, 그 연대가 다시는 같은 비극을 반복하지 말자는 목소리로 이어지고 있었다.
특히 참사를 경험한 이들이 다른 재난의 피해자 곁에 서서 함께 노래하고 위로하는 모습은 깊은 울림을 남겼다.
그 무엇으로도 슬픔과 분노를 완전히 가라앉히기는 어렵다.
하지만 서로의 아픔을 기억하고 손을 내미는 연대가 이어질 때, 우리 사회는 지금보다 조금 더 안전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서로의 아픔을 자신의 일처럼 기억하고, 함께 목소리를 내는 이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할 연대의 모습이었다.
행사의 마지막은 7명의 희생자를 기리는 헌화로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차례로 위패 앞으로 나아가 꽃을 올리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그렇게 헌화가 이어지던 중, 조금 전까지 세차게 내리던 비가 서서히 그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하늘에 떠오른 무지개를 발견했다.
하나가 아닌, 선명한 두 개의 무지개였다.
추모식이 시작될 때만 해도 거세게 쏟아지던 비는 행사가 끝나갈 무렵 멈췄고,
그 자리에 두 줄의 무지개가 피어올랐다.
우연한 자연현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날 현장에 있던 사람들에게는 조금 다르게 다가왔다.
땅에서 사랑하는 이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하늘까지 닿았고,
그 마음에 답하듯 하늘이 다시 땅을 향해 위로를 건네는 듯했다.
처음에는 빗소리로 함께 슬퍼했던 하늘이,
마지막에는 무지개로 남겨진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처럼 보였다.
참사는 끝났다고 말할 수 없고,
유가족의 슬픔 역시 쉽게 사라질 수 없다.
그럼에도 이날 마지막에 떠오른 두 개의 무지개는
기억하고, 연대하고, 다시는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나아가야 한다는 작은 위로와 다짐의 상징처럼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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