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우 잠수사
“별이 된 아이들을 안으면서 흘렸던 눈물을 동력 삼아 일어나려고요.”
그날을 잊은 잠수사는 없어요. 단 하루도 빼지 않고 그날은 우리에게 일상의 흔적처럼 새겨져 있죠.
골괴계사, 잠수병, 트라우마. 그 모든 게 여전히 우리에게 상흔처럼 새겨져 있지만, 그날을 후회하지 않아요. 초기 구조가 잘 돼 우리가 그곳에 가지 않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러나 결국 우리는 수습 현장에 투입돼야 했죠. 그것이 너무나 안타까워 잊지 못하고 우리에게도 고통으로 남습니다.
그날 이후 악몽보다 더 끔찍한 일들이 우리에게 벌어졌어요. 다들 아시다시피 정부는 우리를 일방적으로 내쫓았고 자신들이 져야 할 책임을 우리 잠수사들에게 돌렸고, 선의를 갖고 구조 현장에 나선 우리를 돈에 눈이 먼 사람들로 만들었어요.
최소한의 안전 수칙도 지키지 못하는 현장으로 내몰았던 정부는 그날 현장에서 발생한 잠수병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죠.
그런데, 그날 이후 잠수병을 가진 우리를 불러주는 산업현장은 없었습니다. 이미 병들어 시한폭탄이 되버린 우리는 생계를 걱정하며, 그렇게 근근이 버텨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절망에서 벗어나고자 해요. 별이 된 아이들을 찾으면서 흘렸던 눈물을 동력 삼아 인생 제2막을 그려보고자 합니다.
▲ 배상웅 잠수사
우리가 불리고 싶은 또 다른 이름 ‘생존 수영 강사’
생존 수영 강사, 그게 이제 우리가 꿈꾸는 이름입니다. 생명을 살리는 게 정말 얼마나 고귀한 일인지 다시금 생각이 들더라고요. 세월호참사 현장에서 우리가 아이들을 찾아 다니면서, 또 찾아서 안아 올리면서 얼마나 울컥했는지 모르실 거예요.
어디 하나 다치지 않게 손을 꼭 붙들고 있는 아이들을 주물러 가며, 혹시나 다칠까 품 안에 안고 “엄마한테 가자, 아빠한테 가자.”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며 올라왔거든요.
그날의 눈물을 되새기며 생각했던 건, 혹시나, 아이들이 해상에서 사고를 당했을 때 생존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일을 하면 어떨까 싶은 거예요.
마침 4·16재단에서 해양수산부 지원을 받아 우리 잠수사들 사회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해주셔서, 생존 강사 양성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었어요.
해상 사고는 불시에 일어나는 거니까, 여전히 안전하지 않은 세상에서 노후 선박들은 돌아다니고, 천재지변 역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는 거니까요. 그런 상황 속에서 더는 억울하게 별이 되는 아이들이 생겨나지 않도록 인생 제2막을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월호참사 아이들이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아 별이 된 건 아니에요. 그 아이들은 빠져나오지도 못했으니까요. 어른들의 말을 잘 들었던 그 착한 아이들은 그저 ‘가만있으라.’는 말을 너무 잘 들었기 때문인 거예요.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겠다 헌법에 명시한 정부가 부재했기 때문이고요.
이런 아픈 일들을 겪으며 우리 사회는 국민 모두 손 꼭 잡고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가기 위해 나아간다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잠수사들도 절망을 조금은 이겨내기 위해 우리 나름의 도약을 하고 있는 거예요.
그 도약을 통해 헤엄쳐 가는 우리 23명의 민간잠수사들의 인생 제2막을 기대해주세요. (웃음)
필기부터 꼼꼼하게
지난 11일 23명의 민간잠수사 중 ▲김상우 ▲배상웅 ▲이만호 ▲전광근 ▲조준 ▲하규성 ▲한재명 ▲황병주 잠수사 총 8명이 생존 수영 강사 2·3급 수료과정에 참석해 함께 배웠습니다. 실기를 배우기 전 필기부터 꼼꼼하게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하나, 하나, 모든 게 처음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정성스레 필기를 했습니다.
아이들을 만나 소통할 생각에 진지해질 수 밖에 없네요.
생존수영은 2014년 발생한 세월호참사 이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의무교육이 실시되고 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요. 영법을 배우는 수영과는 조금 다른 방식들로 수업이 진행되다 보니 용어부터 차근 차근 다시 익혀 나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하규성 잠수사님은 “이 과정을 마치고 실습에 나서게 되면 아이들을 만나 진행하게 될텐데, 조금은 긴장되고 또 제대로 알려줘야 한다는 사명감에 진지해지네요.”라고 말했습니다.
생명을 살리는 방법, 선제적 예방
참사 현장에서 구조를 잘 해내는 것만큼 중요한 건 사실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죠. 그 다음은 구조가 가능 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생존 기간을 연장해주는 것일 겁니다. 이에 생존 수영에서는 체력 소모를 최소화하며 몸을 띄우고 있는 방법,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물에 떠서 구조자들 눈에 잘 띌 수 있는 방법, 금류에 휩렸을 때 수위가 낮은 곳으로 안전하게 이동하는 방법, 또 맨 몸으로 구조시 영법 등을 학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시 내딛는 한 걸음
절망에 갇히지 않고 햇살이 되기 위해 걸음을 내디뎌봅니다.
그 걸음이 얼마나 용기있는지 알기에 4·16재단은 민간잠수사님들의 걸음에
동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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