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노란 종이가 만든 기억의 물결, 군산 세월호참사 12주기 기억식

안녕하세요. 4.16재단 6기 청년기자단 최예은입니다.

4.16 세월호참사 12주기 이후에도 안전사회를 향한 기억의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4월 18일 열린 '군산 세월호참사 12주기 기억식'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이 기억식은 세월호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고 안전사회를 만들기 위해 군산 시민들이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행사입니다. 세월호 군산기억모임이 주최하고, 군산발전포럼·살맛나는민생실현연대가 주관했으며, 시민 자원봉사자와 지역 단체가 함께해 군산 구시청광장에서 부스 운영과 공연, 플래시몹을 진행했습니다. 올해는 오랜 기간 같이해온 프리마켓과 함께하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노란 물결로 꽉 채운 광장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세월호참사 기록 전시에서 참사의 시간과, 그 시간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질문들을 찬찬히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발달장애대안학교 산돌 학교 청소년들의 추모 작품은 지나가던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청소년들은 편지와 그림, 커피 스틱을 재활용해 만든 노란 리본 작품으로 순수한 위로를 전합니다.

"하늘나라로 떠난 세월호 언니 오빠들 잘 지내고 있지 물속에 빠져서 물방울이 되어 마음이 아프지 난 늘 항상 창문 밖으로 바라볼게"

오전 11시부터 다양한 세월호 기억 부스가 시민들을 맞이했습니다.

'행복나눔 봉사단'에서 운영한 '이침 건강 체험' 부스는 귀 혈자리를 활용해 시민들의 건강을 살폈습니다.

옆에서는 '전북 건생지사'의 '환경 안전 지킴이' 부스가 분리배출 체험을 진행하고, 참여 시민들에게 다회용 유리 용기를 나누며 환경과 안전의 의미를 함께 전했습니다.

간호사 시민 자원봉사자가 운영한 '안전교육 심폐소생술 체험' 부스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올바른 심폐소생술 자세와 방법은 물론, 자동심장충격기 사용법까지 직접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해당 부스를 맡은 자원봉사자는 "공공장소에 자동심장충격기가 설치돼 있어도 활용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꼭 알려드리고 싶었다"라며 부스의 의의를 전했습니다. 다양한 연령의 시민을 향한 부스를 운영한 점이 인상깊습니다.

'세월호 기억 꽃 나눔', '기억 엽서 쓰기', '세월호 기억 노란리본 나눔' 부스에서는 또 다른 아픔을 막기 위한 노란 동행의 의미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자유와 순수한 사랑이라는 꽃말을 지닌 꽃화분은 헌화 이후 시민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준비돼, 기억의 온기를 더했습니다.

청소년자치공간 달그락달그락이 진행한 '청소년 안전사회 캠페인' 부스에서는 노란리본 포토키링, 팔찌 만들기를 체험이 이어졌습니다. 또한 청소년들이 직접 만든 기억 엽서와 다양한 리본의 의미도 함께 소개됐습니다. 무사생환의 의미를 담은 세월호참사 추모 노란리본, 애도의 뜻을 담아 서울 서이초 교사의 안타까운 죽음을 추모하는 검은리본, 희생자 기억과 진실 규명의 뜻으로 이태원 압사 사고 희생자를 기억하는 보라리본,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한 회색리본, 언론과 표현의 자유의 의미를 지닌 블루리본까지, 사회를 향한 메시지를 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부스가 이어지는 동안 광장 한편에서는 악기 연주와 노래 공연도 함께 진행됐습니다. 음악으로 따뜻해진 광장의 분위기 속에서, 이어진 기억 공연은 시민들의 기억과 다짐을 더욱 또렷하게 모아갔습니다.

 

군산 시민 조인호 작가의 붓글씨 공연으로 기억 공연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국화꽃 그림과 '진실과 생명안전을 향한 노란빛 동행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를 써 내려갔고 청소년들과 함께 마지막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작가는 작품으로 말합니다. 오늘 세월호참사 12주기 기억식에 함께 모여 감사합니다. 2014416일 꿈과 희망을 가진 학생들이 하늘의 별이 된 것을 기억하겠습니다. 모두가 오늘의 기억식을 가슴에 안고 살맛 나는 세상을 향해 힘차게 살아갑시다."

붓글씨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한국시낭송문화예술원의시 낭송도 함께 진행됐습니다. '바람의 빛', '이별은 차마 못했네'가 광장에 울려 퍼졌으며, 청소년의 세월호참사 추모 랩 공연까지 더해졌습니다.

 

이어진 청소년 선언문 낭독에서는 청소년 역시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는 주체적인 시민임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어린 시절 겪은 참사를 또렷이 기억하고, 그 기억을 바탕으로 행동하고 있는 청소년들의 모습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는 질문한다. 왜 어떤 죽음은 놀러가서 생긴 일로 치부되는가. 왜 어떤 죽음은 어리기 때문에 판단할 수 없는 일로 여겨지는가. 청소년은 지켜줘야 하는 존재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하는 시민이다.

청소년을 하나의 사람으로 보지 않는 시선은 참사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고 구조의 문제를 가리는 방식으로 이어진다. 세월호는 시스템 실패의 결과이며 우리가 반드시 돌아봐야 할 사회구조의 문제이다."

오후 4시 16분부터는 산돌학교 학생들의 공연으로 플래시몹을 시작하여, 시민들도 참여하며 무대를 완성했습니다. 세월호참사 희생자 단원고 학생들의 이름을 부르는 노래가 흐르는 가운데, 무대 앞 파란 리본이 시민들로 가득 채워졌습니다. 기억, 약속, 책임을 다같이 외치며 참사 희생자들을 향해 묵념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어진 합창 공연에서는 광장에 연대의 울림을 더했습니다. 또 기타 연주와 함께한 노래 공연은 포근한 선율로 시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산돌학교 학생들은 수어 공연을 선보였습니다. 손동작 하나하나에 담긴 진심에 시민들은 큰 박수로 화답했습니다.

무대를 위해 오랜 시간 정성껏 준비해 온 노력이 전해지는 공연들이었습니다. 현장의 감동이 담긴 공연 영상도 함께 살펴보셔도 좋겠습니다.

세월호참사는 여전히 추모하며 기억해야 합니다. 서른 살이 되지 못한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해, 일반인 희생자와 참사 이후에도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과 연대해야 합니다. 그 기억의 물결은 또 다른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서로의 곁을 지키는 노란빛 동행이 됩니다. '왜', '아직도'라는 질문보다 '여전히', '그럼에도'라는 마음이 더 오래 이어진다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마음을 꾸준히 지켜온 군산기억모임, 군산발전포럼, 살맛나는민생실현연대 외 행사참여자와 시민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함을 전합니다. 노란빛 종이가 푸른 리본 위에서 헤엄치던 물결처럼, 안전사회를 향한 동행이 지속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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