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며 4·16재단의 걸음 하나하나에 깊은 관심과 마음을 더해주는 감사한 분들이 있다. 바로 4.16재단의 든든한 후원회원 분들이다. 지난 11월 5일 전태일기념관에서는 후원회원들을 초청해 마련한 <연속, 극> 공연관람회가 열렸다. 참사의 아픔을 넘어 삶과 연대의 메시지를 담아낸 특별한 공연을 함께 나누고자 기획된 행사였다. 이번 행사는 4·16재단과 전태일재단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이들과 이 땅의 노동·생명·인간의 존엄을 위해 헌신한 모든 이들을 기리는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곧바로 4·16재단과 전태일재단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4·16재단은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사회와 생명존중의 가치를 이어가기 위해 설립된 재단이다. 전태일재단은 전태일 열사의 뜻을 계승해 노동과 인권이 보장되는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4·16재단 임주현 상임이사는 “4·16재단은 생명과 안전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전태일재단은 차별 없는 세상과 노동·인권이 보장된 사회를 위해 노력해 왔다”며, “두 재단의 지향점이 궁극적으로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 상임이사는 앞으로도 (두 재단이) 열심히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며 후원자들의 지속적인 참여와 관심을 부탁했다.
전태일재단 박미경 사무총장은 전태일재단 후원회원이 4·16재단 후원회원이기도 한 경우가 많다는 점을 언급하며 “두 재단이 함께 만나게 되는 것 같아 너무 반갑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두 재단이 고통과 희망, 기억과 연대를 세대를 넘어 이어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공연된 작품 <연속, 극>은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의 다섯 번째 작품이다.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생존자 어머니들로 구성된 극단으로 2015년 10월 연극모임으로 출발해 2016년 3월 정식으로 창단되었다. 작품 <연속, 극>은 어머니들이 자신의 이름으로 무대에 올라 같은 참사 속에서도 견뎌온 서로 다른 아픔의 시간들과 그 고통을 서로의 연대로 버텨낸 과정, 함께 기억하고 행동한 이들이 건네준 힘 등 ‘자신의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들려준다.
애진 엄마 김순덕, 예진 엄마 박유신, 윤민 엄마 박혜영, 영만 엄마 이미경, 순범 엄마 최지영, 수인 엄마 김명임, 동수 엄마 김도현 님이 각각 하나의 에피소드를 풀어내고 이 일곱 개의 에피소드가 하나의 연극으로 엮인다. 연극을 따라가다 보면 올해로 12년째 이어온 지난한 싸움을 어머니들이 어떻게 버텨왔는지, 그 힘의 구체적인 근원을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
극 중 영만 엄마 이미경 님은 세월호 참사로 아들 영만을 잃은 뒤 국가에 대한 분노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자책하고 미워했던 심정을 고백한다. 또한 유가족에게 ‘또 다른 가족’이 되어 함께 아파하며 힘을 보태준 이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노래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를 부른다. 끝으로 하늘의 별이 된 아들 영만에게 마음을 담은 메시지를 전한다. “엄마는 태양처럼 살아갈 거야. 다시는 어둠 속에 숨지 않고, 슬픔에 쉬지 않고, 눈물로 지내지 않을 거야. 누구보다 빛나고 행복하게 살아갈 거야. 내 마음이 전하는 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매일매일 나를 위해 꿈꾸면서, 우리 영만이가 준 새로운 삶을 누구보다 멋지게 살아내고 싶어. 내 안에 숨 쉬고 있는 열정을 찾아 나만의 밝은 빛으로 세상에 꿈과 희망을 전할게. 언젠가 네 곁에 가는 그날까지 엄마는 누구보다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갈 거야.”


연극이 끝난 이후 ‘관객과의 대화 시간’이 마련되었다. 대화 시간에는 출연 배우인 김순덕(2학년 1반 장애진 양 어머니), 박유신(2학년 3반 故 정예진 양 어머니), 박혜영(2학년 3반 故 최윤민 양 어머니), 이미경(2학년 6반 고 故 이영만 군 어머니), 최지영(2학년 6반 고 故 권순범 군 어머니), 김명임(2학년 7반 고 故 곽수인 군 어머니), 김도현(2학년 7반 고 故 정동수 군 어머니) 님과 연출의 김태현 님이 참여하였다.
김명임(2학년 7반 고 故 곽수인 군 어머니) 님은 어머니들이 연극을 준비하며 겪게 되는 감정의 무게를 설명했다. 그는 처음 대본을 받고 연습을 시작하면 어머니들이 많은 눈물을 쏟는다고 말했다. 이는 무대에서 최대한 감정을 절제해야 하기에 연습 과정에서 충분히 울어내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무대에서 배우가 눈물을 보이면 전달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관객들 역시 마음껏 울기 어렵다고도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 엄마를 보면 그 아이가 생각나고, 또 그 아이를 떠올리면 가슴이 너무 아프다”며 “서로를 다독이고 격려하면서 더 단단한 팀이 되어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박혜영(2학년 3반 故 최윤민 양 어머니) 님은 연극을 하면서 가장 좋은 점으로 “윤민이의 이야기를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을 꼽았다. 그는 가족들 사이에서도 윤민의 이야기가 마치 ‘금지어’처럼 여겨져 말이 나오면 서로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어려워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연극을 통해 “윤민이를 이야기할 수 있고, 윤민이를 부를 수 있어 힐링이 된다”고 말했다.
김도현(2학년 7반 고 故 정동수 군 어머니) 님은 작품 <연속, 극>을 통해 전하고 싶은 바를 밝혔다. 처음에는 내 아이의 생각으로만 가득했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다른 아이들의 이야기를 접하고 알게 되면서 자연스레 “(희생된) 아이들의 형제자매들에게 주목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엄마, 아빠 못지않게 힘들었을 이 아이들을 더 생각해 주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 관객은 한 작품을 준비할 때 얼마나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이게 되는지 궁금하다며 질문했다. 이에 김명인 님은 “한 작품을 만들면 약 3~4개월 정도 준비하고, (공연을 올린 뒤에도) 배우며 발전시켜 보통 2년가량 무대를 올린다”고 답했다.
또 다른 관객은 아이를 잃은 깊은 상실을 견디며 연극을 하는 등 (진상규명을 위한) 여러 활동을 하는 어머니들이 “너무나도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진행된 2025 후원회원행사 <연속,극> 공연관람회는 오랜 시간 잊지 않고 함께해 준 이들의 마음이 어떤 힘을 만들어내는지 보여준 자리였다. 세월호 참사 이후 4·16재단 후원회원을 비롯한 수많은 시민들이 보내온 관심과 연대는 어머니들이 무대에 설 수 있었던 버팀목이자 재단이 걸음을 더 굳건히 내딛게 하는 힘이 되었다. 그 따뜻한 마음들이 모여 지금까지 많은 변화를 만들어왔듯 4·16재단은 앞으로도 “아이들이 마음껏 꿈꾸는, 일상이 안전한 사회”를 위해 나아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