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재단 청년 기자단 5기 정소영님과 이재국님의 글을 동시 기재하였음을 알립니다.
2025년 6월 25일 개봉한 영화 바다호랑이가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이 영화는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민간잠수사로 현장에 투입되었던 故김관홍 잠수사의 이야기를 극중 나경수라는 인물을 통해 그려진다. 경수는 희생자 수습 과정에서 잠수병과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겪으면서도, 끝내 ‘국가가 폐기한 사람’으로 내몰린다.
단순한 추모를 넘어, 사회적 질문을 던지다
《바다호랑이》는 단순한 추모를 넘어, 민간 구조 활동에 참여했던 이들이 참사 이후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에 대한 사회적 질문을 던진다. 영화는 민간 잠수사 대표 류창대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되고, 경수가 증인으로 법정에 서는 장면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는 참사 이후에도 계속된 국가 책임 회피와 희생자에 대한 이중 고통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구조 과정의 무능과 시스템 부재, 그리고 국가폭력
해경의 무능과 책임 전가, 구조 과정에서 국가 시스템의 부재는 영화 속 고통스러운 회상 장면을 통해 되살아난다. 감독은 이러한 구조적 부정의를 ‘국가폭력’의 양상으로 포착하며, 관객에게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니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당신은 결코 혼자 걷지 않으리”
“당신은 결코 혼자 걷지 않으리”라는 영화 속 대사는 단순한 위로를 넘어, 공동체적 기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선언처럼 다가온다. 세월호참사는 1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진실과 외면당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남아 있다. 바다호랑이는 그 기억을 지키고, ‘다시는’의 약속을 잊지 않기 위한 또 하나의 기록이다.
영화 정보와 관객 반응
이 영화는 15세 이상 관람가로 지정되었으며, 러닝타임은 106분이다. 영화로운형제가 배급을 맡았으며, 현재 박스오피스 12위(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 네티즌 평점 9.21점을 기록하며 많은 관객의 호응을 얻고 있다.
“정말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참사, 그 책임은 누가 지고 있는가”
세월호를 다룬 영화라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망설임이 앞섰다. 참사의 비극이 극적으로 재현되지는 않을지, 그 고통의 순간들이 스크린 위에 다시 펼쳐지는 것이 두렵기도 했다.
참사 그 ‘이후’를 비추는 영화
하지만 《바다호랑이》는 그러한 우려와는 달리, 사고의 순간을 재현하는 대신, 참사 이후에 남겨진 사람들의 고통과 책임의 문제를 조명하는 데 집중했다.
핵심은 ‘재판’이었다.
그리고 바로 그 법정에서, ‘진실’이라는 단어가 다시 한번 조심스럽게 호출되었다.
울분의 언어, 증언의 공간
이 영화는 시각적 충격보다는 말과 기억, 침묵 속에서 억눌린 울분을 전면에 내세운다. 자극적인 장면 대신, 인물들의 고통스러운 증언과 회상이 이어지는 법정 장면이 중심축을 이룬다. 한 인간의 트라우마를 통해 사회적 외면과 제도적 방기의 문제를 치열하게 드러낸다. 침몰한 배보다도 더 깊고 어두운 것은, 구조 이후의 시간이었으며, 그 시간 속에 방치된 생존자의 고통이었다.
소박함 속의 진정성
저예산 영화라는 점은 곳곳에서 느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진심 어린 연기는 그 한계를 뛰어넘었다. 감정을 절제하면서도 핵심을 놓치지 않는 연기, 그리고 현실감을 더해주는 장면 구성은 오히려 그 소박함 속에서 더 큰 몰입을 가능하게 했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익숙한 얼굴들은 그들의 연기 안에서 진정성을 더했고, 얼마나 세월호에 대해 모르고 있었는지 깨닫는 순간이 잦아졌다.


이번 영화 상영회에 빈자리 없이 꽉 차있는 관객석은 세월호참사를 아직 잊지 않고 있다는 많은 이들의 마음이 한 데 모아진 듯 하다.
영화 <바다호랑이>의 상영 이후, 관객과의 대화(GV) 행사에서 故김관홍 민간 잠수사의 동료, 배급사 대표, 박주민 의원, 그리고 故김관홍 잠수사의 가족분들이 참석하여 무대인사를 진행하였다. 이러한 무대인사는 영화의 현실성과 감동을 더욱 강조하며, 관객들에게 세월호 참사와 그로 인한 민간 잠수사들의 희생을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또한, 실제 잠수사의 가족분들은 영화 속 이야기가 자신들의 아픔과 희생을 대변한다고 느끼며, 영화 제작진과 관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였다. 이러한 행사들은 영화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땐 몰랐어요.’ 라는 우리들의 목소리가 한편에는 더이상의 ‘그땐 몰랐다’라는 말을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의 이유도 있을 것이다. 더이상의 참사, 더이상의 안전사고, 더이상의 유가족의 상처, 더이상의 분열들. 이걸 봉합하고 치유해줄 사람은 우리들의 이웃 그리고 총 책임자로서 국가임을 다시 한번 알게되었다.
영화 <바다호랑이>의 주연배우 이지훈 배우가 참석하여 관객들과의 대화를 진행하였다. 배우께서는 ‘피해자끼리 싸우고 다독이는 아이러니함이 영화를 찍으며 느끼게 되었고, 극중 신에서 나좀 살려달라고 애원을 하되, 울면 안된다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 분 앞에서 우는 것은 너무나도 죄스럽기 때문에 최대한 울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 말했다. PTSD를 겪으면서도 알리고 기억하기 위해 그날의 상처를 다시 내보이는 살아있는 사람들의 심정이란 이루말 할 수 없을 것이다.
故 김관홍 잠수사 9주기 추모식, “선한 용기 잊지 않겠습니다”


2025년 6월 17일(화),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활동에 참여했던 故 김관홍 민간잠수사의 9주기 추모식이 경기도 고양시 벽제중앙추모공원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4·16재단, 정치권 인사 등 여러 시민이 참석해 그의 용기와 헌신을 기렸다.


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2014년 4월 23일,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구조 현장으로 달려간 김관홍 잠수사님의 용기를 기억한다”며, “단 한 명의 아이라도 더 가족 품에 돌려보내기 위해 반복된 수색과 수습 작업을 감당했던 민간잠수사들의 헌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아직 진실이 온전히 밝혀지지 않았고 책임자에 대한 사법적 책임도 이뤄지지 않은 현실 속에서, 오늘 이 자리가 진실 규명과 책임 추궁을 다짐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승렬 4·16재단 이사장은 김관홍 잠수사를 “뜨거운 심장을 지닌 사람”으로 기억했다. 그는 “고위공직자들의 비겁함 앞에서 눈물로 분노를 호소하던 모습, ‘나는 애국자도 영웅도 아닌, 그저 기술이 있어 간 것뿐’이라는 겸손한 말들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하늘의 별이 되신 ‘바다 호랑이’ 김관홍 잠수사님의 용기와 사랑은 지금도 우리에게 큰 힘이 된다”고 추모했다.


임주현 4·16재단 상임이사는 “그가 원했던 보상은 단지 수고했다, 고맙다라는 말 한마디와 정부의 진심 어린 사과뿐이었다”며, “선한 행동이 다치지 않고 존중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진정한 보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의롭고 따뜻한 사회, 진실이 밝혀지는 사회를 만드는 일에 우리가 끝까지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주민 국회의원은 당시 구조 환경의 험난함을 상기하며, “김관홍 잠수사를 비롯한 민간잠수사들이 마주했던 해역은 정조기에도 눈으로 물살이 보일 정도로 거칠었다”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감압장치조차 없이 구조되지 못한 생명을 가족 곁으로 데려오기 위해 끝까지 버텼던 용기를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날 추모식은 단순한 기억을 넘어, 남겨진 이들이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시간이 되었다. 김관홍 잠수사의 이름은,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겠다는 약속과 함께 시민들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지고 있다.
세월호 의인, 故 김관홍 잠수사님을 추모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