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재단 청년 기자단 5기 정소영님과 이준하님의 글을 동시 기재하였음을 알립니다.
참사 2년, 추모제는 끝나지 않은 질문을 향해 있었다
2023년 7월 15일, 충북 청주 오송 궁평2지하차도. 14명이 목숨을 잃고, 총 3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오송참사로부터 2년이 지났다. 그리고 2025년 7월 15일, 충북도청 정문 앞에서 열린 2주기 추모제는 단지 희생자를 기리는 자리가 아니었다. 여전히 풀리지 않은 질문들, 책임자에 대한 처벌, 그리고 반복되는 참사를 멈춰야 한다는 절박한 외침이 모인 자리였다.


추모제 장소는 도청 앞으로, 200여 명이 함께한 기억의 시간
이날 추모제는 유가족과 생존자, 시민대책위원회, 국회의원 등 약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참사 현장은 차량 통행이 재개되어 더 이상 추모의 공간으로 활용될 수 없었고, 임시분향소가 설치된 충북도청으로 장소를 옮겨 치러졌다.
“자연재해가 아니었다” 유가족과 생존자의 외침
유가족들과 생존자들은 한목소리로 참사의 원인이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었음을 지적했다. “만약 행정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지하차도는 통제됐을 것이고, 둑이 터진 뒤 물이 사람들을 덮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증언은 현장을 더욱 숙연하게 만들었다.
생존자 대표는 “흙탕물을 마시며 간신히 탈출했지만, 14분을 구하지 못한 죄책감이 여전히 무겁다”며, 사고 직후 지자체가 생존자 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구급차를 탄 일부 사람만 지원 대상으로 삼으려 했던 초기 대응의 부실함을 고발했다.
유가족 대표 또한 “제방 시공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관리하고 감시해야 할 책임 있는 기관의 실패였다”고 말하며, 충북도청 관계자 7명만 기소되고, 최고 책임자인 도지사는 불기소된 상황에 깊은 분노를 드러냈다. 그는 “억울하다고 말하는 이들보다 더 억울한 사람은 지하차도에서 돌아오지 못한 희생자들”이라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정치권의 메시지: “기억이 책임을 만든다”
추모제에는 정치권도 일부 참여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국회의원은 “오송참사를 자꾸 ‘변방의 참사’로 치부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기억하지 않으면 책임은 시작되지 않고, 기억해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188명의 국회의원 동의를 얻어 제출된 국정조사 요구서가 정국 혼란 속에서 추진되지 못했던 과정을 설명하며, 재추진을 위해 원내 지도부를 만나 다시 요청할 계획임을 밝혔다. 또한 “어제 현장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공무원들과 이야기를 나누었고, 행정이 제대로 돌아갔다면 막을 수 있었던 사고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책임자 처벌과 제도 개선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성학 오송참사시민대책위원회 상임대표는 2년 전 오송참사가 발생한 그 날을 떠올리며 “7월 15일 참사가 발생하기 전부터 많은 비가 내려 걱정스러워 했었고, 오전 8시 30분 경 참사 사건이 발생했다는 뉴스를 접하며 허탈했었고, 기관 간에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 하는 모습에 분노했었고, 희생자 한 분 한 분의 사연을 접하며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렸던 그때가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고 말했다.
이어 보다 구체적인 참사 당시 상황을 전했다. 중앙안전대책본부가 참사 이틀 전인 7월 13일부터 호우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한 가운데, 며칠 간 내린 집중호우로 청주 시내 하천은 흙탕물로 가득 찼고, 미호천교 지점은 위험 수위에 도달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충청북도와 청주시, 정부 부처, 충북경찰청 등 관계 기관들이 잘 대비하고 있을 것이라 믿었지만, 오전 8시 30분을 조금 넘긴 시각, 오송 궁평2지하차도에서 참사가 발생하며 그 기대는 처참히 무너졌다고 회상했다.

홍성학 대표는 특히 이번 참사가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닌 ‘종합적인 인재에 의한 사회적 참사’임을 강조했다.
“건설사는 도로 확장을 하면서 공사 편의를 위해 기존에 있었던 도로 밑의 제방을 임의로 철거한 뒤, 참사를 앞두고 무너질 수밖에 없는 부실한 흙더미 임시 제방을 졸속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엄밀히 말해서 제방이라고 말할 수 없는 부실한 흙덩이에 불과했습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금강유역환경청은 관리를 소홀히 하였습니다. 참사 발생 이틀 전부터 중앙안전대책본부에서 호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였고, 금강 홍수통제소가 참사 전날에는 홍수주의보를, 15일 오전 4시경에는 홍수 경보를 발령했고, 오전 6시 30분경에는 교통 통제와 주민 대피 필요성을 알렸지만 충청북도와 청주시는 이렇다 할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습니다. 당일 제방 통제와 범람 위험과 관련하여 여러 차례 민원이 있었지만 충북 경찰청은 긴급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비긴급 단계로 처리하며 안이하게 대응했습니다.”
이처럼 기업의 탐욕과 정부 기관의 부실한 관리·감독은 결국 또 하나의 참사를 불러왔다. 오송 참사는 자연스레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게 한다. 수익을 위해 낡은 배를 무리하게 뜯어 고치고, 수년간 과적을 반복하며 복원성이 심각하게 훼손된 끝에 침몰한 세월호처럼, 미호천교 아래의 제방 역시 기업의 이익 추구와 정부의 방치 속에서 오래전부터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무너지고 있었던 것이다. 사회적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정부와 책임 기관은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약속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또 다른 형태의 참사가 반복되고 있다.


이후 아리셀 참사 유가족의 발언, 416합창단의 추모공연이 이어졌다. 추모제를 찾을 때마다 가장 잊히지 않는 장면은 바로 ‘유가족의 연대’다. 그들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아픔을 온전히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각자의 슬픔을 안고서 서로를 지지하며 함께 걸어간다. 우리가 그 고통을 온전히 짐작할 수는 없기에, 그렇기에 더욱 생각하게 된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 답은 ‘기억’과 ‘행동’에 있다. 유가족들이 안고 살아가는 상처와 아픔은 결코 그들만의 몫이 아니다. 사회가 함께 기억하고, 그 기억을 행동으로 이어갈 때 비로소 우리 사회는 진정한 변화를 맞이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