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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재단 청년 기자단 5기] 삼풍백화점 참사 30주기, “우리는 지금, 안전한 사회에 살고 있습니까?”

4·16재단 청년 기자단 5기 조수연님과 김정현님의 글을 동시 기재하였음을 알립니다.

6·25 전쟁을 제외하면, 대한민국 역사상 단일 사고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낳은 비극. 삼풍백화점 참사는 1995년 6월 29일, 구조적 결함과 부실 공사, 관리의 부재 속에 건물이 순식간에 무너진 재난입니다. 총 502명이 숨졌고, 937명이 다쳤습니다. 끔찍한 참사 이후, 정부와 국회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재난안전법)’을 제정했습니다. 이 법의 기본이념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법은 재난을 예방하고 재난이 발생한 경우 그 피해를 최소화하여 일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기본적 의무임을 확인하고, 모든 국민과 국가·지방자치단체가 국민의 생명 및 신체의 안전과 재산보호에 관련된 행위를 할 때는 안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함으로써 국민이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사회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함을 기본이념으로 한다”

이로부터 30년이 지났습니다. 한 세대가 지나도록 “우리는 과연 안전해졌을까요?”

이 질문에 누구도 쉽게 “그렇다”고 답하지 못합니다. 여전히 부실 공사와 안전불감증은 현재진행형이고,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2014년 세월호 참사, 2022년 이태원 참사, 2024년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등 비극은 반복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지난 6월 29일, 삼풍백화점 참사 30주기 추모식에 참석하며, 이 물음은 더욱 절실하게 다가왔습니다. 추모식에 참여한 우원식 국회의장은 “무너진 것은 단지 건물이 아니었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502명의 소중한 생명, 그 가족들의 삶과 희망이 함께 무너졌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그날의 교훈은 우리 사회에 온전히 반영되지 못했다. 대구지하철 화재, 광주 학동, 세월호, 이태원… 이름만 바뀌었을 뿐 너무도 비슷한 비극이 반복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번 추모식에서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강조했습니다. “21대 국회에서 생명안전포럼을 결성해 국민의 안전과 생명이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연구와 입법을 이어왔다”며 “철학을 바탕으로 마련한 생명안전기본법이 22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제정될 수 있도록 국회 역량을 모으겠다”고 밝혔습니다.

삼풍백화점 참사가 재난안전법을 낳았다면, 세월호참사는 생명안전기본법을 요청했습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촉구해왔습니다. 해당 법안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생명안전기본법은 국제인권기준 등에 따른 피해자 및 안전 취약계층의 권리와 지원에 관한 기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 기업 및 단체의 책무 등을 체계적으로 정하고, 안전사고에 대한 독립적인 기구에 의한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조사를 보장하며,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및 공동체 회복을 위한 시책,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관리 및 평가체계 등 안전 관련 제도 등의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기본법이다.”

추모식 현장에서는 세월호참사 유가족인 김종기 재난참사피해자연대 대표가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그는 “30년을 견뎌내시느라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드셨냐”며 “억울하게 딸을 잃은 아빠로서, 새 정부가 반드시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내기를 간절히 염원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날 상영된 추모 영상 중 잊지 못할 장면이 있었습니다. 바로 기성 언론의 악의적인 프레임에 대한 고발이었습니다. 삼풍 유가족들이 위령탑을 세워달라고 요구하자, 일부 언론은 이를 “보상금을 더 받으려는 시위”로 왜곡 보도했습니다. 이와 같은 프레임은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이태원 참사에서도 반복됐습니다. 유가족의 진상규명 요구를, ‘과도한 보상 요구’로 프레이밍하는 구조적 문제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하다는 점에서 분노를 느꼈습니다.

기억은 단지 과거를 추모하는 행위가 아닙니다. 그날의 기억을 오늘의 기준으로 다시 묻고, 내일을 바꾸기 위한 질문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것을 이번 추모식은 일깨워주었습니다. 삼풍에서 세월호로, 세월호에서 이태원으로, 피해자 가족의 이름은 바뀌었지만, 그들이 외치는 말은 같았습니다.

“이것이 마지막이 되게 해달라.” 우리는 이제 그 외침에 답할 차례입니다.

“우리는 지금, 안전한 사회에 살고 있나요?” 이 물음이 더 이상 공허하지 않도록, 다시는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법과 기억, 책임과 제도로 이어져야 합니다.

추모식 참석자가 희생자 이름이 적힌 비석을 만지고 있다.

추모공간에 대한 아쉬움도 마음에 남았다. 지금은 전직 대통령의 거주지로 유명한 대법원 앞 아크로비스타가 사실 삼풍백화점이 있었다는 걸 아는 이가 얼마나 될까? 추모는 일어난 그 장소에서 하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맥락이 삭제된 추모공간은 기만이다.

재난참사 유가족 등 참석자들이 참배를 위해 일렬로 줄서있다.

유가족이 될 뻔했다며 유가족에게 조의를 표한 우원식 국회의장, 기업 불법증축 및 국가·지자체의 묵인을 질타한 김종기 재난참사피해자연대 대표, 여러 곳에 분산된 추모 장소가 합쳐지길 희망한다는 박주경 한국시설안전협회 명예회장 등 추도사 말들도 하나하나 인상에 남았다. 그 외에도 노동조합 및 시민사회, 당시 관련 활동을 이어간 사람들이 참여한 것을 보고, 지속적으로 추모하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이 함께 해야 함을 확인했다.

(좌측) 추모비가 꽃에 둘러싸여 있다. 내용은 ‘삼풍 백화점 붕괴참사 502명 고인들의 추모탑을 찾아 주시고 추모 해주신 모든 분들게 감사를 드립니다. 2025년 6월 29일 자, 삼풍 유족회 일동, 사단법인 한국건축구조’ (우측) 추모꽃이 여러 개가 있다.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은 6월 29일 17시 57분을 기억할 것이다. 이들이 평안하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해야 할 것이다. 현재진행형인 삼풍백화점 붕괴참사.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첫 단추로, 피해자들이 묻힌 노을공원 표지석 서명을 공유한다. 일상으로의 복귀는 이웃과 시민들이 함께 만드는 것이다.

(캠페인) 삼풍백화점 30년의 기다림, 노을공원에 표지석을 세워주세요

아이들이 마음껏 꿈꾸는, 일상이 안전한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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