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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재단 청년 기자단 5기] 재난 대응, 이웃과 함께하는 힘 – ‘현관 앞 비상배낭’의 경주 지진 이후 공동체 회복 이야기

4·16재단 청년 기자단 5기 정소영님과 이준하님의 글을 동시 기재하였음을 알립니다.

8월 13일(수)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 4.16연대 대회의실에서 ‘재난 안전사회 운동의 현재’ 연속포럼이 열렸다. ‘재난 안전사회 운동의 현재’ 연속포럼은 4.16연대 안전사회위원회가 주관하고, 4.16재단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4.16연대가 지원하였다.

​이번 포럼에는 2016년 경주 지진을 계기로 일상 속 재난 대응 활동을 이어온 ‘현관 앞 비상배낭’의 정미정 대표가 참석해, 경주 지진 이후 여성들이 주축이 된 공동체 회복 사례를 강의하였다.

정미정 대표 강의

2016년 9월 12일 규모 5.8의 강진이 경주를 강타했을 때, 여진이 이어지며 주민들의 불안은 장기간 지속됐다. 당시 지역 독서모임 여성 회원들은 일상의 만남을 ‘심리적 회복’ 모임으로 전환해 서로의 경험과 두려움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후 이 활동은 경주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으로 확장돼, 재난 직후의 위기 대응을 넘어 지역 주민이 스스로 회복력을 키우는 공동체 네트워크로 발전했다.

정미정 대표는 “재난 현장에서 절실하게 느낀 건 물품보다 사람과 사람을 잇는 관계망이었다”며 재난 이전부터 신뢰와 연대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대응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구마모토 지진 피해지역의 사례를 언급하며, 매뉴얼과 물자 지원도 중요하지만 서로를 알고 신뢰하는 이웃이 있는 공동체가 훨씬 빠르고 유연하게 재난에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를 재난 대응의 ‘변수’로 규정하며, 분단 국가인 한국은 군대라는 특수한 존재가 재난 상황에 개입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국가 주도 재난대응 체계가 구조적으로 불안정하다고 지적했다. ​

이에 “변수인 정부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며,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상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 대표는 일본의 기업-민간 간 핫라인 사례를 소개하며, 행정 경직성을 피하고 신속한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SEMA 모델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국가·기업·전문가·시민이 정보 공유, 소통, 감시, 행동의 네 가지 축을 기반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

“국가가 개입하면 규정과 절차로 인해 경직성이 생기기 때문에, 이를 긍정적으로 회피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재난대응의 핵심주체는 공동체, 재난대응의 방향은 회복탄력성

정미정 님이 일본 구마모토를 방문했을 당시, 현지 시청으로부터 들은 구마모토 지진 당시 상황은 다음과 같다. 2016년 4월, 구마모토에서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해 인구 75만 명 중 약 20만 명이 피난을 갔다. 지정 대피소는 174곳이었지만 실제로 개설된 대피소는 267곳이었기에 민간이 운영한 대피소도 상당수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더불어 차중박 피난까지 발생하며 많은 주민들이 운동장에 차량을 세우고 그 안에서 생활하기도 했다. 문제는 대부분의 구호 물품이 지정 대피소로만 전달되기 때문에, 나머지 비지정 대피소의 경우 물품이 제대로 공급되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이때 일본 그린코프 생협이 비지정 대피소를 지원하게 된다. 생협은 마을 모임을 통해 구축한 ‘관계망’을 활용해 각 지역에 필요한 물품과 인원수를 파악하여 조달했다. 이 덕분에 비지정 대피소와 차중박 이재민들에게도 원활하게 물품 공급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구마모토 지진 이후 수많은 시민들의 거주지가 무너져 수백 가구가 더 이상 거주할 수 없게 되자, 임시로 유휴지에 컨테이너 숙소가 설치됐다. 새 집을 짓는 데만 약 2년이 걸리기 때문에,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한 조치였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마을 중심에 함께 지어진 ‘커뮤니티 센터’였다. 새로 인위적으로 조성된 임시 마을에는 공동체가 부재할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주민 개개인이 고립될 가능성이 컸기에 이를 보완하기 위한 커뮤니티 센터가 마련된 것이다. 해당 공간에서는 복지 법인 등이 약 2년간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공동체 회복을 지원했다. 정미정 님은 과거 울진을 방문했을 당시를 떠올리며 “당시 수십 개의 컨테이너가 아무 데나 설치돼 있었고, 그 주변에 (주민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 등이) 아무것도 없는 것을 보며 커뮤니티 공간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시민사회와 국가가 함께하는 재난 거버넌스

정미정 님은 경주 아이쿱처럼 시민사회의 자조조직이 스스로를 회복 주체로 설정한 것은 공식적인 제도나 정부의 대응역량이 충분하지 않거나 혹은 재난대응 거버넌스의 축으로 설정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미정 님은 국가는 불필요한 존재가 아님을 강조했다. 단지 공동체의 중요성에 초점을 맞췄을 뿐이며, 국가는 국가대로 책무를 다하고 전문가와 기업 역시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러한 역할들이 단발적인 대응에 그칠 것이 아니라, 국가 재난 대응 체계 안에서 재정적·인력적 지원을 통해 시스템화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미정 님이 앞서 정부를 ‘변수’라고 언급한 바 있지만, 결국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시스템화를 통해 상수를 잘 마련하는 것이다. 또한 재난 이후 공동체 회복이 민간 주도로 이뤄지는 것이 좋을지, 국가 주도가 바람직한지는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좋은 공동체가 형성되지 않는 지역에서는 국가의 개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 재난 회복이 물질적 배·보상이 아니라 주민 갈등과 공동체 회복이 중요 요소라는 것을 국가가 인지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에 빈발하는 재난 상황에서 국가는 재난 이후 공동체 회복을 필수 과제로 인식하고 지원해야 하며 이를 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포럼을 들으며

이번 포럼을 통해 예상치 못한 재난 앞에서 재난 피해자들이 마주해야 하는 현실이 얼마나 힘겹고 고통스러운지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재난 피해자의 감정에 공감하며 그 시각으로 재난을 바라보니, 우리 사회가 더욱 안전해지기 위해 어떤 준비와 노력이 필요한지 한층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었다. 실제 재난이 발생했을 때 나는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 내가 속한 공동체는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 나아가 사전에 어떤 대비가 필요한지를 생각해 보는 일은 개인에게도 충분히 의미 있는 고민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국가는 헌법에 따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의무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번 포럼에서 소개된 여러 사례를 통해 여전히 국가가 맡아야 할 역할이 제도 속에 온전히 자리 잡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이쿱생협과 같은 시민사회의 자발적 노력으로 그 공백이 메워지기도 하지만, 앞으로는 이러한 민간의 역할까지 포괄하여 국가와 시민사회, 전문가 집단, 기업 등이 서로의 빈틈을 보완하며 협력해나갈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방향으로 재난 거버넌스가 구축될 때 우리 사회는 보다 안전한 사회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재난 안전사회 운동의 현재’ 연속 포럼은 앞으로 9월 10일, 17일 두 차례 더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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