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세월호참사의 아픔에 공감하며 생명과 안전이 존중받는 세상을 향해 4·16재단이 첫걸음을 내딛었습니다.
그리고 2025년, 그 여정에 더 많은 마음이 이어지기를 바라며 4·16재단은 후원회를 발족하고 ‘기억의 수호자’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기억을 지키는 사람들, 그 따뜻한 약속을 품은 ‘기억의 수호자’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먼저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4·16재단 운영위원장 박래군입니다. 인권운동을 시작한 지 38년이 되었고, 세월호참사 이후에는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을 제 삶의 과제로 삼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2014년 4월 16일, 그날을 어떻게 기억하시나요?
“그때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갔는데, 세월호가 침몰했다며 모두 그 이야기만 하고 있었습니다. 다들 걱정하면서도 ‘전원 구조됐다더라’라는 소식에 안도했죠. ‘역시 우리나라는 조선 강국이니까’라며 다행이라 생각했어요.
그날 저는 남영동 대공분실을 찾은 시민들에게 해설하느라 두 시간 정도 휴대전화를 꺼두었는데, 다시 켜보니 그게 오보였다는 겁니다. 그 순간부터 뉴스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어요.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리가 하얘지고, 정말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더군요.”
4·16재단이 ‘기억의 수호자’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세월호참사 이후, 우리는 세상이 이전과 달라져야 한다고 계속 말해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재난 공화국’이라고 할 정도로 참사가 반복되고 있어요. 이런 상황을 바꾸려면 정부나 지자체에만 기대어서는 안 되고, 결국 시민들의 힘으로 사회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기억의 수호자’입니다. 재난 참사는 피해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더 안전하고 생명을 존중하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할 일이라는 생각에서 추진하게 된 캠페인입니다.”

4·16재단은 재난참사를 경험한 청소년·청년들을 지원하는 일을 하기로 했는데요. 그 이유에 관해 설명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재난 피해자를 떠올리면 보통 부모님을 먼저 생각하지만, 형제자매도 있습니다. 주변에서는 ‘엄마·아빠가 힘드니 너희가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라고 하지만, 정작 자신들의 슬픔은 억누르게 되죠. 그게 병이 되기도 합니다. 또 생존자들은 ‘누군가는 돌아오지 못했는데 내가 살아남았다’라는 자책을 안고 살아갑니다.
이들은 살아가며 자신이 재난 참사의 생존자, 피해 가족이라고 표현하기도 어려워요. 밝혀지면 지지받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비난받거나 낙인 찍히기 때문에 피하게 되죠.
하지만 이들이야말로 누구나 재난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가 얼마나 위험한지,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함께 나서야 한다는 메시지가 전해집니다.
그래서 저는 형제자매와 생존자들이 자기 이야기를 통해 공감을 얻고 사회적 지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것이 우리가 재난 참사를 겪은 청소년과 청년을 응원하고 지원하는 이유입니다.”
‘더살림’ 프로젝트라는 명칭을 직접 제안하셨는데요. 어떤 지원을 하는지 소개해 주시겠어요.
“‘기억의 수호자’ 캠페인으로 모인 기금은 재난참사를 겪은 청소년·청년을 위한 인턴십과 꿈 지원 사업, ‘더살림’ 프로젝트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재난 피해자들은 그 고통을 누구보다 생생하게 경험했기에, 예방부터 대응·복구 과정에 절실한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봐요. 세월호, 이태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등 재난을 겪은 청소년·청년들이 관련 단체에서 인턴으로 경험을 쌓고, 나아가 활동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합니다.
또한 기회와 여건이 주어지면 청소년·청년들은 스스로 도전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고 믿어요. 실제 재단에서 진행하는 사업 과정을 보면 훌륭한 프로젝트를 해내더라고요. 다양한 도전을 통해 성취를 경험하면서 자신 안에 숨겨진 힘을 발견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고 합니다.
‘더살림’ 프로젝트는 이들이 다시 살아갈 힘을 얻도록 응원하는 마음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기억의 수호자’ 캠페인이 진행 중인데요. 진행하면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요.
자발적으로 가입해 주신 분들께 전화했어요. 그 중 전화기 너머에서 한 젊은 여성 분의 목소리가 들렸어요. 매달 5만 원을 후원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왜 참여했는지 물어봤죠.
그분은 1997년생으로, 단원고 희생 학생들과 같은 나이였어요. 스스로 ‘나중에 돈을 벌게 되면 후원하겠다’라고 약속했데요. 취업 준비 때문에 이제야 후원을 시작하게 되어 미안하다고 하면서, 마침 4·16재단 캠페인을 보고 함께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하더군요. 듣는 순간 울컥했습니다.
97년생, 어떤 청년들은 저주 받은 세대라고 하더라고요. 이태원참사 희생자들도 그 또래가 꽤 있다고 알고 있어요. 그런데 그들 중에도 절망을 넘어 적극적으로 극복하며 ‘4.16세대’로서 함께하겠다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기업에도 1년에 100만 원씩 후원하도록 적극 제안할 계획입니다. 기업이 후원을 통해 사회 변화를 만드는 데 참여하는 것 또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시민들께 ‘기억의 수호자’ 캠페인에 함께해 달라는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우리 시민들이 스스로 힘이 있다는 것을 믿었으면 해요. 우리는 그 힘으로 무도한 권력자들을 두 번이나 탄핵으로 끌어내린 경험이 있습니다. 이런 일은 세계사에서도 보기 드문 일이죠.
그만큼 힘 있는 우리가 언제까지 위험 사회를 방치할 것인가, 시민의 힘으로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억이 힘이 될 수 있도록 ‘기억의 수호자’가 되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