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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심해수색 위해 실시하라, 수습하라, 설치하라 <스텔라데이지호 침몰참사 9주기 시민문화제>에서 외치다

"더이상 제2의 세월호는 없어야 한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17년 3월 31일, 또 다른 어느 봄,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도착해 인양이 진행되기 시작했습니다. '제2의 세월호'는 없어야 했지만, 같은 날 오후 11시 20분에 남대서양 해역에서 스텔라데이지호가 침몰했습니다.

 

올해 3월 31일은 스텔라데이지호 침몰참사 9주기입니다.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서 스텔라데이지호 침몰참사 9주기 시민문화제가 열렸습니다.

9년이 지났지만, 아직 22명의 실종선원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스텔라데이지호 침몰참사 대책위원회의 목표는 '10주기 전 2차 심해수색 실시'입니다. 유가족 당사자를 비롯해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우리함께, 재난참사피해자연대, 고난함께를 비롯해 많은 시민이 오늘 자리를 지켰습니다. 다른 세상을 꿈꾸는 밥차 '밥통'에서도 주먹밥과 어묵으로 따뜻한 마음을 더했습니다. 무대 아래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화환이 있었습니다.

입구에서는 구호가 적힌 피켓과 주황 리본을 나눠주셨습니다. 아직 찾지 못한 선원들의 구명벌이 주황색이라, 주황 리본에는 스텔라데이지호에 공감하고 지지한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시민문화제는 참사 피해자들을 위한 묵념으로 시작했습니다. 송경용 신부는 '아직 돌아오지 못한 22명과 여러 재난 참사로 삶을 빼앗긴 이들'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신부님은 참사 당일 마주한 어느 실종선원 가족의 모습을 되새기며, "진실에 가까워졌으나 책임에서 멀어진 것에 분노했다"면서도 "완전한 해결에 이르지 못했어도 9년 동안 참 많은 것을 이뤄냈다", "가족 여러분 잘 이겨내셨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추모공연을 올린 가수 손병휘는 "항상 곁에 있지 않더라도 마음은 같이 하고 있을 것"이라는 지지를 표했습니다. 자신을 광장에서 노래하는 가수로 소개한 하림은 "다시 싸우려면 마음이 위로를 받아야 힘이 난다"며 "목소리 높이는 구호보다 한 마디 시나 가사가 힘이 될 때가 있다"는 생각으로 노래를 부른다고 했습니다.

손병휘의 <언젠가 우리는>, 하림의 <어느날>, 이소선합창단의 <잘가오그대>를 비롯한 9곡의 노래가 우리를 울렸습니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하림님이 스텔라데이지호 미수습자 가족을 안아주며 온기를 전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날 위해 슬퍼 말아요

나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해도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가 되어

당신 귀에 속삭일래요

사랑한다고 하림, <어느 날>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이자 재난참사피해자연대 대표 김종기 위원장은 “세월호가 뭍으로 올라온 날 스텔라데이지호는 가라앉았다”며 두 참사의 아픈 인연을 언급했습니다. 이어 “이익을 우선시한 인재임이 명백함에도 2차 심해 수색 예산이 책정되지 않는 현실을 납득할 수 없다”며 정부의 관리감독 책무를 강조했습니다.

가장 절절했던 순간은 故허재용 씨의 누나 허경주 부대표의 발언이었습니다. 허 부대표는 “민간인 참사에는 예산을 투입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태도는 국민이 국가의 보호를 기대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라며 일침을 가했습니다. 그는 2026년 추경 예산에 심해 수색 TF 예산을 반드시 반영할 것을 요구하며, “잘못한 사람이 벌을 받는 당연한 진리가 안착되어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이번 시민문화제를 취재하며 제가 가장 강하게 느낀 것은 ‘국가의 존재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었습니다. 9년이라는 시간 동안 네 번의 정권이 바뀌었지만, 22명의 국민은 여전히 심해에 남겨져 있습니다. 과학적으로 규명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비용 논리’와 ‘관료주의’에 막혀 2차 심해 수색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현실은 참담했습니다.

특히 유가족들이 들고 있던 등불을 보며, 이들이 원하는 것은 거창한 보상이 아니라 오직 ‘가족을 품으로 데려오는 것’과 ‘왜 침몰했는지 진실을 아는 것’뿐이라는 사실이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9년 전 세월호의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발생한 스텔라데이지호 참사는 우리 사회에 “생명보다 귀한 이윤은 없다”는 준엄한 교훈을 다시 한번 던지고 있었습니다.

 

문화제 현장에서 본 재난 피해자들의 연대는 눈물겨웠습니다. 서로의 아픔을 가장 잘 아는 이들이 손을 맞잡고 “우리의 언어와 정치인의 언어가 같아질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고 외치는 모습에서, 안전한 사회를 향한 희망의 불꽃을 보았습니다.


정부는 “국민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는 당연한 명제를 증명해야 합니다. 10주기에는 반드시 미수습자들을 모시고 추모식을 할 수 있도록, 이제는 정부가 책임 있게 응답하고 2차 심해 수색을 즉각 실시해야 합니다. 그것이 참사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국가의 최소한의 약속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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