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잔동이라는 마을은 12년 전, 세월호 참사 아픔이 깊게 베여있는 동네입니다. 그렇지만 슬픔에만 머무르지 않고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넘어 재난에 견고한 마을로 성장하며 극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고잔동 마을 걷기 행사 <같이걷자>는 고잔동 주민들이 고잔동에서 시작되는 참사 회복 과정의 이야기, 마을의 숨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4월 12일 일요일 오전 10시, 고잔동 복지센터 ‘쉼과힘’에 <같이걷자> 참여자들이 모였습니다. 올해 첫 시작된 <같이걷자>는 두 가지 포인트를 집중적으로 생각하며 걷기에 동참하면 좋겠습니다. 첫 번째 포인트는 ‘정’이라는 테마입니다. 모든 코스에는 ‘정’이라는 키워드가 있습니다. 두 번째 포인트는 ‘해설사’입니다. <같이걷자>에 함께해 주시는 해설사분들은 실제 고잔동에 오래 거주하신 주민분들이십니다. 고잔동 마을은 세월호 참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 마을 주민분들에게는 공간이 주는 의미가 어떠한지, 생각하며 참여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같이걷자> 탐방을 나서기 전, 참여자들에게 ‘기억굿즈’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소지품을 담기 좋은 미니 에코백과 그 안에 간식이 담긴 텀블러, 그리고 볼펜과 손수건까지 다양한 굿즈들을 준비해 주셨습니다.
첫 번째 코스는 같은 건물 옥상, <온유애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과거 평범한 옥상이었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같은 건물에 있는 교회에서는 희생된 아이들을 위하여 정성을 아끼지 않았고 이에 감사한 마음에 양온유 학생의 부모님께서 기부금을 전달하여 이렇게 예쁜 꽃들과 함께 테라스가 구성된 공간이 되었다고 합니다. 편안하게 휴식을 얻길 바라는 염원이 담겨있습니다.
단원고등학교의 조망이 잘 보이는 곳으로 주변에 나무들과 함께 귀여운 조형물이 달려있는 것이 보입니다. 고개를 든 아이는 노래하는 ‘싱잉’, 고개를 숙인 아이는 사색하는 ‘띵킹’입니다. 동화 「파랑새」가 주는 메시지는 거창한 행운이 아니라, 우리 곁에 있는 평범한 일상 속의 행복입니다.
이 공간은 그 평범한 일상 안에서 우리 아이들이 잊지 않고 기억하며 동시에 살아남은 우리들이 서로를 위로하는 장소가 되길 꿈꾸고 있습니다. 참여자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풍경을 담으며, 잠시 구경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테라스를 나서면 카페 옆 복도에는 416개의 도자기로 만들어진 꽃들이 수 놓여 있습니다. 4월 16일, 그날을 기억하며 416개의 꽃을 제작하였다고 합니다. 작가는 떨어진 꽃잎이 양분이 되어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순환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다음 장소인 416기억전시관을 가기 전, 맞은편에 건물 하나가 보였습니다. 올해 8월 완공 예정인 공동체 복합시설로,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묵묵히 견뎌온 주민들을 위해 만들어지는 공간입니다. 단순히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재난을 겪은 우리 이웃들이 서로를 더 단단하게 돌볼 수 있도록 공유주방이나 프로그램실 같은 소통의 장이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개관을 하면 꼭 한번 찾고 싶어집니다.
「정이 넘치는 문화마을 고잔동」 고잔동의 슬로건입니다. 이곳에 잠깐 멈춰 서서 고잔동이라는 이름의 유래에 대해 해설을 해주셨습니다. 포항에 호미곶처럼 바다로 툭 튀어나온 땅을 ‘곶’이라고 불리는 것을 들어보셨나요? 과거 안산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곶이었습니다. 그 곶 안에서 가장 먼저 마을이 형성된 안쪽 동네라는 뜻으로, 곶의 안쪽→곶안→고잔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특히 고잔동은 벚꽃길이 아름다워서 봄나들이로 찾는 주민들이 많은 곳입니다. 아름다운 풍경 속에 아이들의 등굣길이 있었다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애틋해지기도 합니다. 계속해서 골목을 지나, <416기억전시관>으로 향했습니다.
이곳은 세월호 유가족 어머니께서 직접 관리하시는 곳으로, 임경빈 학생의 어머니께서 <416기억전시관>에 대해 설명해 주셨습니다. 고잔동 마을의 학생들이 가장 많이 희생을 당했기 때문에 이 고잔동 마을에 전시관이 세워졌습니다.
우선 전시관 입구에 들어서면 종이 지관들을 볼 수 있습니다. 지관통 겉면에는 아이들의 사진이 있고 그 안에 뚜껑을 열어보면 직접 적은 메시지, 편지를 넣을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전시관 안으로 들어서면, 천장에도 지관이 보입니다. 도자기로 만들어진 도자기지관입니다. 참사 이후 2015년부터 도예가 선생님을 비롯하여 여러 봉사자분들이 연대하여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단원고등학교 250명의 학생, 11명의 선생님이 희생되어 261명의 이야기를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이 공간은 304명 희생자 전체에 대한 지관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아이들과 평상시 가족들이 소중하게 다뤘던 물품들이 도자기 지관 안에 넣어져 있습니다. 곳곳에 빛들이 새어 나오는데, 빛으로 내려왔다가 빛으로 올라가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벽면에 전시하고 있는 작품들을 쭉 둘러보았습니다. 생명, 평화, 희망이 표현된 그림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잊지 못할 4월, 그리고 16일을 생각하며 그림을 그려주셨다고 합니다. 잊지 않고 함께해 주는 순간이 있는 날에, 아이들도 내려와서 함께 하고 있다는 의미를 담아주셨다고 합니다.
윤슬이 가득 담겨있는 바다의 모습이 담긴 그림은 일주일 만에 완성을 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해설에 이어, 각자 작품들을 잠시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음 코스는 416재단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고잔동 골목골목을 지나가며 걸어가다, 화랑공원에 멈춰 섰습니다. 해설사님이 오래 거주하신 동네로, 세월호 참사 이후 고잔동 마을의 회복 과정을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고잔동은 3~4층 높이의 낮은 빌라와 연립주택들이 많습니다. 1990년대 초반부터 만들어진 낮은 높이의 집들은 담장이 낮고 골목이 좁아서 옆집에 누가 사는지, 이웃 간의 정이 두터운 따뜻한 동네입니다.
그래서 2014년의 봄은 더욱 잔인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 집 건너, 한 집이 모두 아는 아이들이었기 때문입니다. 동네 전체가 거대한 상조가 된 것처럼 침통해졌습니다. 당시 마을에는 보이지 않는 약속이 있었습니다. 크게 웃지 말자, 큰 소리를 내지 말자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주민들은 화려한 옷 대신 검은 옷을 입고 무거운 침묵 속을 걸어 다녔습니다.
당시 해설사님의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이웃이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이었다는 것입니다. 부모님은 아이를 찾으러 팽목항에 오래 머무르셔야 했고 고잔동 집에는 남겨진 자녀들이 있었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주민들이 나섰습니다. 아이들이 먹을 반찬을 해서 문 앞에 두고 가고 필요한 물품을 챙기며 아이들의 부모가 되어주자며 마음을 모았습니다.
그렇게 서로의 빈자리를 채워주며 수많은 계절을 보내고 복지관에서는 주민들의 마음을 달래줄 힐링 프로그램을 만들고 유가족의 손을 잡고 함께 팽목항에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그런 시간들이 쌓여 이 마을은 아픔을 넘어 다시 화합과 일어설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416재단은 바로 그런 주민들의 마음과 유가족분들의 염원이 남겨진 곳입니다. 다시 12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과 고잔동이 12년간 밟아 온 과정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안전사회를 만드는 첫 걸음, 4·16재단 후원으로 시작하세요.
국민 226401-04-346585
(예금주: 재단법인 416재단)
#25404160
(한 건당 3,000원)
060-700-0416
(한 통화 4,16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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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법인 416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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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건당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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