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면 4월 16일이 다시 돌아와서 그때가 너무너무 힘들어"
봄이 누구에게나 따뜻한 계절은 아닙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날, 2014년 4월 16일이 가까워질수록 유가족의 고통은 더 선명해집니다.
올해는 세월호참사 12주기입니다.
12년이 지나도 변치 않는 그리움으로 매년 참사 해역을 찾는 이들이 있습니다.
'세월호참사 12주기 참사해역 선상추모식'에도 0416단원고가족협의회(이하 단가협) 소속 세월호참사 피해 가족들과, 4·16재단, 안산마음건강센터 등 관련 단체가 함께 했습니다.
[세월호 부표 앞에서의 12번째 외침, "다시 만나는 날에는 절대 놓지 않을게"]
참석자들은 새벽 1시에 안산시 단원구에 모여 함께 목포로 출발했고, 6시에 목포항에서 출항하는 1508번 해경 경비함에 탑승했습니다. 노란 리본을 쥐고, 국화 한 바구니를 꼭 쥐고는 배에 올랐습니다. 다친 다리를 이끌고 진도로 향한 단가협 어머님도 계셨습니다.
3시간 반이 지날 무렵, 전남 진도군 조도면 동거차도 인근 해역(맹골수도)에 다다랐습니다. 세월호 참사 해역임을 표시한 부표가 보였습니다. 세월호 미수습자를 수색한 김순종 잠수사에 따르면, 전국에서 두 번째로 조류가 센 곳이 진도 맹골수도라고 합니다. 우리의 차고 넘치는 슬픔을 닮아서일까요. 오늘의 날씨는 화창했지만, 바람은 드세고 바다는 출렁거렸습니다.
선상추모식은 오전 10시에 묵념으로 시작되었습니다.
0416단원고가족협의회 이용기 고문(이호진 아버님)과 김병권 간사(김빛나라 아버님)의 추도사가 있었습니다. 김병권 고문은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을 '사랑하는 아들, 딸'이라 칭하셨습니다. 또 "너희의 웃음, 목소리, 온기 그 짧았던 기억들이 이 모든 생을 버텨낼 수 있는 유일한 힘"이라며, "아픔도 슬픔도 없는 평온한 곳에서 너희가 가장 예쁘게 웃던 그 모습 그대로 쉬기를 바란다"는 진심 어린 소망을 담아 애도했습니다.
이어서 이용기 간사는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 250명의 이름을 한 명씩 호명하였습니다.
참석자들은 벚나무에 노란 리본을 다는 추모 의식을 치렀습니다. 노란 리본에는 유가족의 그리움과 다짐이 담겨 있습니다.
"사랑한다", "너무 보고 싶다", "약해도 살아가겠다", "천국에서 만나자"
리본 하나에는 미처 다 담지 못하는, 사무치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참석자는 부표를 향해 헌화했습니다. 헌화는 선상추모식 식순 중 가장 애달프고 슬픈 순간이었습니다. 모두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애도했습니다. 말 없이 국화를 두 손 꼭 잡거나, 말을 못 다 잇고 흐느끼거나, 가슴에 묵혀둔 말을 쏟아냈습니다. 차마 헌화를 하지 못하는 이도 있었습니다.
"너를 한날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며 "꿈에라도 좀 나타나라"던 말로 기자들을 울린 배희춘 간사(배향매 아버님)의 모습이 생생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가슴 아픈 장면에서, 우리가 세월호 참사와 작별할 수 없는 이유를 마음에 새겼습니다.
["약속은 문장이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되어야" 세월호 선체 앞에서의 선언]
참석자들은 선상추모식의 마지막 순서인 참사 해역 선회가 끝난 뒤, 목포 신항에서 오후 3시에 시작되는 '세월호참사 12주기 목포기억식'에 참여했습니다.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도 오늘 자리에 함께해 주셨습니다.
"진상규명 없는 사회적 참사는 반복됩니다"
입구의 현수막 문구가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멀리서도 보이는 세월호는 많이 녹슬어 있었습니다. 녹슬어 버린 세월호를 보며, 12년이라는 오랜 시간의 경과를 실감했습니다.
기억식은 전남416오케스트라의 식전 공연과 희생자를 애도하는 묵념으로 시작됐습니다.
0416단원고가족협의회의 최준현님(최수희 아버님)의 기억사가 있었습니다. 기자도 한 아빠의 딸로서, "사랑한다 내 아가"라는 최준현 님의 목이 메인 목소리에 눈물이 났습니다. "언젠가 시간이 흘러 우리가 다시 만날 날 아빠가 세상에서 가장 큰 품으로 너를 안아줄게" 이 말도 애틋하고 절절했습니다.
이어서 최현서 학생(전남학생의회 의장)과 김원이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위원장)의 추모사가 있었습니다. 당시 7살이었던 최현서 학생은 "뉴스에서 다루는 내용은 7살 어린아이가 이해하기 너무 어려운 내용"이었지만, "울다 지쳐 쓰러지는 모습은 어린 제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말했습니다.
김원이 의원은 "국가가 책임을 다하지 않는 대형참사가 반복되고 있다"며 "기억하는 것이 책임의 시작이고, 잊지 않는 것이 변화를 만들어내는 힘"이라 강조했습니다. 또 세월호 생명 기획관이 차질 없이 완공되도록 챙기고, 반드시 안전 사회로 나아가 비극적인 참사의 반복을 막겠다고 오늘 이 자리에서 다짐했습니다.
10.29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이종민님은 "팽목항에서도 이태원 골목에서도 국가는 어디에 있었냐, 왜 아이들을 구조하지 못했냐, 왜 우리 사랑하는 가족을 아무런 이유도 모른 채 떠나보내야 했냐는 질문에 국가는 단 한 번도 제대로 답하지 않았다"는 말로 연대사를 시작했습니다. 세월호 유가족이 묵묵히 걸어온 길은 이태원참사 유가족에게 어둠 속 한 줄기 빛이었으며. 희생과 희망, 또 가슴이 무너질 만큼의 미안함이었음을 전했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그날까지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며, 우리들이 가는 이 길을 함께 동행해달라는 연대를 청하며 마무리했습니다.
추모공연으로 소프라노 문안나님이 부른 <내 영혼 바람되어>가 울려 퍼졌습니다. 이어 백은경·박현숙 상임공동대표(세월호잊지않기 목포공동실천회의)의 선언문 낭독이 있었습니다. 마지막 구호는 자리에 있던 모든 시민이 함께 외쳤습니다.
권고를 넘어 실천으로, 세월호참사 국가책임 인정하고 즉각 사과하라.
사회적 참사의 완전한 진상규명 제대로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마련하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국회는 생명안전기본법 제정하라.
마지막에는 참여자 전원이 노란 종이비행기를 함께 날리고, 추모헌화를 했습니다. 비행기와 하얀 국화에 담긴 지지와 연대의 마음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먼 훗날 이 슬픔이 다 씻겨 내려갈 그날에, 그때는 엄마아빠가 너희를 놓지 않고 꼭 안아줄게. 사랑한다"_김병권(김빛나라 아버님)
"다시 만나는 날 그땐 절대 헤어지지 말자"_남서현(남지현 언니)
"다시는 너를 혼자 두지 않겠다고 약속할게"_최준현(최수희 아버님)
유가족분들이 하시는 말씀을 듣다 보면, 사랑하는 아들, 딸과 필사적으로 작별하지 않으려는 마음이 유독 가슴 깊은 구석에 박힙니다.
기타노 다케시는 말했다. "5천 명이 죽었다는 것을 '5천 명이 죽은 하나의 사건'이라고 한데 묶어 말하는 것은 모독이다. 그게 아니라 '한 사람이 죽은 사건이 5천 건 일어났다'가 맞다" … 나는 비로소 '죽음을 세는 법'을 알게 됐다. 죽음을 셀 줄 아는 것, 그것이야말로 애도의 출발이라는 것도.
– 『인생의 역사』, 신형철
기타노 다케시에 따르면, 세월호는 하나의 사건이 아닌 304건의 사건입니다. 오늘 선상추모식과 목포 기억식에 참여하며, 세월호로 떠나보낸 304명과 작별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날을 잊지 않고, 안전한 사회를 위해 아직 남은 과제가 무엇인지 제대로 아는 것에서 시작하려 합니다.
세월호 참사를 기리며 노란 리본을 다는 4월 16일의 마음으로, 함께 끝까지 연대해 주시길 바랍니다.
안전사회를 만드는 첫 걸음, 4·16재단 후원으로 시작하세요.
국민 226401-04-346585
(예금주: 재단법인 416재단)
#25404160
(한 건당 3,000원)
060-700-0416
(한 통화 4,16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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