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재단은 세월호참사 피해 가족의 심리 회복을 돕기 위해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서예, 유화, 목공예, 우드버닝 등 일상의 리듬을 되찾고 가족 간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프로그램들인데요.
지난 4월 27일(월)에는 0416단원고가족협의회 가족들을 대상으로 목공예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상반기 커리큘럼은 총 10주차 수업과 한 차례의 견학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번 수업에는 여섯 분이 참여해 일상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원목 도마'를 제작했습니다. 강사님의 도마 설명으로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되었는데요. 사용된 재료는 뛰어난 항균 작용과 은은한 나무 향이 특징인 호주산 캄포 로렐(Camphor Laurel) 원목이었습니다.
캄포 도마를 만들기 위해 사포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도마의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는 과정인데요. 수업에는 320방 사포와 1000방 사포 두 종류가 사용되었는데, 숫자가 클수록 부드러운 사포라고 합니다. 참여자분들이 주로 사용한 1000방 사포는 입자가 매우 고운 마무리용 연마재였습니다.
강사님의 설명이 끝나기도 전에 참여자분들은 사포를 손에 쥐고 작업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나무 가루가 많이 날려 중간중간 창문을 열고 환기를 하며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강사님께서 사포질의 요령도 전수해 주셨습니다. 힘을 주어 빠르게 밀기보다, 일정한 속도로 꾸준히 반복하는 게 핵심이었는데요. 참여자분들은 도마의 옆면과 모서리, 손잡이 구멍까지 꼼꼼하게 다듬으며 각자의 속도로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작업 중간에는 서로의 안부를 묻거나 다음 견학 장소를 논의하는 등 소소한 대화가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그 사이에 담당자분의 안내로 지난해 제작된 작품들을 살펴보았는데요. 특히 '우드버닝' 작품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말 그대로 나무 표면을 태워 그림을 새기는 기법으로, 귀여운 푸 캐릭터 도안에 알록달록한 색을 입힌 작품이 인상적이었답니다.
다시 수업 현장으로 돌아오니, 참여자분들은 어느새 자리에서 일어나 더욱 집중한 모습으로 작업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사포질과 물티슈로 표면을 닦는 과정을 반복하며 도마가 더욱 매끄러워지고 있었는데요. 강사님은 "어렵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은 작업인데, 모두 차분하게 잘 따라오고 계신다"며 아낌없는 격려를 전하셨습니다.
다음 단계는 '이니셜 각인' 작업이었습니다. 오늘 날짜, 사인, 문구, 그림 등 각자 원하는 내용을 연필로 스케치한 뒤 도구를 이용해 도마에 새겼습니다. 긴장된 마음에 강사님의 도움을 받는 분도 있었고, 익숙한 손놀림으로 직접 작업을 완성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져서 그런지 "맛있겠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작품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마무리 단계에서는 오일과 왁스(컨디셔너)를 활용한 코팅 작업이 이어졌습니다. 미네랄 오일을 발라 나무의 결 사이를 채워주고, 이후 밀랍에서 추출한 왁스를 덧발라 표면을 보호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강사님은 많이 바르는 것보다 적당한 양을 여러 번 나누어 바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는데, 적당한 균형이 좋은 결과물을 만든다는 점에서 목공예는 섬세한 감각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수업의 마지막에는 도마 관리 방법에 대한 안내가 이어졌습니다. 직사광선을 피하고, 물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며, 사용 후에는 서늘한 곳에서 충분히 건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특히 기름기 있는 음식을 담았을 경우에는 중성세제로 세척한 뒤 완전히 말려야 한다는 점도 강조되었습니다.
보다 꼼꼼한 관리가 필요할 때에는 식초, 소금, 물을 같은 비율로 섞어 약 10분 정도 담가둔 뒤, 사포로 표면을 연마하고 아마씨유를 발라주면 된다고 합니다. 섬세한 관리가 필요한 만큼, 강사님께서 안내해주신 방법을 잘 지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이후 함께 사용한 재료를 정리하고 책상을 닦으며 수업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수북이 쌓인 나무 가루와 사용된 물티슈의 양이 참여자분들의 열정을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각자 만든 도마를 서로 칭찬하고, 카메라에 담아가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완성된 작품을 부직포 가방에 담으며 뿌듯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는데요. 함께 나무를 다듬고 각자의 개성을 새겨 넣는 과정이 참여자분들께 소중한 기록으로 남았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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