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별이 뜨고 지는 길목에서 밤마다 모여 노래하자, 노란빛학교 숨을 맞추는 음악교실

지난 5월 16일, 4.16연대 강당에서 '노란빛학교, 숨을 맞추는 음악 교실'이 진행되었습니다. 4.16 합창단과 함께하며 세월호참사 피해자 간담회이자, 기억의 노래를 배우며 불러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빌딩의 4층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 표지가 향하는 길을 노랗게 알려줍니다.

4층에 들어서자 공간에서 진행한 여러 행사와, 다른 추모 행사와 연대하는 기록들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또한, 4.16합창단의 활동 책자 『노래를 불러서 네가 온다면』과 앨범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4.16합창단과 참여자들이 하나둘 모여듭니다.

광주에서 버스 취소표를 기다리며 걸음 해 온 분, 노란 리본과 귀걸이로 기억을 새긴 분, 4.16연대 활동가 등 다양한 이들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본격적인 활동에 앞서, 참여자들은 안전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10가지의 약속을 함께 읽었습니다. 서로의 존엄을 지키며 기억과 연대를 이어갈 다짐을 오늘도 마음에 새겨봅니다.

 

"나의 존엄만큼이나 상대방의 존엄을 우선할 때, 함께 연대하고 돌볼 수 있을 때, 안전한 공동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안전한 모임을 만들어가는 주체입니다. 누구도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서로 환대해요."

"비육식 지향이나 페미니즘 지향, 장애인인권운동 연대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연대와 활동을 비웃거나 비난하지 않으며, 다름에서 오는 확장에 열린 자세를 가져주세요."

이어 4.16합창단의 소개와 참여자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마련되었습니다.

4.16세월호참사 유가족이자, 합창단 소속 단원은 "합창단이 모일 당시 투쟁 현장에서 지내는 분들이 더 많았을 시기라, '노래를 할 때냐'는 비난도 많이 들었고, 충분히 이해가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 몇 분이 함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합창단으로 활동을 하게 되었다."라며 합창단의 시작을 소개했습니다.

 

또 다른 합창단 단원이자 강사는 "합창단에서 좋은 에너지와 위로를 많이 받는다. 11년이 지난 지금은 합창이 삶에 중심이 된 것 같다."라며 긴 시간 서로의 숨을 맞추며 걸어온 따뜻한 기억들을 전했습니다.

4.16합창단은 지금까지 497회의 공연을 이어왔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공연에는 4.16 기억식을 꼽으며 서로의 기억을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을 묵묵히 이어오고 있었습니다.

음악 교실에서는 '너랑 노래할래'와 '종이연'을 불렀습니다.

참여자들과 함께 부를 노래를 오래 고민했다는 합창단의 마음만큼, 노래 가사 하나하나가 돋보였습니다. 특히 종이연 노래에서 반복되는 '너를 사랑해'라는 가사에 대해, 단원은 "사랑한다는 이야기를 직접 들려주고 싶지만 할 수 없기에 처음에는 이 노래를 부르는 게 마음이 아파서 싫었다."라며,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노래로라도 할 수 있으니 참 좋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오랜 시간 노래 속에 담아온 그리움과 사랑을 자연스럽게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벼운 잰말놀이로 돌림노래를 연습하는 시간을 가지며 본격적으로 노래를 배웠습니다.

 

참여자들은 합창단과 함께 노래를 연습하고 반주에 맞춰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사진과 영상에서 노래하는 현장의 모습을 생생히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세상이 조금은 더 울 수 있도록, 울어서 조금은 더 착해지도록 종이연 하늘 높이 날리며"

"네가 서 있는 모퉁이 외진 곳 기다리고 있었어, 너를 위해 너와 함께 노래하기 위해"

 

노래를 배우는 중간에는 종이연을 하늘 높이 날리듯, 기억 한편에 담아두었던 이와 노래가사를 종이에 써보고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참여 소감을 나누며 기억 교실은 마무리되었습니다.

4.16 합창단은 일 년에 한 번씩 새로운 단원을 모집한다고 합니다.

 

기억교실의 공간과 함께 나눈 노래는 최근 국회를 통과한 '생명안전기본법'을 떠올리게 합니다. 4.16세월호참사 이후 12년 만에 국회를 통과한 생명안전기본법은, 오랫동안 희생자 304명을 기억해 온 시간을 맞이해 주는 듯 합니다. 더 많은 노란빛 동행이 이어질 수 있길 바라봅니다.

우리의 노래가, 기억에 함께하려는 작은 행동이 세상을 울리고 안전 사회를 향해 또 한 걸음 나아가길 바랍니다. 뱉어내기 힘들었던 사랑한다는 말과, 누군가의 어둠과 외진 곳에 함께 있어 주겠다는 말이 담긴 노래가 큰 힘이 됩니다. 앞으로도 4.16합창단이 수많은 이야기를 노래하고 전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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