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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폭력 대응의 다음 단계를 묻다 | 청년기자단 6기 김정현 기획기사

우리 사회는 디지털 성폭력이라는 새로운 사회적 재난을 겪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피해자들는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그렇기에 우리에게는 각 주체들의 고민을 토로하고 실질직인 변화를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여야 한다. 그러한 고민을 나누기 위해 각계각층의 당사자들이 모였다.

 

8월 27일,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의 주최로 열린 「2026 디지털 성폭력 대응의 다음 단계를 묻다」 라운드테이블에는 앞으로의 한국 사회의 방향성을 논의하기 위해 관계자들이 참석하였고, 약 50명의 시민들이 함께하였다.

"기자가 마주한 국내 디지털 성폭력"

안지현 (JTBC 기자)

 

안지현 기자는 탐사보도로 얻은 인사이트를 나누었다. 안 기자는 피해자를 만나는 과정에서 다소 잘 알려진 사건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존재함을 알렸다. 그는 피해가 반복되고, 삭제될 수 없다는 절망감, 누가 가해자인 지 알 수 없는 막막함이 피해자를 더 힘들게 한다고 밝혔다. 지금은 영상 뿐만 아니라 인적사항도 유포되어 피해가 더 가중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한국 사회의 피해가 심각함을 재차 강조하였다.

그는 영국 사회조차 90% 삭제율을 보이며 전부 삭제에 어려움을 가진다는 걸 언급하면서, 사전적 예방에 관심을 가져야 함을 밝혔다. 그러면 본질적으로 디지털 폭력은 여성혐오가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디지털성범죄 피해 대응 현황"

조순애 (중앙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팀장)

 

조순애 팀장은 센터에 대한 사람들의 인지도가 낮다는 현실을 설명하며 서두를 꺼냈다. 그는 지속피해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현재 10~30대 여성에 대한 피해가 집중되어 있으며 업무의 90%를 삭제 지원에 집중한다는 걸 밝혔다.

 

그는 아마존과 구글 등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 가능한 미국 서버를 통해 많은 불법사이트가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성매매와 도박 등 다른 범죄로 들어가기 위한 게이트 같은 역할을 불법동영상이 수행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였다.

이어 수동으로 하는 작업을 최대한 자동화하여 빠르게 삭제하고자 하며, 전국의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로 마무리하였다.

"수사 현장에서 본 디지털 성폭력"

조승노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팀장)

 

조승노 팀장은 앞서 말한 센터와 달리 경찰은 발생건수로 통계를 추산한다고 알렸다. 이어 그는 대법원 판례 -아동이지만 성인물 동영상으로 제작하면 성인 대상 성착취물로 보아야 한다-가 바뀌어 해당 내용에 달라진 점을 마저 설명하였다.

 

그는 특히 청소년 가해자가 죄의식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현재 피의자의 80%가 10대 청소년이 압도적임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2020년 이전에는 아동 성착취물 소지죄 처벌이 1년 이하 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현재는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근본적으로 사회적 인식 개선도 함께하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디지털성범죄 정보 확산 방지 대응 현황 및 과제"

김병준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팀장)

 

김병준 팀장은 디지털성범죄대응팀이 신설되면서 전자심의 등으로 24시간 문제를 해결하고 있음을 설명하였다. 그는 사업자 등에게 선삭제를 요청하고 있고, 관문 역할을 하는 ISP사업자를 비롯하여 CDN사업자 등의 심의결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를 통해 송부하고 접근 차단 조치 등을 하고 있음을 알렸다. 그는 세부게시물 URL이 기술적으로 차단이 안 되는 한계를 극복하고자 음란물 조항을 통해 사이트 자체를 차단하는 방법을 하고 있으며, 2019년까지 11만 건 삭제 및 39만 건 접속차단을 진행하였다고 알렸다.

 

그는 이러한 조치가 실질적으로 지속되기 위해서는 직원이 대신 할 수 없는 업무의 공백을 막기 위해서, 3년 임기가 끝나고 후임자가 없으면 임기가 자동 연장되는 법안을 제출하였다고 설명하였다. 특히 길게는 1년 정도 위원의 임기가 공백 상태였을 때 6만 9천권을 처리하지 못하였다는 경험을 언급하면서, 이러한 사건 하나하나가 미뤄질수록 피해자의 삶에 큰 영향을 줌을 강하게 강조하였다.

 

그 외에도 국가간 법률 및 제도가 다른 상황에서, 아동·청소년물에 차단에도 협조가 안 되는 점 등의 문제점을 설명하였다.

 

"법은 피해를 따라가고 있는가?"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허민숙 입법조사관은 디지털 성범죄가 피해자에게는 사회적 재난임을 상기하며, 1998년 성폭력처벌법에 불법촬영물이 규정된 이래로 법은 계속 개정되었지만, 범죄를 뒤만을 쫓는 악순환을 어떻게 끊어낼지를 설명하였다.

 

'피해는 현재형으로 진행되나, 법은 과거형으로 확산된다.'

허 조사관은 촬영의 시대, 유통의 시대를 넘어서 합성의 시대로 다다랐음을 설명하면서, 이러한 단계가 발전하는 게 아니라 중첩되어 있음을 지적하였다.

그는 90년에 해당 법률을 제정할 당시, 단순히 개인의 일탈로만 바라보고 이것이 유통과 수익창출 구조와 연결될 수 있음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플랫폼에게 중립적 전달자가 아닌 유포 방조의 책임자로서 위치지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10대 가해자에게 엄벌 카드만을 보여주는 게 답이 아닐 수 있는 의견도 조심스레 보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해당 범죄가 여성리더의 주장을 논리로 반박하는 게 아닌 나체영상 등으로 협박하고 위축시킨다는 측면에서, 민주주의에 큰 위협이 된다고 우려하였다.

 

정책의 성공여부는 어느 정도 해냈다는 속도와 수량이 아니라, 피해자가 어느 속도로 회복되는가에 달려있다는 점을 다시 짚었다.

"디지털 성폭력, 젠더기반폭력으로 바라보고 대응하기"

김여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

 

김여진 대표는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디지털 성폭력은 주요한 주제였고 이런 과정에서 '소라넷 폐지 운동' 등이 존재했다고 한국 사회의 흐름을 먼저 짚었다. 그는 디지털 성폭력을 젠더 기반 성폭력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하였다.

 

김 대표는 젠더 자체에 대한 정의부터 짚어보았다. '젠더'는 트렌스젠더처럼 성별 정체성을 명명할 때 쓰이기도 하지만, 차별하는 시스템 자체를 짚을 때도 이야기한다고 설명하였다. 이어 여성과 남성이 위치되어 있을 때 젠더가 설명된다면서, 젠더 기반 폭력은 여성이 '여성의 자리에 없다'거나 '여성이라는 규범을 어겼다는 이유'로 폭력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것은 인간으로도 동등하게 대우받는 게 아닌, 자신이 얌전하지 않은 '문란한 여성'으로서 사회적 평판을 떨어뜨리는 행위로 차별이 존재한다고 이야기하였다. 그는 이러한 모습을 – 부부가 아닌, 침대가 아닌, 정상위가 아닌, 여성이 적극적으로 하고 싶은 성관계에 낙인과 비난이 이루어지는 – 정상적인 섹슈얼리티를 전제한 이성애중심주의라고 명명하였다. 이러한 현상에 질문하는 이가 많아질수록, 대응 방안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하였다.

이어 그는 현재 성폭력처벌법이 규정하는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하는 사람의 신체' 즉, 여성의 성기, 가슴, 젖꼭지 등이 남성에게 성적 욕망을 부르는 기준을 깨뜨려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개인정보의 성애화가 디지털 성폭력의 핵심이라고 말한 모 학자의 표현처럼, 사진이 유포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피해는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하였다.

 

국가의 삭제 요청 권한을 강하게 가져옴과 동시에, 피해자가 어떻게 일상으로 돌아가는 지 두 가지가 동시에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밝히면서, 말로만 하는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를 넘어서 근본적으로 성평등한 환경 구축을 해야함을 설명하였다.

 

 

라운드테이블

 

지원체계의 가장 큰 공백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발제자들은 사전 예방조치의 실질화, 현장 경찰관의 공감의 부족,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 의무 등을 뽑았다.

 

김여진 대표는 온라인에서 성적인 이미지만을 제거하는 목표는 실패한다고 판단하면서, 여성의 '음란한 가슴'이 유출되면 안 된다는 관점은 그 신체를 점점 숨겨야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피해자를 옥죌 수 있음을 우려하였다. 이어 그는 본질적으로 피해자의 성적 실천이 피해로 가지 않는 삶이 필요하다고 설명하였다.

 

앞으로 필요한 협력 체계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조승노 팀장은 지방의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가 주변인에게 알리기 꺼려하는 피해자에게 동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례를 언급하면서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설명하였고, 한국 사회의 법령이 미흡함에도 다른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쳐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예방을 위한 선재적 지원에 대해서는, 김병준 팀장은 검열 등에 대한 우려를 고려하면서 실질적으로 통신 기술을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을 발굴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선제적 대응을 위한 법과 규제에 대한 설명도 나왔다. 허민숙 입법조사관은 디지털 지문이 조금씩 변영되면 확인이 어렵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플랫폼이 사전에 위험평가를 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해야한다고 밝혔다. 그는 카카오톡 업데이트 사례를 예를 들며, 이러한 사례와 해당 규제 책임이 다르지 않는다고 밝혔다.

 

안지현 기자는 현재 유럽에서도 대형 플랫폼 규제가 크게 나오지 않는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본질적인 행동에 대한 촘촘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속가능한 사회인식 교육에 대한 고민에 대해서는, 김여진 대표는 디지털 성폭력만 때어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다시 밝히면서, 소지죄 신설을 주장할 당시 단체의 기대와 달리 이를 회피하는 꼼수만이 늘고 있는 게 사회인식과 법이 괴리되어 있다는 걸 확인하였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정책이 성주류화되고 모든 커리큘럼 안에 페미니즘 교육이 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청소년의 극우화를 걱정하기에는 이러한 사회는 기성세대가 만들었음을 지적하면서, 트렌스젠더·장애인·중국인을 포함한 이주민·성매매 여성 등에 대한 배제의 존재를 만드는 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방위적인 문화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허민숙 입법조사관은 2008년 미국에서 불법동영상 다운로드로 한인이 징역 63개월과 벌금 10억을 받은 사례가 있었음을 설명하면서, 현재 한국 사회가 온정적으로 처벌을 하지 않는 상황을 타파하고 실질적으로 처벌이 시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 내용에 플로우에서 박수가 나오기도 하였다. 처벌의 실질화에 조승노 팀장은 미국 수사당국과의 공조를 떠올리며 동의하기도 하였다.

 

현실과 법의 간극을 매우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하였다. 안지현 기자는 언론이 가해자의 수법을 지나치게 자세히 다루는 현실을 지적하며, 수법을 적극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이야기를 하는 방법, 즉 피해자의 시점에서 상황을 봐야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그는 피해자들이 '오늘을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자신의 입장을 말하면서 다소 울걱하며 말을 잠시 잇지 못하기도 하였다.

 

김여진 대표는 성폭력의 성을 성적이 요소가 아닌, 젠더의 의미로 전유해야 함을 주장하였다. 그는 디저털 성범죄 특별법을 만들 때 '성폭력의 개념을 어떻게 할 것인지', 한국에만 있는 디지털 성폭력 개념 자체를 가져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디지털 성폭력이 물리적 폭력보다 더 경미하게 보는 현실을 지적하기도 하였다.

 

그는 언어가 없다는 게 고통을 만든다고 설명하면서, 한 명의 남성과 한 명의 여성이 나오는 영상에 '영상에 나오지 않는 여성'의 피해자로써 규정될 수 있음을 설명하면서, '불안피해'가 사회적 고통임을 주지시켰다. 물론 그는 불안이 있다고 사람을 처벌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면서, 다만 법제도를 넘어 피해자의 사회적 고통이 무엇인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1년 뒤에 다시 모인다면 무엇이 달라져 있어야 하냐는 질문이 나왔다. 여기에 발제자는 유통 사업자의 책임 강화, 기술 보완으로 제도권 밖 사이트 영상물이 줄어드는 것, 위원회 위원 임기에 따른 공백이 사라지는 것, 피해자의 한 번의 용기가 도움을 구하고 피해자는 일상으로 갈 수 있는 시스템, 디지털 성폭력 특별법 제정 시 여성운동 단체와의 협력 계획 등을 이야기하였다.

디지털 성폭력은 단순히 그것만을 가지고 없애려고 하면 없어지지 않는다는 발제자의 발언들에 큰 인상을 받았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회 전방위적인 반성과 변화 그리고 지속가능한 성찰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되는 하루였다.

 

우리의 이야기들이 단순히 해당 공간에만 머무르지 않도록 우리의 작은 실천과 협력의 필요성을 중요하게 느낀 시기였다. 우리의 일상에 할 수 있는 행동들도 세상을 바꾸는 경험을 쌓아가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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