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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를 묻는 마음으로 <2026 지식향연 아카데미 1회기>

 안부를 묻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오랜만에 연락하는 사람에게 어떤 말을 건네야 할지 망설여지고, 떠난 사람을 향한 그리움이나 미안함은 쉽게 꺼내지 못한 채 마음속에 남기도 한다. 2026년 9월 5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강당에서 열린 지식향연아카데미 「지금, 서로의 안부를 묻다」 1회차에서는 방송인 김신영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웃음과 행복, 실패와 상실, 그리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 일에 대해 이야기했다.

 

 강연에 앞서 지식향연아카데미의 사전 체험 부스가 진행됐다. 부스에서는 세월호 피해가족들과 참여자들이 함께 바느질을 통해 가죽 고래 키링을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 서로 마주 앉아 작은 고래를 하나씩 완성하는 동안 자연스러운 웃음과 이야기가 오갔다. 

 

  체험이 끝난 후 강연을 여는 발언으로,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의 김종기 운영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13년째에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기억과 책임에 대해 이야기했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비롯해 일상에서 희망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며 함께 기억하고 행동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신영에게도 세월호 참사는 개인적인 기억으로 남아 있었다. 참사가 발생했던 날 라디오 생방송에서 "아이들이 모두 구조가 됐다"고 전했던 그는 이후 상황이 급격히 달라지는 것을 지켜보며 그것이 참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날 강연에서도 당시 자신이 했던 말이 여전히 마음에 남아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렇기에 이번 강연을 역시 더욱 뜻깊게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후 김신영은 자신의 삶에서 여러 번의 실패와 도전을 거치며 배운 이야기를 꺼냈다. 한때 나이와 시기별로 삶을 세세하게 계획하며 살았지만, 지난해 세상을 떠난 은사의 죽음을 계기로 계획에 갇혀 정작 자신의 삶을 즐기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부터 그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셀럽파이브'라는 이름의 그룹으로 어린 시절 꿈꿨던 걸그룹 활동에 도전했고, 어린 시절 자신을 돌봐준 이모를 떠올리며 '둘째 이모 김다비'라는 캐릭터를 만들기도 했다.

 

 방송 활동이 줄어들어 사람들의 시선을 피했던 시기에는 자신이 외면했던 신발을 고치기 시작했다. 외면했던 신발이 자신의 모습처럼 느껴져 다시 고쳐 신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실패한 자신을 외면하기보다 다시 들여다보는 일은 새로운 도전으로 이어졌다.

 

 그가 말하는 행복과 꿈 역시 거창하지 않았다. "웃어야 행복한 것 같아요"라며 행복하기 때문에 웃는 것이 아니라 일단 한 번 웃어보는 것에서 행복을 시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꼭 대단한 목표가 없어도 괜찮다며 오늘 끝나고 맛있는 음식을 먹어야 겠다는 생각도 충분히 삶을 움직이는 꿈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걱정과 실패를 대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김신영은 세상은 걱정한 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며 "걱정의 값은 되게 싸요. 차라리 비싼 행복을 선택하세요"라고 말했다. 실패 역시 모두 자신의 부족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스스로가 사회에 잘 녹아들지 못하는 '모난 돌'처럼 느껴진다는 질문에는 자신 역시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했던 사람이라며 굳이 자신을 깎아낼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세상에 내 자리는 없습니다. 거기를 앉아야 내 자리가 되는 거예요." 정해진 자리를 찾기보다 직접 부딪히고 움직이는 과정에서 자신의 자리가 만들어진다는 의미였다.

 

 떠난 사람을 그리워하는 방법에 대한 질문에는 사람마다 슬픔을 받아들이는 시간이 다르다고 말했다. 울고 싶다면 울어도 되고, 그리운 사람을 기억하며 살아가도 된다고 했다. 자신 역시 세상을 떠난 친구와 교수를 기억하고 기도하며, 교수에게 받은 선물을 간직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서로의 안부를 묻다'라는 제목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김신영은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잘 지내시나요?", "가끔 네가 생각이 난다"는 말을 먼저 건넨다고 말했다. 한국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너무 참는 것 같다며 "그땐 내가 정말 미안했다", "네가 보고 싶어서 이야기했다"처럼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해도 괜찮다고 덧붙였다.

 

 강연이 끝날 무렵 김신영은 앞으로도 데님 재킷과 신발, 모자를 만들고, 오랫동안 준비해 온 단편 드라마를 직접 연출하는 등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날 생일을 맞은 세월호 희생학생을 위해 하늘에 닿을 수 있도록 박수를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안부'는 거창한 말이 아니었다. 잘 지내는지 묻고, 보고 싶었다고 말하고, 오늘을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하는 것. 때로는 함께 웃고, 때로는 마음껏 울면서 서로의 삶을 살피는 일이었다. 이날 김신영이 건넨 이야기는 결국 지금 이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서로에게 보내는 짧은 안부처럼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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