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재단 대학생 기자단 3기] “서로의 첫 사람이 되어주자” – 안전한 사회를 위한 시민들의 말하기 : 공적 애도의 쓸모, 젠더폭력, 애도와 저항의 문화제를 다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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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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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재단은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안전 정책을 제안하는 「시민 안전정책제안 활동 지원 공모사업」을 매년 시행하고 있다. 올해 <성북청년시민회>에서 제안한 「공적 애도의 쓸모」 사업이 해당 건으로 선정되어 의미 있는 활동이 이뤄질 수 있게 되었다.

이 활동은 2023년 한 해 동안 문화행사 · 강좌 · 워크샵 · 실천행동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적 애도의 과정을 시민들과 함께 이뤄나갈 예정으로. 성북청년시민회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면 더 많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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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4·16재단과 함께하는 이유에 대해 진행자인 이민혜민님은 “애도에서 끝나지 않고 사회를 바꿔나가는 시민들의 역할을 확산해 나가고자 하기 때문”이라 말씀하셨다.

이번 4, 5월의 「안전한 사회를 위한 시민들의 말하기 : 공적 애도의 쓸모」는 총 네 번의 행사로 다음과 같이 구성돼 있다.

4월 11일, [기록활동가와의 만남] 우리의 슬픔이 이야기가 되어 흐른다면

4월 16일, [문화제] 아홉 번째 봄, 애도와 기억 그리고 약속

5월 17일, [문화제] 젠더폭력, 애도와 저항의 문화제

5월 28일, 산재사망사고에 대한 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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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 애도의 쓸모」 취지는 이러하다. 10·29 이태원 참사 이후, 청년들이 재난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할 수 있는 애도의 장이 부재하다는 문제의식이 제고되었고, 그 장을 마련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나는 이날 행사에 4·16재단 기자단으로서 『젠더폭력, 애도와 저항의 문화제』에 참가하였다. 참고로 5월 17일은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이 일어난 날이며, 올해 7주기를 맞이하여 시민들은 성북구의 한 카페에 모여 서로의 감정과 생각을 나누기로 했다.

본 행사에 들어가기에 앞서, 함께 보면 좋은 영상을 함께 시청했다. 그 영상은 아래와 같다.

죽어도 바뀌지 않은 세상, 강남역 살인사건 그후 4년 | 그알로 보는 ‘여성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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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미사이드(femicide) 혹시 모르고 계신가요❓ 첫 번째 아이템회의!_? 밀레니얼 공감 시사토크쇼#창원여성살인사건 #페미사이드

이후 행사는 [시 낭독, 여는 이야기, 서로의 참여 동기 나누기, 함께 애도하기, 발제 발표, 경험 공유하기, 서로의 곁에 있어 줄 수 있는 방법 공유하기] 순서로 진행되었다. 진행은 성북청년시민회 사무국장 이민혜민 님이 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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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와 참가자가 다 함께 고정희의 ‘우리 봇물을 트자’ 시를 낭독하며 행사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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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해방의 문학』에 부쳐, 고정희 (1987)

 

<우리 봇물을 트자> / 고정희

 

치맛자락 휘날리며 휘날리며

우리 서로 봇물을 트자

옷고름과 옷고름을 이어주며

우리 봇물을 트자

할머니의 노동을 어루만지고

어머니의 보습을 씻어 주던

차랑차랑한 봇물을 이제 트자

벙어리 삼 년 세월 봇물을 트자

귀머거리 삼 년 세월 봇물을 트자

달빛 쏟아지는 봇물을 트자

할머니는 밥이 아니다

어머니는 떡이 아니다

여자는 남자에게 남자는 여자에게

한반도 덮고 남을 봇물을 터서

석삼년 말라터진 전답을 일으키자

일곱삼년 가뭄 든 강산을 적시자

오랫동안 홀로 어둡던 벗이여

막막한 꿈길을 맴돌던 봇물,

스스로 넘치는 봇물을 터서

제멋대로 치솟은 장벽을 허물고

제멋대로 들어앉은 빙산을 넘어가자

오천 년 이 땅을 좀먹는 암벽,

억압의 암반에 굴착기를 내리고

사랑의 다이너마이트를 터뜨려

캄캄한 수맥에 커단 빛을 내리자

하나보다 더 좋은 백의 얼굴이어라

백보다 더 좋은 만의 얼굴이어라

자매여, 형제여,

마침내 우리 서로 자유의 물꼬를 열어

황하에 이르는 뱃길을 트고

구구구구 구구구구

비둘기떼 날아와 하늘을 덮게 하자

끼룩끼룩 끼룩끼룩

갈매기떼 날아와 수평선을 덮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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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은 우리에게 무엇을 남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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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인 이민혜민 님은 상실에 대해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그 시간 동안 얻은 것 중 여러 조각을 가져와 참가자들과 공유하였다.

상실이라는 것은 우리를 힘들게 하는 일 중 하나인데, 우리에게 상실이 일어나는 이유가 과연 무엇이고, 이와는 별개로 상실이 우리에게 남기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과연 무엇일지 고민하였다고. 그 고민의 과정 중 읽었던 책의 구절을 참석자들에게 읽어주셨다.

<폭력, 애도, 정치> (주디스 버틀러 2003, 위태로운 삶)

“애도는, 상실로 인해 우리가 어쩌면 영원히 변하게 된다는 점을 받아들일 때 이루어진다.”

“너를 잃었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나“ 역시 사라졌다는 것을 발견할 따름이다.”

“슬퍼하는 데서, 슬픔을 간직하는 데서, 참을 수 없는 슬픔에 노출된 채로 지내면서도 폭력으로 슬픔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데서 무언가 얻을 것이 있을까? 상실의 느낌을 간직한다면, 어떤 사람들이 우려하듯 그저 수동적이고 무기력한 느낌만 갖게 될까? 아니면 인간적 취약성의 느낌으로, 서로의 물리적 삶에 대한 집단적 책임감으로 되돌아가는 것일까?”

주디스 버틀러는 슬픔이 정치 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과연 슬픔이 어떻게 정치 공동체를 이룰 수 있는 것일까? 혜민 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우리 모두에게 취약성이 있다는 것을 상실을 통해 알 수 있기에 중요한 순간일 수 있다. 이 순간을 겪은 후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있음을 깨닫고 책임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기에 슬픔이 정치공동체적이라 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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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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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의 용기야.”

참가자들은 자신들이 알고 있는 대처방법과 지원 기관, 정보를 포스트잇에 적고, 위로가 되는 문장과 슬로건 또한 적어 서로 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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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가 되는 문장과 슬로건, 하고 싶은 말]

  • 1. 네 잘못이 아니야.
  • 2. 피해자들은 ‘피해자다움’을 강요받는다. 국민 참여 재판의 경우, 재판을 받을 ë•Œ 피해자가 불쌍하고 안타까움을 자아내야지만 피해자의 편을 더 들어준다고 한다.

피해자는 일상을 살아가면 안 되는 걸까? 편히 사는 모습, 그러니까 ‘피해자’면 이럴 것이다, 라는 이미지 속 그 피해자의 모습을 답습하지 않으면 피해자를 피해자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로 지목된다.

그래서 한 참가자는 이렇게 말했다. “피해자는 착하지 않아도 되며, 실수도 할 수 있다. 우리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라는 말처럼 피해가 얼마나 강렬했는지 입증해야지만 피해자를 피해자라고 인정하는 선에서 탈피해야 한다.”

겉으로나마 피해자가 아무렇지 않아 보일지라도 피해자를 피해자가 아닌 것처럼 생각하고 매도하고, 어떻게 피해자가 저렇게 사냐고 의심을 품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문제의 사회적 시선이 피해자들의 일상 회복을 어렵게 만든다고도 생각한다. 피해자들에게 강박적인 피해자성을 부여하고 싶지 않다.

  • 3. 그때 말하지 못했던 피해 사실을 비로소 말할 수 있을 때가 왔다면, 시간이 아무리 지난 일이더라도 ‘아직도 왜 거기에 매몰돼 있어?’라고 말하지도, 생각하지도 말자.
  • 4. 언제든 필요할 ë•Œ ê¼­ 연락해. / 힘들 ë•Œ, 연락하라고. ê¼­ 전화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 5. 가해자의 복귀는 또 다른 폭력이다. / 고은 시인 복귀 사건을 ë³´ë©° 이러한 생각이 들었다. 가해자들이 아무렇지 않게 사는 모습을 ë³¼ 때마다 아픔이 반복되는 기분이다.
  • 6. 너무 애쓰지 않아도 돼 / 피해 당사자가 너무 힘들어 본인을 자책하게 될 ë•Œ 해주고 싶은 말이다.
  • 7. SNS에 올리기 어려울 수도 있는데, 애써서 표현해주는 친구들에게 고맙다. 그것에서 힘을 얻어 나 또한 글을 올리려는 부분도 있다.
  • 8. 표정을 알아차리고, “무슨 일 있어?”하며 물어봐주는 것. 들여다 봐주는 마음이 고맙다.
  • 9.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인정받는 게 현행법상 많이 어렵다. 역고소가 이뤄질 때도 있어 또 다른 가해가 공공연히 벌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피해자는 더더욱 힘들어진다. 그러므로 법적 해결만이 유일한 해법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줬으면 한다. 왜 신고를 못했냐고 몰아가는 경우도 있는데, 사실 그것만이 유일한 방법이 아니라는 점을 우리 모두는 알아야 한다.
  • 10. 친구들과 비상 연락망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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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된 대처방법, 지원 기간, 정보 등이 도움이 되길 바라며, 현장에서 공유된 것들을 정리하여 이곳에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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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을 취할 수 있는 기관 /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보]

  • 1. 한국여성인권진흥원
  • 2. 해바라기 센터

병원 치료와 함께 수사도 함께 지원한다.

지역마다 있으니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한곳에서 뭐든 걸 지원해주는 게 장점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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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 청소년 시민 행동

청소년 인권 활동가가 존재한다. 여성 인권 기관에 연락해 보는 것도 물론 좋지만, 청소년 입장에서는 자신과 같은 또래가 있는 집단에 연락를 취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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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 한국 성폭력 상담소
  • 5. 한국 여성 상담센터

가정폭력 집중상담센터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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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 ì±… 추천 : 허들을 넘는 여자들

피해 여성들의 회복과 이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복귀해 나가는 모습을 담은 책. 목격자와 주변인의 메뉴얼 또한 담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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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메시지들을 벽에 붙이는 것으로 행사는 모두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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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생각 마무리

오늘 행사에 참여하게 되면서 감정의 소용돌이를 느꼈다. ‘두려움 없는 노래(Cancion sin miedo)’ 투쟁가를 들으면서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 참혹한 일들이 제발 멈추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그러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맞서 싸우기 위해 투쟁가를 부르는 여성들을 보며 나 또한 감정에서 불꽃이 피어오르기도 하였다.

그만큼 소중한 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우리 모두 각자의 주변인에게 가서 ‘첫사람’이 되어주자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언제든 필요할 때 연락하라고도. 다들 살아남자. 어떻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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