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얼마나 주변의 생명을 지키고 있었을까요?
세월호참사가 일어나고 열 두 해동안, 우리 주변에는 크고 작은 참사가 계속 이어졌습니다. 더군다나 화마로 인한 비극과 기후위기 심화 속에서 우리의 일상은 위협당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은 수많은 생명이 사라지는 비극이기도 하면서, 전쟁으로 수많은 에너지가 사용되고 이로 인해 우리가 삶의 위협을 받는 상황을 잘 드러내기도 합니다.
기후위기와 적응하며 살아가야 하는 21세기 현재, 우리에게 처한 현실을 직시하고 대안을 마련하고자 모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4.16생명안전교육원 미래희망관에서는 약 20명의 현장 참석자와 100여 명의 온라인 참석자들이 웨비나를 듣기 위해 모여 있었습니다. 재난 참사로 인해 떠나간 이들을 기억하기 위한 묵념으로 시작한 본 행사에는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김순길 사무처장을 비롯하여, 4·16재단 생명안전사업위원회 김겸훈 위원장 그리고 제종길 전 안산시장 등이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기후위기로 인한 한국 사회 재난 경험"
발제: 황정화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
황정화 연구원은 이전부터 우려하던 지구 평균온도 1.55도 상승을 이미 초래하게 되었다면서,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 제6차보고서부터 사회가 변화하고 적응하는 시나리오를 제출하고 있음을 주목하였습니다. SSP 시나리오에 따르면, SSP3(불균형성장 경로) 및 SSP4(양극화성장 경로)로 지속될 경우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하게 될 것이며, 세기말에는 평균 기온이 5~6도 상승할 것임을 말하였습니다.
황 연구원은 감축 뿐만 아니라 '어떤 사회를 지향하는 지'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실질적 효과를 위한 불평등 완화의 필요성을 역설하였습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기후 변화가 특정 계층에게만 더 큰 불편을 초래하지 않는 게 중요하고, 이러한 고려는 감축정책에 대한 반대 여론 증가를 막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하였습니다.
그는 탄소 배출을 중단시키는 것과 더불어, 변화한 사회에 적응하는 게 중요해졌음을 강조하였습니다. 한국은 세계 평균 대비 기온이 약 3배 이상으로 올라간 사회임을 주지시키면서, 흔히 생각하는 기후변화의 피해를 덜 받는 지역이 아님을 강조하였습니다. 2008년 폭염이 기상특보에 포함된 이후로 폭염경보가 2024년도에 다섯 배 가량 상승한 점 등을 해당 사례로 언급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폭우, 산사태 등 여러 재난 과정에서 우리 사회가 어떻게 급변하고 있는 지를 자세히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는 국·내외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하는 점을 공유하였습니다. 스페인은 대규모 호우 이후 기후휴가를 도입하여, 가족의 실종이나 기타 필요한 사항이 있으면 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사회복지협의회 등 다양한 당사자 민간단체가 직접 개입하여 이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대전의 정뱅이마을도 주체적으로 재난을 극복한 사례로써 언급되었습니다.
그는 기후재난 시기에 적응 역량과 회복 탄력성이 중요함을 강조하면서, 노동하지 않을 권리, 신체적 역량에 맞게 재난을 회피할 수 있는 권리, 이를 위한 기초 지자체의 책임과 역량 강화 등을 주지시켰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거대한 재난을 통해 겪을 수 있는 기후우울 대응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재난피해 당사자가 '수동적인 시혜대상'에서 '회복을 도울 수 있는 주체'로 나아가야지만 이를 해결할 실마리를 알 수 있다고 언급하였습니다.
"폭염과 재난, 더위 속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
토론자: 김명철 ((사)환경정의 활동가)
김명철 활동가는 폭염과 재난·더위 속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를 강조하였습니다. 그는 2025년 온열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29명 중에 대다수가 고령층 및 장애당사자였음을 언급하면서, 기후위기 취약계층의 사례를 설명하였습니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 지하철로 가는 사람, 욕실이 있는 집다운 집에서 살고 싶다는 서울 용산 동자동 쪽방촌 거주민, 복도에 있는 에어컨 하나로 여름을 연명하는 고시원 거주민, 정보접근성의 불평등을 경험하고 있는 발달장애 당사자 등의 사례는 기후위기의 불평등한 적용을 몸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 정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정당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보조할 수 있다.
오송지하차도 참사, 멈춰선 진실과 시민사회의 연대
– 예견된 인재를 넘어, 재난 안전 거버넌스 복원과 사법 정의 실현을 향하여 –
(김혜란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국장)
오송지하차도 참사는
사전에 위험이 인지되었음에도 발생한 사고로 설명되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침수 위험 상황에서 적절한 통제와 대응이 이루어지지 않음
- 재난 대응 과정에서 책임과 역할이 명확히 작동하지 않음
- 사고 이후 진상 규명과 책임 문제 지속 제기
이와 함께 시민사회는
- 진상 규명 요구
- 피해자 지원
- 재발 방지 요구
등을 통해 연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25 영남 초대형 산불 대응 사례 – 재난피해자권리센터의 활동을 중심으로 –
(김서린 416재단 부설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우리함께 활동가)
2025년 영남 지역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은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를 남겼다.
- 약 10만 ha 이상의 산림 소실
- 수만 명의 대피 및 이재민 발생
- 다수의 인명 및 재산 피해
재난피해자권리센터는 다음과 같은 활동을 수행하였다.
- 피해 지역 실태조사
- 피해자 지원 및 요구사항 정리
- 정책 개선 요구
특히 현장에서 드러난 문제로
- 임시대피소 환경
- 정보 전달 부족
- 취약계층 지원 미흡
등이 제기되었다.
재난과 불평등은 어떻게 교차하는가 – 기후위기시대, 재난과 인권
(배경내 인권교육센터 들 상임활동가)
마지막 토론에서는
기후위기 시대 재난과 불평등의 관계가 다루어졌다.
- 재난은 동일하게 발생하지만 피해는 동일하지 않음
- 소득, 주거, 노동 조건에 따라 피해 정도가 달라짐
즉, 재난은 사회적 조건에 따라 다르게 경험된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종합토론 및 참여자 질의응답>
여러 관점의 발제와 토론 끝에 온·오프라인에 있는 사람들은 질문을 이어갔습니다.
오송참사 관련 지역 현황을 추가로 묻는 질문에 김혜란 사무처장은 충주시민과 오송 주민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주었기에 무산될 뻔한 현판식을 진행할 수 있었고, 지방선거 시기에 생명안전기본조례 제정 및 거버넌스 구축과 관련된 이야기를 핵심 문제로 제기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에너지 자립 마을과 산불이 어떠한 관련이 있냐는 질문에 황정화 연구원은 시골 거주자는 도시에 비해 고비용 저효율의 에너지 상태에 놓여있으며, 컨테이너 박스에서 생활하는 주민의 경우 전기 요금 감면 6개월이 지난 후에는 월 100만 원이 나온 적도 있음을 설명하였습니다.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신축 건물에 태양광 설치가 의무라면서, 참사 이후 재건 시에 에너지 비용을 줄이는 실질적 효과를 내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밝혔습니다.
국가기관의 재난 감응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배경내 상임활동가는 "공무원에게 관련 교육을 진행할 때, 서울 관악구 반지하 참사와 관련해서 해결방안을 물어보면 '반지하 자체가 문제다.'라고 답하는 이들이 많다"면서, 공무원은 어떤 게 실패한 행정인 지 알고 있고, 막을 수 있다면 재난을 막고 싶어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공유하였습니다. 이러한 공무원들이 소극행정을 벗어나고 재난참사 피해자에 곁에 있는 계기가 많아져야 한다고 답하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발제와 토론 그리고 질문들을 통해, 우리 사회가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이에 따른 재난참사를 막고자 하는 의지가 강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화재 참사로 많은 생명이 명을 달리한 2026년 3월.
'재난참사는 곧 불평등'임을 언급한 토론 내용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남기고 있었습니다.
기후위기에 적응해야 하는 시기. 우리는 어떻게 적응하고 또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 모두에게 실마리가 남기를 바랍니다.
이번 웨비나는 기후위기로 인해 일상화되고 있는 재난과,
그 속에서 드러나는 사회적 취약성과 대응의 한계를 함께 보여주었다.
폭염, 집중호우, 산불과 같은 재난은 더 이상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라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현실이 되었으며,
그 피해는 동일하지 않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강조되었다.
특히 주거 환경, 노동 조건, 소득 수준에 따라
재난의 위험과 회복 과정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재난은 단순한 자연현상을 넘어 사회적 문제로 드러났다.
또한 피해 이후의 대응 과정에서도
제도적 한계와 정보 부족, 그리고 지원의 사각지대가 확인되었다.
이러한 논의는 결국
재난을 어떻게 기억하고,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이번 웨비나는 재난을 단순히 '지나간 사건'이 아니라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문제로 바라보게 했다.
재난을 기억한다는 것은
그 피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사회적 약속이기도 하다.
4·16 생명안전공원이 단순한 추모 공간을 넘어
안전한 사회를 위한 기억의 공간으로 만들어지는 것처럼,
우리 또한 재난을 기록하고 이해하며
더 나은 대응과 변화를 만들어가는 역할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