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그날이 생생해"
지난 4월 13일에는 벚꽃이 핀 경기 의정부시 행복로에서 12번째 기억식이 열렸습니다. 2014년 4월 16일을 잊을 수가 없는 많은 시민이 행복로를 찾았습니다.
의정부 행복로는 동두천시, 양주시 등 경기 북부 시민이 자주 오가는 번화가입니다.
그날 세월호를 탔던 단원고등학교 학생 중에는 故김용진님이 있습니다. 용진님은 단원고로 전학을 가기 전에 의정부고 마술동아리를 다녔는데요. 의정부의 고등학교 연합에서는 2014년 5월 10일에 용진님을 기억하기 위해 촛불 추모제를 열었습니다. 그 뒤에는 종교단체를 포함한 33개 단체가 추모제를 이었고, 49일에도, 1000일에도 이어지던 추모의 물결이 지금까지 멈추지 않은 것입니다.
또 그날 세월호가 제주도에 도착했다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세월호를 타기로 예정되어 있던 학교가 양주 덕정고등학교였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친구의 일, 또 누군가는 당사자가 될 수 있던 일입니다. 세월호 참사가 남일 같지 않은 사람들의 기억이 이곳 행복로에 모입니다.
이번 의정부 기억식의 또 다른 특징은, 2014년에 수학여행을 갔던 단원고 1학년 학생들과 동갑인 '스무살이 협동조합' 선생님들이 기억식 운영에 참여했다는 점입니다.
[노란리본공작소 & 페이스페인팅 부스] "리본 세 개만 주세요"…지나가던 시민도 노란 리본으로 마음을 더하다
전시 및 체험부스 운영은 2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노란 리본을 만드는 '노란리본공작소' 부스에는 1시 30분부터 네 명의 청소년이 있었습니다. 그중에는 기억식에 가고 싶다고 부모님에게 허락을 받은 뒤, 아침 11시부터 와서 혼자서 씩씩하게 참여한 청소년도 있었습니다.
과거 4.16연대 소속으로 활동하신 선생님도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셨습니다. '세월호참사를 밝히는 의정부대책회의' 정영희 대표님은 오늘 만든 리본을 제주도 기억식에 가져가서 나눠줄 계획이라 하셨습니다. 세월호 2주기부터 지금까지 대표직을 지키고 계시지만, 대표라는 의미는 "남들보다 리본을 조금 더 만드는 정도"의 의미라고 말씀하신 점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지나가는 시민분들이 먼저 리본을 달라고 하시며 연대하는 마음이 훈훈했습니다.
바로 옆 페이스페인팅 부스에는 특히 부모님과 어린이 친구들이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참여자들은 얼굴이나 팔에 귀여운 캐릭터 그림을 받거나, 타투 스티커로 꾸밀 수 있었습니다.
[똑똑, 기억&안전 질문] 아직 태어나지 않았던 아이, 그날을 생생히 기억하는 어른
'똑똑, 기억 질문' 부스에서는 4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포스트잇에 적는 활동이 이루어졌습니다. 기억 질문 두 가지는 '그날에 나는 어디에 있었는지', '그날을 기억하며 어떤 말을 전하고 싶은지'였습니다. 또 안전 질문 두 가지는 '의정부에 안전하지 않은 곳이 있는지', '우리 스스로가 어떤 안전 다짐을 할 수 있는지'였습니다.
참여자들은 의정부에서 안전하지 못한 높은 계단 턱이나 놀이터 시설을 돌아보는 등 지금 우리의 안전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기억 질문'을 답하면서는 일을 하다가 뒤늦게 소식을 접하거나, 전원 구조를 믿다가 오보임을 듣고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과거를 기억했습니다. 12년 전이지만 대부분이 "아직도 그날이 생생하다"고 하셨습니다.
아직 태어나지 않았던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세월호 참사를 설명하고, 기억식의 의미를 알려줄 수 있을까요? 이날 아이와 함께 부스를 찾은 부모님은 이렇게 말하셨습니다.
"배에 빠져서 엄마 아빠를 못 만난대"
"언니오빠들이 수학여행을 가서 돌아오지 못했대. 그래서 세월호를 잊지 말자는 거야"
아직 태어나지 않았던 아이부터, 그날을 생생히 기억하는 어른들이 모두 질문 부스를 찾았습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함께하겠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든든했습니다.
[스터디 윗 안전] 돌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일상 속 안전장치를 배우다
'스터디 윗 안전' 부스에서는 위급 상황에 알아야 하는 9가지 안전장치가 각각 어떤 역할을 하는지, 또 이를 언제 사용해야 하는지를 알려주었습니다. AED(자동심장충격기)부터 구명조끼, 에스컬레이터 비상정지 버튼, 국제공용 폭력 수신호 등 우리와 이웃을 살리는 다양한 장치를 알 수 있었습니다.
"'안녕하세요'라는 말이 목에 걸립니다"…"12번째 장례식"이라는 마음으로, 4시 16분에 시작된 기억식
기억식에서는 공연과 발언이 교대로 이어졌습니다. 또 중간중간 세월호 안에서 당시 상황을 촬영한 단원고 학생의 영상이 송출되었습니다.
살판 협동조합에서 <꽃이 피고 지듯이> 노래로 기억식을 열고, 대북 및 모듬북 공연으로 기억식을 마무리했습니다.
정희성 목사와 정원진 가수는 노래로, 강성곤은 하모니카 공연으로 함께하셨습니다. 정희성님은 세월호 유가족의 목소리를 담아 <그게 힘이 돼>, <스무 살이 될 수 없는 열일곱의 너>와 같은 추모곡을 꾸준히 만들고 있습니다.
강성곤님은 당시 수학여행을 간 단원고 학생들과 동갑인 아들이 있어, 4년째 기억식 공연을 올립니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의 하모니카 연주에 맞춰, 후렴 부분은 시민들이 떼창했습니다.
정원진님은 양주에서 살고, 동두천 작업실을 쓰고, 경기 북부에서 활동하는 시민으로서 오늘도 의정부 기억식에 참여했습니다. 이날 시민과 함께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의 이름을 함께 외치고, 추모곡 <끝날 때까지>, <미안해 정말 미안해>를 불렀습니다.
'세월호참사를 밝히는 의정부대책회의' 정영희 대표님이 첫 번째 발언을 시작했습니다. "12년 동안 위인도, 내 가족도 아닌 존재들의 인생을 추모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도 놀라운 일"이라며, 이는 "이웃의 고통을 나의 고통처럼 느끼는 연대의 마음"에서 비롯되었다고 했습니다.
또 엄마들은 출산의 고통으로 아이를 낳은 달마다 아프다면, 세월호 유가족은 상실의 고통으로 봄이 오는 것이 힘들다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분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를 전하는 마음으로 노란 리본을 만들고, 달고 다니고자 해마다 만난다는 기억식의 의미를 전하셨습니다.
두 번째 발언을 맡은 시민께서는 "'안녕하세요'라는 말로 시작해야 하는데, 이 말이 목에 걸린다"고 하셨습니다. 기분은 안녕하지 않지만, 이 공간에서 발언할 수 있다는 것은 안녕하다는 의미였습니다.
발언에서는 이번 12번째 기억식이 마음이 어수선한 사람들,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사람들을 위한 12번째 장례식이라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하셨습니다. 모친상을 겪은 유가족으로서 "소중한 누군가를 잃은 사람들도 안녕하고 싶다"는 마음을 안다고 하셨는데요. 장례식이 고인과 상관없는 사람도 유가족을 찾아 "우리도 슬프다, 네가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위로하는 자리인 만큼, 기억식 역시 모두가 안녕한 세상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말을 덧붙이셨습니다.
지나가다가 걸음을 멈추고 함께해주신 시민들, 또 지나가면서 조용히 박수를 치며 응원을 보내는 시민들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세월호 기억식은 '4월 16일에 일어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자'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우리 모두의 안전과 안녕을 돌아보는 자리였습니다. 의정부 시민 기억식에서 나온 말처럼, 모두가 안녕하게 된 날에 기쁜 마음으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고 싶습니다.
안전사회를 만드는 첫 걸음, 4·16재단 후원으로 시작하세요.
국민 226401-04-346585
(예금주: 재단법인 416재단)
#25404160
(한 건당 3,000원)
060-700-0416
(한 통화 4,160원)
국민 226401-04-346585
(재단법인 416재단)
#25404160
(한 건당 3,000원)
060-700-0416
(한 통화 4,16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