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5일,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충청북도청에서 <오송 지하차도 참사 3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이날 추모식에는 희생자 유가족과 생존자,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해 정부와 충청북도, 청주시 관계자들이 함께 자리해 희생자 14명을 추모하고, 다시는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나눴다.
올해 추모식은 오송 지하차도 참사 이후 처음으로 행정안전부와 충청북도, 청주시가 유가족과 공동으로 주최한 추모식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졌다. 지난 3년 동안 유가족들은 공식적인 추모조차 쉽지 않았던 시간을 지나왔다. 이날 여러 발언에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추모의 자리를 마련한 것을 의미 있는 변화로 평가하면서도,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라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이 거듭 강조됐다.
추모식은 대통령 추모사를 시작으로 유가족 대표, 충청북도지사와 청주시장, 국회의원의 추모 발언 이후 충북도립교향악단의 추모 공연으로 이어졌다. 이후 생존자 대표와 시민대책위원회의 발언과 4.16합창단의 추모 공연으로 추모식이 마무리 되었다.
대통령은 추모사에서 희생자 한 사람 한 사람의 평범했던 일상을 떠올리며 국가의 가장 큰 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기후위기로 집중호우가 더 이상 예외적인 재난이 아닌 일상이 된 지금, 사고 이후 수습에 머무르는 방식에서 벗어나 사고를 미리 막는 예방 중심의 재난 대응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험지역을 사전에 점검하고 작은 이상 징후도 놓치지 않는 국가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약속은 이번 추모식에서 확인된 가장 중요한 변화 가운데 하나였다. 오송 참사를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라 대응 실패가 만든 인재로 바라보고, 국가의 역할을 예방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인식이 공식적으로 제시됐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남겼다.
하지만 유가족들에게 3년은 결코 ‘지난 시간’이 아니었다. 유가족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벌써 3년이 됐다”고 말하지만, 자신들에게는 아직 끝나지 않은 현재라고 말했다. 유가족들이 매년 이 자리에 서는 이유는 시간이 흘렀기 때문이 아니라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참사의 원인을 끝까지 밝히고 책임을 바로 세우는 일, 다시는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만드는 노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억은 과거에 머무르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를 바꾸기 위해 하는 것”이라며, 오늘의 추모가 슬픔을 되새기는 자리에 그치지 않고 더 안전한 사회를 향한 약속을 확인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충청북도와 청주시도 안전에 대한 책임을 약속했다. 충청북도지사는 오송 참사를 재난 대응 체계의 실패가 드러난 인재라고 평가하며 안전 사각지대를 없애고 추모공간 조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청주시장 역시 “청주시가 부족했습니다. 송구합니다.”라며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시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말했다. 국회의원들은 올해 제정된 생명안전기본법과 국민생명안전위원회 설치를 언급하며, 유가족들의 오랜 싸움이 제도적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가장 큰 울림을 남긴 것은 생존자 대표의 발언이었다. 그는 피해자들에게 지난 3년은 단순히 시간이 흐른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과 살아남았다는 죄책감, 그리고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진실 앞에서 견뎌온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발표된 피해자 추적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피해자들이 지금도 심각한 트라우마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피해 회복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진상규명과 책임 있는 조치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국정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재난 상황 전파와 보고 체계를 둘러싼 의혹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참사 직전 재난 상황이 제대로 보고되지 않았다는 진술과 이를 부인하는 진술이 엇갈리고 있음에도 추가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검찰 수사의 지연과 최고 책임자들에 대한 재판이 여전히 마무리되지 않고 있는 현실을 언급하며 “희생자들에 대한 진정한 애도는 진상규명이며, 피해 회복의 첫 단추는 책임자들의 처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민대책위원회 대표는 7월 집중호우가 이어질 때마다 오송 참사를 떠올리게 된다며, 유가족과 생존자들이 매년 큰 불안과 고통 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유가족과 생존자의 고통은 끝나지 않았고, 해결해야 할 일은 아직 남아 있다”라며 추모가 일회성 애도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추모 발언은 모두 진상 규명, 책임, 그리고 안전한 사회를 향한 노력이 함께 이어질 때 비로소 참사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충북도립교향악단과 4.16합창단의 추모공연도 진행되었습니다. 특히 노래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의 합창은 모두의 마음에 큰 울림을 전했습니다.
"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손을 내주고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의 그윽한 눈을 들여다볼 때 어느 겨울인들 우리들의 사랑을 춥게 하리"
청주에서 지내며 재난 참사를 가까이서 마주했습니다. 가까운 이를 잃고도 오랜 시간 냉대받아야 했던 유가족과 생존자들을 보며, 슬픔은 그 자체로 함께 기억되고 애도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생각했습니다. 그 어떤 방식으로도 이용되거나 왜곡되지 않고, 그저 아픔을 함께할 수 있는 사회이기를 바랍니다.
반복되는 재난을 막기 위해서는 사고 이후의 수습보다 사고 이전의 예방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특히 재난 현장과 가장 가까운 지자체는 위험을 조기에 인지하고 시민들에게 신속하게 대응할 책임이 있습니다. 추모식에서 여러번 언급되었듯, 안전한 사회는 책임 있는 행정과 선제적인 대응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가능해질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도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있다고 합니다. 같은 슬픔을 반복하지 않게 하겠다는 다짐은 우리도 함께해야 할 약속일 것입니다. 비가 여름의 녹음을 더욱 짙게 드러내듯 생존자와 유가족의 슬픔 역시 왜곡되지 않고 온전히 기억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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