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클리핑] 2학년 6반 이태민 학생 엄마 문연옥씨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13]

언론 속 4.16
작성자
4・16재단
작성일
2024-01-19 18:41
조회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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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기사 내용

 



 

문연옥씨(51)는 참사를 겪은 후, 떠난 아들에게는 미안하지 않을 부모로, 남은 딸들에겐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줄 수 있는 부모로 살기로 결심했다. 현재 4·16공방의 공방장으로 활동하며 엄마들과 아이들의 기억을 꿰어가고 있다.

“시간이 흐르는 걸 우리 태민이 막내 여동생을 보고 알아요. 딱 열 살 터울이거든요. 초등학교 1학년이던 우리 막내는 컸는데, 우리 태민이 모습은 아직 고등학교 2학년에 멈춰 있어요. 개인적인 이유로 태민이와 함께 살던 집으로 다시 돌아왔어요. 태민이가 등교하면서 밟았던 돌이며 길들을 제가 다시 밟고 있잖아요. 우리 아들이 살아 있는 느낌이 드는 거예요. 저희한테 10년이란 시간은 그냥 4월16일이에요. 평생 그럴 것 같아요.

우리는 진짜 열심히, 정말 열심히 싸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참사가 계속 반복되니까 ‘과연 우리는 정말 제대로 된 싸움을 해왔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을 만난 적 있어요. 서로가 서로에게 미안한 거예요. 우리가 더 제대로 싸웠어야 했는데, 그만큼 못해서 미안하다고. 다른 참사 유가족들은 바쁘게 내 삶을 살다 보니까 잊고 살았던 게 너무 미안하다고요.

저는 우리 딸들을 위해서 살아요. 우리 딸과 친구들이 같은 일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곁에서 떠나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학생들 대상으로 간담회를 할 땐 스스로 자신을 구하고 안전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해놓아야 한다고 꼭 말해줘요. 비상구와 소화기가 어디에 있는지 꼭 알아놓으라고요. 누군가 구해줄 수 있지만 100% 다 구조되는 건 아니거든요.

10년이 지났어요. 우리 가족들이 미안해할 정도로 열심히 도와주시는 시민 분들이 많아요. 너무 감사하죠. 그분들 중에서 회의감도 많이 들고, 지치신 분들도 많을 거예요. 그분들께 잠깐 쉬셨다가, 다시 저희와 함께해달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10년에서 끝이 아니라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요. 그게 저의 바람입니다.”

 

시사IN / 박미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