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재단 청년 기자단 4기] 「래디컬 데모크라시」 : 참사에는 어떤 민주주의가 필요할까?

4·16재단 청년 기자단 4기 조수연님과 진영인님의 글을 동시 기재하였음을 알립니다.

지난 5월 22일, 19시부터 21시까지 재난피해자권리센터에서 북토크가 진행됐습니다. 이번 북토크의 주제는 ‘래디컬 데모크라시: 참사에는 어떤 민주주의가 필요할까?’였는데요. 사회는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유해정 센터장이 맡았고, 이야기 손님으로는 이후연구소 하승우 소장이 참여했습니다. 하승우 소장은 더글라스 러미스의 래디컬 데모크라시라는 책을 번역한 엮은이입니다.

먼저, 유해정 센터장이 재난피해자권리센터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유해정 센터장은 “세월호참사에 대한 애도와 추모를 지속할 수 있는지, 세월호참사 유가족과 같은 재난피해자를 조력할 수 있는지 깊이 고민하면서 세월호 유가족이 후원금을 조성했고, 많은 시민단체가 발기인으로 참여해 올해 1월 개소했다”며 “세월호참사를 경험했던 국민적인 애도와 참여를 바탕으로 4.16재단에서 재난 참사 피해자들의 권리 회복이나 향상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어 “무엇을 하다 고민하다 세월호참사 10주기 4·16 보도사진전 ‘기억은 힘이 세지’를 여기서 전시하고 있고, 시민들이 전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으면 하는 바람에 이러한 북토크를 열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유해정 센터장은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언급하며 “북토크를 포함,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음으로 본격적인 북토크가 진행됐습니다. 북토크는 유해정 센터장이 사전 질문을 던지고, 이를 바탕으로 하승우 소장이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요. 이후 플로우에서 질문을 받아, 이를 하승우 소장이 말하기도 했습니다.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진행된 유해정 센터장과 하승우 소장의 이야기를 Q&A로 정리해 소개하려 합니다.

Q. 이 책의 저자인 더글라스 러미스는 누구인가요?

C. 더글러스 러미스(C. Douglas Lummis, 1936~)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출생으로, 정치학을 전공했습니다. 주로 일본에서 활동했는데요. 우리에게 알려진 책은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경제 성장은 목숨과도 같은데요. 이러한 점에서 잘 알려졌습니다. 러미스는 주로 일본에서 반전, 평화운동에 앞장섰습니다. 아흔이 넘은 나이임에도 아직도 오키나와 미군기지 반대운동 등 직접적인 활동을 보여주며 실천하는 사람입니다. 이는 러머스가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미국의 대외정책과 일본의 군국주의를 비판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러머스는 경제성장과 불평등을 강요하는 자본주의와 발전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복종을 강요했던 사회주의도 비판합니다. 즉, 인간중심주의의 전쟁 모두를 반대하는 인물이죠.

Q. 러머스는 도중에 필리핀에 민주주의를 공부하러 갑니다. 왜 필리핀으로 갔을까요?

먼저, “나는 민주주의가 단순히 낡아빠진 슬로건이 아니라 살아있는 이념이자 민중의 열정과 헌신이 담긴, 진정으로 중요한 원리로 자리 잡은 곳에 가보고 싶었다”라는 책의 내용을 말하고 싶습니다.

러머스는 오히려 실제 민중이 활동하고 있는 곳을 가서 이론을 익혀내는 것이 지식인의 활동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민주주의 이론은 편향됐고, 왜곡됐다고 생각합니다. 러머스는 우리가 민주주의가 아닌 것을 민주주의라고 말한다고 밝혔죠. 그래서 우리가 민주주의를 배우기 위해서는 살아 있는 민주주의를 가야 한다고 생각해 필리핀으로 향했습니다. 실제 민주주의가 작동한다고 느꼈기 때문이죠.

청년 기자단 조수연 기자 글(전문) 보러가기


Q. 래디컬 데모크라시란 무엇인가요? (개념적으로)

A. 더글러스 러미스 선생님은 민주주의를 ‘state’로 봅니다. 민주주의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는 것이라고 책에 나와 있습니다. 그는 민주주의를 개념과 제도 같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출렁거리는 불안정한 상태로 생각합니다. 민주주의에서 제일 중요한 건 민중이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결정권을 가진다고 민주주의가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결정권을 가진 민중이 누구냐도 굉장히 중요한 점입니다. 올바른 판단을 가진 민중이 권력을 잡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포퓰리즘과 같은 형태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공공성을 가진 민중들이 같이 결정을 내리는 상태를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 출렁거리는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출렁거리는 상태를 언제든 만들 수 있는 상태에 있어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책에서 스리마일섬의 핵 사고 후 주민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아가는 이야기가 적혀 있어서, 현재 스리마일섬은 어떨까 하는 궁금증에 인터넷에 찾아보았습니다. 현재로는 스리마을섬에 핵발전소가 운영 중이라고 하더라고요. 반대하던 시민들이 결국에는 찬성을 하게 된 것인데, 왜 이러한 상태가 되었는지 궁금했어요.

A. 전에는 나의 자손들이 이 땅에서 살아야 해서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땅을 지키는 것이 중요해지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쓸모없는 공간인데, 적절한 선에서 타협해야 한다는 생각이 만연한 것 같습니다. 땅을 지키기 위해서는 땅이 의미 있는 공간으로 남아야 하는데, 그렇기 위해서는 의미 있는 공간이라는 “공동 감각”을 불러일으켜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수가 가지고 있는 감각에 따라서 상황이 바뀌기 때문입니다. 공동 감각은 같이 모여서 이야기할 때와 자신의 이야기를 남에게 할 때 시작됩니다. 그렇게 범위를 넓히고, 밖으로 이야기가 나아갈 때 출렁이는 상태를 만들 수 있습니다.

기자회견과 언론을 통해서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을 계속 사용해 왔는데, 이것은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다른 방법들을 찾아가야 할 시기라고 봅니다. 사람들과 어떻게 접촉할 것인지, 사람들과 어떤 매개로 소통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사회운동의 재구성이 필요합니다.

Q. 재난과 민주주의의 연관성에 관해서 이야기해주세요.

A. 성장을 위해서는 안전과 생명을 포기해야 합니다. 결국, 사람을 놓치게 되는 것이죠. 제가 이 책에서 또 좋아하는 문장이 있는데요. 바로 이러한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우리는 효율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연애나 친구를 사귈 때는 빠르게 만나서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관계를 맺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다면 정말 우리는 효율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인가.

이 책의 내용처럼 효율성은 어쩌면 학습된 것입니다. 문제가 생기면 기계를 멈춰야 하는데, 우리는 인간을 교체합니다. 감각적으로는 기계를 멈춰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우리의 감각이 작동을 못 하고 있습니다.

노동자에게는 작업중지권이 있다고 해도 사용할 수 없다면, 노동자는 작업중지권을 갖고 있지 않은 것입니다. 기계를 멈추어야 하는 것을 알지만, 통제할 권한이 노동자에게 없는 이 현실이 바뀌어야 합니다. 그곳에 있는 관리자 또는 사람들이 통제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면 막을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재난과 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정치, 언론, 환경, 교육 등 다양한 논의들이 이야기되는 시간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퇴보되고 있는 시점에서, 민주주의란 무엇인지를 다시 고민하고 어떻게 하면 만들어나갈 수 있는 지를 알아가는 시간으로써 의미가 있었다. 어떠한 민주주의가 필요한 지에 대해서 알아가고 싶다면, 래디컬 데모크라시라는 책을 추천하면서, 이만 글을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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