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재단 청년 기자단 4기]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획전시 <250개의 dreambooks “나의 너에게”>

4·16재단 청년 기자단 4기 조수연님과 황규현님의 글을 동시 기재하였음을 알립니다.

 

많은 의미가 담긴 단어, ‘꿈’. 달콤한 잠에서 꾸었던 꿈일 수 있고, 되고 싶었던 장래 희망이기도 합니다. 또한, 누군가의 소망이 담긴 말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월드컵에서 말했던 “꿈은 이루어진다”처럼 말이죠.

여러분의 꿈은 무엇인가요? 누구나 어렸을 적 꿈꾸며 자랐고,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는 장래희망에 꿈을 가득 담아 적곤 했습니다. 어느덧 10년, 세월호참사 당시 수학여행을 갔던 250명의 단원고 학생들도 저마다 꿈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4.16꿈숲학교에서 세월호참사 10주기를 맞아 기획전시 ‘250개의 Dreambooks 나의 너에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획전시는 250명의 단원고 학생들의 꿈을 소개하고, 방문자의 꿈을 적는, 참여형 기획전시인데요. 직접 단원고 학생들의 꿈을 살펴보고자 4.16꿈숲학교를 방문했습니다.

 

기획전시를 살펴보기 전, 전시를 소개하는 대화가 인상 깊었는데요. “너의 꿈은 뭐야?”라고 물으며 대화를 이어나가는 두 아이의 대화에서 이번 전시의 기획 의도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기획 의도를 생각하기 바라면서, 대화 내용을 소개하려 합니다.

어느 봄날, 두 아이가 걸으며 이야기한다.

“너, 꿈은 뭐야?”

“…”

“너는 꿈 없어? 사람들이 늘 묻잖아.”

“음… 나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좋은 사람?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그런 꿈을 가진 사람도 있어?”

“음… 나!”

“좋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꿔본 적 있어?”

“응, 나는 매일 꿈을 꿔. 평범한데 용기가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무모하지 않은 용기, 그렇지만 너무 흔해서 언제든 사람들에게 쓸 수 있는 흔한 용기가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듣고 보니 그런 사람, 그런 어른이 되면 좋겠다.”

“너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청년 기자단 조수연 기자 글(전문) 보러가기

 

아래는 전시를 기획한 권은비 작가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전시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4.16꿈숲학교는 250명의 단원과 희생자들을 기억하며 지금을 살아가는 청소년과 청년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그래서 10주기를 통과하는 지금, 우리가 꿈에 대해 이야기할 때 조금은 다른 관점의 꿈을 이야기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구체적인 직업을 꿈으로 단순하게 생각하기보다는 어떤 직업을 갖던 사람으로서의 꿈을 이야기해보고 싶었습니다. 세월호참사 이후 재정비된 기억교실에 가서 제가 가장 미안함을 느끼고 눈물을 흘렸던 곳이 있는데요. 바로 수도권 대학 리스트가 있는 교실의 게시판이었습니다. 저는 세월호참사가 한국사회를 전면적으로 다시 바라봐야 하는 중대한 지점을 만들었다고 생각했어요. 기억교실이 있는 건물 1층에는 아이들이 체육대회에서 웃고 춤추는 모습, 장난치는 모습이 있는데 교실 안에 수도권 대학 리스트와 대조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희생자들에게 미안하기만 했던 부분이 지금을 살아가는 학생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 같아 어른으로서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대학에 가야 하고 사회에서 인정받는 직업을 가져야 성공하는 것이라는 편협하고 협소한 사회적 인식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자료 수집은 어떻게 하셨나요?

-자료 수집은 4.16기억저장소에 있는 기록들과 4.16재단에서 보유하고 있는 희생 학생들에 대한 기록, 그리고 아이들의 방(오마이뉴스) 및 각종 언론 자료들을 참고했습니다. 여러 자료들을 보면서 한 가지 깨달은 점은 우리는 아직도 희생자들의 구체적인 이야기를 모른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더 이상 이 세상에 없는 단원고 희생학생들의 꿈을 추적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대부분, 가족들과 친구들의 이야기가 전부였는데 결국 희생자를 기억하는 일은 그들을 가까이서 기억하는 사람들을 통해서만 구체적으로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 표지를 보면서 학생들이 어떤 사람이었을까 상상했습니다. 당연히 책 안에 학생들의 이야기가 담겨있을 거라 예상했는데 내용이 비어 있더군요. 왜 비워 놓으신 건가요?

두 번째 질문에서 언급했다시피 아직도 우리는 희생자들에게 해야 할 이야기가 많다고 생각했어요. 희생자들과 가까운 관계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희생자들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상상해보고 구체적으로 그들의 삶을 추적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누군가의 삶을 상상해보는 일은 곧 그들과 연결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희생 학생들과 직접적 관계가 없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잊지 않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라는 말을 실천하는 방법은 다양하게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직업으로서의 꿈이 아니라 사람으로서 희생 학생들이 고유하게 갖고 있었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고, 그들이 꿈꿨던 가치를 공감하고 상상하고 실천하는 과정이 세월호를 또 다르게 기억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작가님의 꿈은 무엇인가요?

-저 역시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많이 생각해봤어요. 전시된 책을 펼치면 첫 장에 한 아이가 다른 아이에게 꿈을 묻는 글이 있습니다. 거기에 꿈에 대해 질문을 받는 아이가 이렇게 대답해요. “무모하지 않은 용기, 그렇지만 갖고 있는 용기가 너무 흔해서 언제든 사람들에게 쓸 수있는 용기가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는 것이 저의 꿈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도 용기가 필요하고, 잘못된 것을 보고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 것 같아요. 대단하진 않더라도 그런 용기가 많은 사람이 저의 꿈입니다.

 

청년 기자단 황규현 기자 글(전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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