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재단 청년 기자단 4기] 재난에 대한 한국의 역사적 경험 : 구조하지 않는 국가, 탈출하는 사람들

지난 5월 28일 재난피해자권리센터에서 두 번째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첫 번째 세미나가 북토크라면, 두 번째 세미나는 ‘만화’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였는데요. 이번 이야기꾼은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엄기호 교수로, ‘재난에 대한 한국의 역사적 경험: 구조하지 않는 국가, 탈출하는 사람들’이라는 주제였습니다.

먼저,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유해정 센터장은 세월호참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재난 피해자의 권리 향상을 위해 재난피해자권리센터를 개소했다며,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자 오늘 이 자리를 기획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이번 세미나의 이야기 손님과 주제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습니다.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애니메이션학과에 요청해서 상반기에 수업을 개설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엄기호 교수님이 ‘참사와 서사’라는 수업을 개설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참사와 서사는 재난 피해자 공간에 가서 강의하고, 자신의 경험이나, 재난을 조금 더 확장해서 그거뿐만 아니라 각자의 삶에서 재난이나 참사에 대해 연관해 강의를 듣고 상상력을 더해서 애니메이션과 일러스트를 그리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엄기호 교수가 본격적인 이야기를 건넸습니다. 엄기호 교수의 이야기를 Q&A로 정리해서 전달하고자 합니다.

Q. 참사와 서사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가?

서사는 한국에서 ‘동시대성’이라고도 불립니다. ‘참사와 서사’ 수업은 동시대성에 닿는 서사, 밝혀내는 서사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해 맞추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에서 동시대성은 ‘당대’라는 말로도 불립니다. 당대 비평이라는 책이 예시죠. 당대는 ‘모든 문제’로서 전체를 꿰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삶에 있어 핵심적인 것을 당대, 동시대성이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독재 시대에서는 독재성이 동시대성입니다. 그래서 독재와 자유, 민주주의 등이 나왔고, ‘타는 목마름으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 같은 경우가 독재 시대에서 자유라는 동시대성을 말했습니다. 동시대성과 서사를 연결했을 때, ‘시’와 ‘소설’, ‘영화’가 나옵니다.

이후 소위 민주화 시대를 거치면서, 동시대성은 중첩적이거나 모순적이고, 나타나도 균열적이기에 동시대성을 찾기 힘들게 됩니다. 한편, 예술에서는 ‘동시대성이 없는 것이 동시대성이다’라고도 말합니다. 그러면 동시대성의 명제를 찾는 것이 폭력적으로 변할 수 있죠.

그러면, “학생들이 지금의 시대를 어떠한 시각에서 볼까요?” 이 물음에 답하고자 같이 작업하고 있습니다. 저는 “주변화되고 밀려나 있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서사화를 통해 테이블로 올려놓는 것을 민주주의”라고 생각하는데, 이를 위해서도 작업하고 있습니다. 제가 말하는 민주주의는 ‘목 없는 자들이 테이블 위에 올라오는 것’을 말하죠.

Q. 참사의 인식 문제와 무기력함

참사를 경험한 피해자들의 견디지 못하는 것은 “나한테는 너무 중요한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중요한 문제가 아닌 것”입니다. 세월호참사와 이태원참사 모두 왕따 같은 나에게는 내 인생이 파괴된 중요한 사건이자 핵심적인 사건인데, 세상은 너무 멀쩡하다는 거죠. 피해자들은 이것만큼 견딜 수 없는 것이 없습니다. 즉, 나에게는 중요한 사건이지만, 세상은 너무 조용한 것이죠.

달리 말하자면, ‘나는 아무것도 쓸모없고, 의미 없는 존재’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인식하지 않을 때, 피해자들은 사는 것 자체가 허무해짐을 느끼게 됩니다. ‘나’라고 하는 사람이 허무한 셈이죠.

사람들은 사건이 벌어지면, 역사적 사건으로 생각합니다.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역사를 바꿔야 하는 어떤 일로 받아들입니다. 그래야 의미를 가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중은 역사가 아닌 사고라고 생각하는 순간 의미가 없어집니다. 앞에서 말한 허무로 들어갑니다.

그러면 피해자들은 말합니다. “우리는 왜 열심히 살아야 해요?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말이죠.” 언니, 오빠, 형의 죽음을 본 동생이 정치공동체, 대중이 어떻게 대하는지 봅니다. 역사가 아닌 사건으로 치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역사가 없는데 피해자는 내 생애사를 만들고자 발버둥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즉, 참사는 단순 헤프닝에 불과하게 됩니다.

청년 기자단 조수연 기자 글(전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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